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성폭행' 추가 피해 증언들.."빨래·청소·개밥 준비까지"

언남고, 정종선 대기발령..축구협회도 징계 검토

[앵커]

저희가 국가대표 출신 정종선 감독이 학부모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전해드린 뒤 학교는 정 감독을 대기발령 내렸습니다.

정 감독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갖고 있는 막강한 힘을 내세워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경찰 판단인데, 왜 그렇게 보고 있는 것인지, 최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축구 사관학교'로 불리는 서울의 언남고등학교입니다.

20년 가까이 이곳에서 축구를 가르친 정 감독은 지난 2016년에는 한국고교축구연맹 회장에도 올랐습니다.

[축구 관계자 : (정 감독은) 대학교 감독들에게도 영향력을 막강하게 끼치고 서울시 축구협회장 당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큼 축구계에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

학부모들은 정 감독이 학생들의 경기 출전을 결정하며, 대학 진학에 막강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합니다.

[A학부모 : (아이가) 특기로 대학을 가니까 절대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어요. 그 권위에 도전한다는 건 상상도 못하고…누가 그 감독한테 토를 달아요.]

성폭력을 당해도 외부에 알리기 힘들었다는 것입니다.

[B학부모 : 아이가 볼모로 있잖아요. 거기에서만 지켜내면 대학교도 갈 수 있고 감독의 힘으로 프로도 갈 수 있고…]

황당한 갑질도 수시로 이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C학부모 : 음식을 차려도 학부모들한테 똑같이 차려줄 수 없어요. '감독이랑 학부모랑 똑같이 먹냐? 언제부터 이렇게 됐냐' 이렇게 혼나요.]

[D학부모 : 청소한다거나 속옷을 빨아준다거나. 개밥을 챙겨주는 것도 학부모 몫인 거죠.]

앞서 경찰은 정 감독의 기숙사와 차량, 별장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특히 학부모들 진술과 계좌추적을 통해 정 감독이 축구팀 운영비를 가로챈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JTBC 보도 이후, 언남고등학교는 정 감독을 대기발령 내렸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정 감독의 연맹 회장직 박탈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정 감독은 변호사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횡령과 성폭행 혐의는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