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출산 늘리지 않으면 수축경제..인구가 경제다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2019. 8. 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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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생각 다른느낌]결혼·출산 원하지만 여건이 안되는 청년들을 줄여야

[편집자주] 색다른 시각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50년 안에 한국에서 1200만명이 넘는 인구가 사라진다. 통계청의 ‘2017년 기준 장래인구추계(중위추계)’에 의하면 올해 인구수 5171만명, 인구성장률은 0.2%에 불과하며 2029년부터는 아예 인구가 줄기 시작해 2067년에는 3929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인구증가율 감소로 1970년 초반만 해도 초등학생 이하 연령대(0~14세)가 전 인구의 40% 가량이었으나 지금은 12%까지 줄었다. 교실 풍경을 콩나물시루라 불렀던 말이 무색해졌다. 반면 65세 이상 노년층 비중이 3%에서 15%까지 높아졌다. 이른바 저출산·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된 것이다.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한 것은 생산가능인구를 줄이고 노인부양비율을 높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15~64세 노동인구가 6만4000명 줄었고, 65세 이상 인구를 15~64세 생산가능인구로 나눈 노인부양비율은 올해 20.4%에서 2065년 100%를 넘을 것으로 예측됐다.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고령자 비율이 증가하면 초기에는 저축이 줄고 소비가 늘어난다. 하지만 투자가 감소하고 성장률이 낮아져 결국 소비도 줄어든다. OECD는 일본, 유럽 등 고령화가 빨리 진행되는 국가일수록 저축감소에 의한 경상수지 악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당장은 기술 혁신, 노동 생산성 향상과 여성·고령자·외국인 등의 노동 시장 참여 확대로 보완해야 하나 기존에 일을 하지 않던 사람들을 일터로 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고 외국인 노동자 고용도 우호적이지 않다.

장기적으로 인구수를 늘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이미 정부는 2004년부터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삼았고 2006년부터 3차에 걸쳐 5개년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을 추진해왔다. 그런데도 국내 합계출산율이 1983년 2.06명으로 저출산(합계출산율 2.1명 미만)에 들어선 이후 2002년 1.18명으로 초저출산(합계출산율 1.3명 미만) 시대로 돌입했다. 지난해는 0.98명으로 1명 미만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2010년 이후 OECD국 합계출산율 평균이 1.7 정도인 것을 감안해도 아주 낮은 수준이다.

해외에 비해 국내 출산율이 낮은 것이 결혼을 안 하거나(비혼) 늦게 해서(만혼)만이 아니다.

지난 6월 국회입법조사처 박선권 입법조사관이 발표한 ‘저출산 관련 지표의 현황과 시사점’에 의하면 2016년 기준 한국의 조혼인률은 5.5건으로 OECD 평균 4.8건보다 높았다. 또한 초혼 연령은 여성은 30.1세로 OECD평균(30세)과 비슷했고, 남성은 32.8세로 OECD평균(32.3세)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OECD국들의 비혼 출산 비율(출산 시점에서 혼인 상태가 아닌 출생의 비율) 평균은 40.3%이나 한국은 1.9%로 OECD국 중 가장 낮으며 무려 20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에 따라 출산 연령은 한국 여성이 31.9세로 OECD평균(30.4세)보다 높았고 초산 연령은 한국이 31.4명으로 OECD평균(28.9명)보다 크게 높았다.

그렇다고 국내에서 비혼 출산을 권장할만한 분위기는 전혀 아니다. 또한 비혼 아동에 대한 법적 지위도 차이가 나고 양육에 대한 어려움까지 있다.

법적 혼인과 출산을 늘리는 것은 사회적 가치관이 변한데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좋은 일자리를 구하려는 청년들은 경쟁이 치열하고 직장을 들어가도 집을 장만하기 어렵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벌어질수록 대학별 서열화는 공고화됐고 일류 대학을 들어가려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사교육비를 쏟아 붓고 있다. 그런데도 교육, 노동, 부동산 등 전반적인 사회·경제 개혁은 이권 다툼으로 뒷전이다.

예컨대 대학 입시를 단순화거나 평준화만 해도 무거운 짐을 덜 수 있다. 부모가 직접 나서야 하고 대학에 들어갈 방법이 많을수록 돈 많은 사람에게 유리하고 계층 간 서열화를 고착시킨다. 말만 번지르르하게 교육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부르짖지만 실제로는 막대한 학원비 등 돈으로 학교와 직장을 사는 걸 모른 척 하고 있다.

인구감소는 단순한 사회적 현상이 아니라 경제적 이유가 크며 그로 인한 수축경제는 예견돼 있다. 그럼에도 노동력 확보, 법적 혼인 출산 등의 해결책은 달성이 쉽지 않은데다 실질적인 노력도 없는 게 답답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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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코노미스트 zestt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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