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무덤판 아베 정권" 일본 시사평론가 일침

김상기 기자 입력 2019. 8. 9. 09:23 수정 2019. 8. 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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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저격수'로 널리 알려진 시사평론가 고가 시게아키(古賀茂明)씨가 한국을 겨냥한 수출규제 조치는 아베 정권이 스스로 무덤을 판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고가씨는 "이번 수출규제 조치로 날벼락을 맞는 스마트폰의 애플이나 PC의 Dell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인다면 '일본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이런 국제적 비판을 피하려면 아베 정권은 수출규제 강경 노선을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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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저격수' 고가 시게아키 "對한국 수출규제 강화, 일본에 불이익 가져다줄 것"

‘아베 저격수’로 널리 알려진 시사평론가 고가 시게아키(古賀茂明)씨가 한국을 겨냥한 수출규제 조치는 아베 정권이 스스로 무덤을 판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수출규제 조치는 백해무익하며 이를 서둘러 수습하지 않으면 일본의 국익이 크게 손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사평론가 고가 시게아키씨가 2015년 3월 27일 TV아사히 메인뉴스 ‘보도스테이션’ 생방송에서 총리 관저의 압박으로 하차하게 됐다고 알리고 ‘나는 아베가 아니다'라는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일본 3대 출판사 중 한 곳인 슈에이샤(集英社)가 운영하는 주간지 주프레(週プレ)는 지난 2일자에 ‘백해무익! 對 한국 수출규제 강화에 무덤을 파는 아베 정권’이라는 제목의 고가씨 칼럼을 게재했다.

고가씨는 수출규제 조치가 일본에 불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협업이 중요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의 소외될 우려를 제기했다.

고가씨는 “반도체는 삼성 등 세계 최첨단 기업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진다”면서 “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다른 국가 제품으로 대체될 수 있어 일본 메이커는 최첨단 기술에서 소외돼 복구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썼다.

일본이 정치적인 보복으로 수출규제에 나선 것 또한 큰 문제가 된다. 고가씨는 “일본측은 징용공 문제 등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없다”면서 “해외 언론들도 보복이라고 보도한다. 이제 세계 시장이 이를 ‘재팬 리스크’로 의식하게 되면 큰 손실이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의 일본 불매운동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일본을 찾는 전체 관광객의 24%를 넘었던 한국인 관광객들이 격감하게 되면 지방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국제 정세에서도 일본은 몰릴 수밖에 없다. 고가씨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이 WTO 등 국제 무대에서 논의가 되면 일본은 한국을 식민지로 해놓고도 역사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논의로 비화될 것”이라면서 “일본은 5억 달러의 자금을 한국에 제공했지만 이는 경제협력에 불과한 것일 뿐 식민지배의 책임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조약을 맺은 것은 한국의 군사독재정권이었다”고 설명했다.

고가 시게아키. 트위터 캡처


해외 유수의 기업들도 불만을 제기한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고가씨는 “이번 수출규제 조치로 날벼락을 맞는 스마트폰의 애플이나 PC의 Dell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인다면 ‘일본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이런 국제적 비판을 피하려면 아베 정권은 수출규제 강경 노선을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참의원 선거가 끝나고 중의원 선거가 이어지기 전인 지금이야말로 한일 마찰의 해결을 위해 움직일 때”라면서 “이 타이밍을 놓치면 일본의 국익이 크게 손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가씨는 1955년생으로 일본 경제산업성 관료 출신이다. 2011년 일본 정부의 폐쇄성과 정보 은폐를 폭로하는 책 ‘일본 중추의 붕괴’를 내 주목을 끌었다.

아베 정부의 원전 정책 등을 강하게 비판하다 2015년 3월 27일 TV아사히 메인뉴스 ‘보도스테이션’ 생방송에서 총리 관저의 압박으로 하차하게 됐다고 알려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당시 “일본이 지향하는 길이 ‘열강’이라고 생각한다면 ‘I am Abe’, 평화대국이라고 생각한다면 ‘I am not Abe’라고 세계에 발신해야 한다”고 말하고 ‘나는 아베가 아니다(I Am Not abe)’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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