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안사요" "안가요".. 日 보이콧 움직임 어디까지 퍼질까

김기환 2019. 8. 1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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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달 日 브랜드 기저귀 매출/ 전월 동기比 12%↓.. 전년比 15%↓/ 게임기·세제 판매량도 크게 줄어
5대銀 7월 매도액 한 달 새 7.7%↓/ 일본 내 신용카드 사용액도 감소/ 금융권 앞다퉈 '8·15 애국 마케팅'
◆'안사요'… 술·의류서 시작 육아·생활용품까지 확산
 
맥주와 의류 브랜드에서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육아용품과 생활용품으로 번지고 있다. 11일 SSG닷컴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군’, ‘메리즈’ 같은 대표적인 일본 브랜드 기저귀 매출이 전월 같은 기간 대비 12,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반면 일본 제품 불매운동 사이트 ‘노노재팬’에서 일본 기저귀 대체품으로 추천하고 있는 ‘하기스’는 전월 대비 44, 전년 대비는 73.6나 매출이 늘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11번가에서도 지난달 7일부터 이달 6일까지 한 달간 일본 브랜드인 ‘군’ 기저귀 거래액이 전월 같은 기간보다 33, 전년 동기보다 48 줄었다.

기저귀 같은 육아용품의 경우 한번 아기에게 맞는 브랜드를 고르면 다른 제품으로 갈아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불매운동이 장기화하면서 대체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기나 골프용품 같은 취미생활 용품도 ‘노 재팬‘ 열풍을 피해 가지 못했다. 11번가에서는 7월 7일∼8월 6일 ‘닌텐도’ 게임기 거래액이 전월 대비 30 빠졌고, SSG닷컴에서는 7월 1일∼8월 8일 ‘혼마’와 ‘젝시오’ 등 대표적인 일본 골프 브랜드 매출이 전월 동기보다 12 줄었다.
올리브영에서도 이달 1∼5일 ‘키스미’, ‘하라다보’ 같은 화장품 브랜드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8 정도 감소했다.

주방·세탁세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A 대형마트가 7월 매출을 집계한 결과 일본계 생활용품업체 ‘라이온코리아’의 주력 제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4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방세제 ‘참그린’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39.8, 전월 대비 35.7 감소했다. 세탁세제 ‘비트’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30.5, 전월 대비 6.1 줄었다. 손 세정제 ‘아이깨끗해’ 매출 역시 전년 동월 대비 21.9, 전월 대비 27.4 감소했다.

쇼핑몰 검색창에서 일본 제품을 검색해보는 빈도도 현저히 줄고 있다. 11번가에서 7월 한 달간 유니클로를 검색한 횟수는 6월 대비 45 감소했고, 일본화장품 브랜드인 우르오스를 검색한 횟수도 43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집단지성으로 불매 대상 제품을 업데이트하는가 하면, 바코드로 일본 제품을 확인하는 방법 등도 공유하며 불매운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서울 명동에서 관광객들이 환전소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안가요'… 휴가철 불구 엔화 환전액 이례적 감소
 
지난달 시중은행에서 원화를 일본 엔화로 환전한 금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 여름휴가철인 7월엔 통상적으로 엔화 환전이 증가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커짐에 따라 일본 여행 축소,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은행업계 등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인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이 지난달 고객에게 매도한 엔화는 총 225억엔(약 2579억원)으로 한 달 전인 6월(244억엔)에 비해 7.7% 줄었다. 지난해 7월(245억엔)과 비교해도 8.0% 감소한 수치다. 7월에 휴가철이 시작되는 것을 고려하면 6월보다 환전 규모가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 내 한국 신용카드 사용액을 살펴봐도 불매운동 영향은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국내 전업 카드사 8개사가 발급한 신용카드로 우리 국민이 일본 내 가맹점에서 결제한 금액을 살펴보면 7월 중·하순부터 지난해 동기 대비 소비금액이 줄었다. 7월 첫 주(1∼7일)는 지난해 동기 대비로 카드 사용액이 19.3%, 둘째 주(8∼14일)는 13.1% 늘어났지만 7월 셋째 주(15∼21일)에는 감소세(-0.4%)로 전환했다. 이어 넷째 주(22∼28일)에는 5.3% 줄었고, 8월로 이어지는 다섯째 주(29일∼8월 4일)에는 -19.1%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11일 오후 서울 명동에서 관광객들이 환전소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고객들의 일본 불매 운동 움직임이 확산하자 시중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도 일본 소비를 부추기는 홍보를 자제한 채 광복절을 앞두고 ‘8·15 애국 마케팅’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1899년 ‘고종황제가 설립한 민족자본 정통은행’을 강조하는 우리은행은 광복 74주년·창립 120주년 기념 특판 정기예금을 선보였다. 이 정기예금은 저축 기간이 6개월이고, 만기를 채워 해지하면 연 0.8%포인트 우대금리를 가산해 최고 연 1.7% 금리를 준다.
 
OK저축은행은 오는 16일까지 연 1.815% 금리를 제공하는 자유입출금 통장 총 1000좌를 특별 판매한다. 독립유공자와 후손이 예·적금에 가입하면 0.1%포인트 우대금리를 주기로 했다. 교보생명은 광복절을 기념해 독립운동의 의미를 담은 ‘래핑(Wrapping)’을 광화문 사옥 외벽에 선보인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남정훈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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