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찾아간 文대통령 "임진왜란때 日이 탐낸 것도 우리 기술력"

이민석 기자 입력 2019. 8. 8.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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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정면충돌]
부품 국산화 기업 SBB테크 방문 "日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가져야"

문재인 대통령은 7일 경기 김포시에 있는 정밀 부품 제조 업체인 SBB테크를 방문해 "일본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노력해달라"며 다시 '극일(克日)'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일제) 식민지와 전쟁을 겪으면서도 우리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도 기술력"이라며 "임진왜란 때 일본이 탐을 냈던 것도 우리의 도예가, 도공이었다고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의 백색 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 제외 조치로 (일본 제품을) 우리 제품으로 대체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길게 보고 우리 산업 생태계를 바꾸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국과 독일이 산업혁명을 가장 먼저 이끌어 갈 수 있었던 것도 유럽 전역의 기술자들을 유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방문한 SBB테크는 로봇 정밀 제어에 필요한 감속기, 베어링 등을 생산하는 부품 업체다. 청와대 관계자는 "감속기의 핵심 부품인 베어링이 일본이 분류한 전략물자에 포함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중소기업들이 열심히 새로운 기술, 제품을 만들어 내지만 대기업에 납품을 하는 것으로 연결되는 게 어려운 것 아니냐"며 "이게 잘 안 되니까 부품 개발을 포기하게 된다"고 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들을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하고 있지만 대기업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글로벌 분업 구조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반론이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 제품의) 품질 검증을 공적으로 공인해주는 제도와 시설이 마련돼야 중소기업들이 열심히 제품을 개발한다"며 "(중소기업이) 공적 인정을 받으면 대기업은 그것을 믿고 (중소기업 제품을 이용)해주시길 바란다"고도 했다.

이날 문 대통령 방문을 두고 경제·산업계에선 "정부가 기업들을 '대일 전선(戰線)'에 내세우는 일이 늘어날수록 기업들의 활로는 점점 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문재인 정부 첫 경제보좌관을 지낸 김현철 서울대 일본경제연구소장도 최근 본지 통화에서 "정부가 기업들과 '공동 대응'을 모색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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