민주, 반일 과열분위기 우려..올림픽 보이콧 주장에 '선긋기'(종합)
특위 중심으로 지소미아 폐기·올림픽 보이콧 등 '대일 강경론' 계속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설승은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7일 당내 과열되고 있는 반일 움직임에 '신중한 태도'를 주문하고 나섰다.
도쿄올림픽 보이콧을 비롯해 수위를 넘나드는 강경론, 서울 중구의 'No Japan' 배너 설치 논란 등 자칫 비판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극단적인 언행과 분위기에 제동을 건 셈이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앞선 비공개 최고위에서 도쿄올림픽 보이콧, 배너 설치 논란 등에 대해 보고받고 우려의 입장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방정부도 정부기 때문에 자칫 일본에 빌미를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면서 "상황에 대한 공유가 있었고, 조금 더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국민들이 현명하고 철저하게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나 정치권이 너무 앞서가는 것은 오히려 시민들의 자발적 운동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고 공감을 샀다"고 말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구의 배너 설치 논란을 두고 "지자체나 정부 차원의 대응은 자칫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당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일본특위)를 중심으로 당내에서 나오는 도쿄올림픽 보이콧 등 강경 주장에 대한 '선 긋기' 기류도 읽혔다.
이해찬 대표는 회의에서 "정치와 스포츠는 절대 관련을 지어선 안 된다. 스포츠 정신은 어떤 정치적 이유가 있더라도 지켜져야 한다"며 올림픽 보이콧이 지나친 주장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우리나라가 당당히 일본을 비판하고 국제사회 여론전에서 우위에 있는 것은 일본이 외교적·사법적 사안으로 경제적 폭력을 행사하는 비상식적 조치를 했기 때문인데, 올림픽 보이콧을 하면 우리 스스로 자가당착에 빠질 수 있다는 데 동의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방사능 안전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위 인사들의 잇단 강경 발언에 대해서는 '지도부와 사전 교감 없이 특위 자체적으로 나오는 이야기들인데 조금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는 지적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부동의와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폐기 카드를 쓸 수 있도록 여유를 줘야 한다',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 등의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진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권투를 할 때 초반에 흥분해 막 주먹을 휘두르다가는 두들겨 맞는다"며 "차분하고 신중하게 일을 봐야 한다"며 당내 '과열 분위기'를 우려했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일본 비판과 강경 대응 주장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일본특위 위원장인 최재성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전략물자 통제 문제로 경제보복을 했다고 (일본이 주장하는) 상황이기에 더 밀도 있고 협력이 요구되는 정보공유 분야(지소미아)에 대해서는 일본이 먼저 파기하거나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행 관련 조치로 국내 여행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는 "피해 최소화 대책은 별도로 마련해야 하는 것이고, 일본의 일방적인 경제침략으로 야기된 문제이기에 수평적 조치 차원에서 불가피하다면 (여행 관련 조치도) 하는 차원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보이콧에 대해서는 "도쿄올림픽은 일본 스스로 '후쿠시마산 식탁'을 꾸미겠다고 한 것 아닌가. 일본은 방사능 오염 실태에 대해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고 올림픽을 개최해야 한다"며 "이 문제는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우려하고 검토해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바로 보이콧하자'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만약 방사능으로부터 도쿄올림픽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검증되면 정부가 (선수들을) 보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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