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 열대야 극복법은.."에어컨 온도 27~28도로, 체리·상추 드세요"

황수연 2019. 8. 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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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조절중추 각성 상태로 숙면 어려워져
"멜라토닌 풍부한 음식 숙면에 도움"

낮 기온이 35도를 넘어서면서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는 날이 이어진다. 열대야는 전날 저녁 6시부터 이튿날 아침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열대야가 계속되면 수면 부족 등으로 인해 각종 사고나 질병의 위험도 높아진다. 8일 서울대병원은 스페인에서 시행된 연구를 인용해 “열대야 지속은 심혈관계, 호흡기계에 영향을 미쳐 사망률을 높인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강은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열대야를 건강하게 나기 위한 팁을 정리했다.
대낮의 폭염이 야간까지 이어진 지난달 23일 저녁 피서객이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에서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열대야가 괴로운 이유는 숙면이 어려워서다. 강 교수는 “밤에 기온이 지속해서 올라가면 이런 온도에 적응하기 위해 몸의 온도조절중추가 계속 각성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불면이 이어지면 지속적인 피로감뿐 아니라 졸림, 집중력 저하, 두통, 소화불량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노약자나 장기질환자에게 열대야는 위험 요소다.
덥다고 자기 전 찬물로 샤워를 하거나 목욕을 하면 오히려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순간적으로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뿐이다. 강 교수는 “적당히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육체적인 긴장감을 푸는 데 더 도움된다”고 말했다. 잠들기 전 3시간 내외로는 과도한 운동이나 식사를 하지 않는 게 좋다.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뉴시스]

적절한 실내 온도 조절 또한 숙면에 중요하다. 숙면에 좋은 실내온도는 겨울은 17~18도, 여름은 25도로 알려져 있다. 에어컨 온도는 적정 수면 온도보다 조금 더 높은 27~28도로 설정하는 게 좋다. 강 교수는 “보통 에어컨은 잠을 자는 곳보다 1~2m쯤 높은 곳에 설치돼 있다”며 “온도 센서가 부착된 높이는 대류현상 때문에 바닥 부근 온도보다 더 높다”고 설명했다.

잠들기 전 에어컨이나 선풍기의 ‘예약 꺼짐’ 또는 ‘취침 운전’ 기능을 사용하라고 강 교수는 권한다. 잠이 드는 온도와 잠을 유지하는 온도는 차이가 있어서다. 체온은 잠든 후 4시간까지는 내려가다 이후 같은 온도로 유지되고, 잠에서 깨어나기 전 오른다.

강 교수는 “에어컨을 계속 켜고 자면 추위를 느끼면서 잠에서 깨거나 깊이 잠들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 내 필터 청소는 2주에 한 차례 하는 게 좋다. 필터에 먼지가 쌓이면 냉방력이 떨어지고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저녁엔 술이나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 초콜릿, 콜라 등을 되도록 멀리하는 게 좋다. 덥다고 맥주를 찾는 사람이 많지만 술은 일시적으로는 잠들 때 도움을 줄 수 있어도 잦은 각성 현상을 일으켜 결과적으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강 교수는 설명했다.

강 교수는 “멜라토닌이 풍부한 체리, 상추, 우유 등을 먹으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며 “잘 알려진 보양식품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현명한 영양섭취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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