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 열대야 극복법은.."에어컨 온도 27~28도로, 체리·상추 드세요"
"멜라토닌 풍부한 음식 숙면에 도움"
낮 기온이 35도를 넘어서면서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는 날이 이어진다. 열대야는 전날 저녁 6시부터 이튿날 아침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열대야가 괴로운 이유는 숙면이 어려워서다. 강 교수는 “밤에 기온이 지속해서 올라가면 이런 온도에 적응하기 위해 몸의 온도조절중추가 계속 각성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불면이 이어지면 지속적인 피로감뿐 아니라 졸림, 집중력 저하, 두통, 소화불량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노약자나 장기질환자에게 열대야는 위험 요소다.
적절한 실내 온도 조절 또한 숙면에 중요하다. 숙면에 좋은 실내온도는 겨울은 17~18도, 여름은 25도로 알려져 있다. 에어컨 온도는 적정 수면 온도보다 조금 더 높은 27~28도로 설정하는 게 좋다. 강 교수는 “보통 에어컨은 잠을 자는 곳보다 1~2m쯤 높은 곳에 설치돼 있다”며 “온도 센서가 부착된 높이는 대류현상 때문에 바닥 부근 온도보다 더 높다”고 설명했다.
잠들기 전 에어컨이나 선풍기의 ‘예약 꺼짐’ 또는 ‘취침 운전’ 기능을 사용하라고 강 교수는 권한다. 잠이 드는 온도와 잠을 유지하는 온도는 차이가 있어서다. 체온은 잠든 후 4시간까지는 내려가다 이후 같은 온도로 유지되고, 잠에서 깨어나기 전 오른다.
강 교수는 “에어컨을 계속 켜고 자면 추위를 느끼면서 잠에서 깨거나 깊이 잠들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 내 필터 청소는 2주에 한 차례 하는 게 좋다. 필터에 먼지가 쌓이면 냉방력이 떨어지고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저녁엔 술이나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 초콜릿, 콜라 등을 되도록 멀리하는 게 좋다. 덥다고 맥주를 찾는 사람이 많지만 술은 일시적으로는 잠들 때 도움을 줄 수 있어도 잦은 각성 현상을 일으켜 결과적으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강 교수는 설명했다.
강 교수는 “멜라토닌이 풍부한 체리, 상추, 우유 등을 먹으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며 “잘 알려진 보양식품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현명한 영양섭취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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