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에너지로 바꾸는 세상

2019. 8. 1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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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돈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상임이사
이탈리아의 이론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는 저서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에서 바닷가보다 산꼭대기에서 시간이 아주 미세하지만 빨리 간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로벨리에 따르면 절대적이고 유일한 시간의 흐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시간의 흐름이 사건들의 상호작용 안에서 세상이 변하는 과정을 멀리서 흐릿하게 본 결과라고 설명한다.

전 지구적으로 에너지 분야의 시간 흐름에 영향을 끼친 중대한 사건이 몇 가지 있다. 런던 스모그 사건(1952년)은 에너지 사용으로 배출되는 독성물질이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이는 독성물질을 제거하는 기술의 발전이나 에너지원의 대체로 이어졌다. 1, 2차 석유파동(70년대)은 에너지의 해외 의존에 대한 위험성을 드러냈다. 그 결과 에너지 안보가 중요해졌다. 체르노빌(86년)과 후쿠시마(2011년) 원전 사고는 원전 안전성 강화와 원전 감축의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기후변화는 인류 생존의 가장 큰 위험으로 대두했다. 전 지구적으로 에너지 패러다임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로 작동 중이다.

이러한 몇 가지 중대 사건은 과학기술의 발전, 인문학적 성찰 등과 활발하게 상호작용했다. 몇몇 나라는 에너지 분야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선도하며 담대한 비전을 수립 중이다. 담대한 비전에는 1차 에너지 총사용량의 획기적 감축, 탄소 순 배출량 제로 달성, 석탄화력발전의 완전 폐쇄,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판매 중단 등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와 시기가 담겨 있다.

이런 나라와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에너지 시간은 현재까지 더디게 흘러왔다. 이는 에너지 분야의 주요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은 에너지원 단위에서 33위였다. 재생에너지 비중은 꼴찌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10위권으로 여전히 증가 추세다. 다행히 에너지 전환에 현 정부가 적극 나서고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아졌다. 에너지 분야를 선도하는 나라의 시간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증가했다.

‘지금’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에너지 분야에서 국소적 엔트로피 감소를 통해 생명과 문명의 원천을 확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 그것은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없애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과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 삶의 방식을 바꾸고 에너지 생산과 유통·소비의 모든 과정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 누구도 에너지 사용에서 소외되지 않는 세상, ‘에너지로 바꾸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서다.

윤기돈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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