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위안부 논란' 입 연 이영훈, "상처 된다고 생각지 않아"

원종진, 김민정 기자 입력 2019.08.12. 20:42 수정 2019.08.12. 22:13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극우, 막말 근거로 이영훈 책 내용 언급..망언 확대 재생산

<앵커>

일본 안에서 나오는 이런 막말도 문제지만 우리나라 안에서도 그런 이야기로 논란을 키우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을 쓴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입니다.

일본에 대한 감정이 나쁠 수밖에 없는 요즘 반일 감정은 비이성적인 종족주의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는데, 특히 이미 학문적으로나 또 정치적으로 정리가 끝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사실과 다른 면이 있다면서 또다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이 전 교수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그 주장이 맞는지 하나하나 따져봤습니다.

먼저 원종진 기자입니다.

<기자>

"일본군 위안부는 성매매 여성과 본질적으로 같다."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이런 주장을 펴는 근거 중 첫 번째는 일본군이 조선 여성을 강제로 끌고 갔다는 기록이 없다는 겁니다.

[이영훈/前 서울대 교수 : 공장에서 일하는 여공들을 강제로 섞어서 납치를 했다는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없었습니다.]

하지만 위안부 동원과정에서 일본군의 강제성을 보여주는 자료는 많습니다.

2002년 발견된 미 정부기록물보존소 문서에는 "한국인 여성 23명이 모두 강제와 사기에 의해 위안부가 되었다"고 분명히 적혀 있습니다.

네덜란드 정보부대 문건에도 일본군이 여성을 강제로 체포해 위안소에 넣었다는 일본군의 진술이 있습니다.

이 전 교수 주장의 또 다른 근거는 '요시다 세이지 증언 사건'입니다.

일본 저술가 요시다 세이지가 자신이 일제 강점기 때 제주도에서 위안부를 직접 끌고 갔다고 증언했는데 이 내용을 실었던 아사히 신문이 증언의 신빙성을 확신할 수 없다며 기사를 삭제한 사건입니다.

일본 극우 세력이 강제 동원을 부정할 때마다 근거로 인용되기도 합니다.

[이영훈/前 서울대 교수 : 그 사람의 증언을 앞서서 보급했던 아사히 신문은 결국 우리가 오보를 냈다고 20년 만에 인정을 했지 않습니까.]

설령 요시다 세이지 증언이 거짓이라고 해도 당시 일본군 여럿의 회고록은 위안부 동원 과정의 강제성을 보여줍니다.

[하종문/한신대 일본학과 교수 : 옛날 얘기죠. 그러니까 90년대 초반에 있었던 연구와 활동에 있어서의 혼선된 부분들을 여전히 지금 현재도 유효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주장을 하시는 거죠. 최근의 연구를 참조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전 교수는 자신의 주장이 생존한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상처를 준다고까지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영훈/前 서울대 교수 : (할머니들은 이런 주장들이 나에게 굉장히 상처가 된다고 하시잖아요. 마음의 상처가 되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렇게까지 이야기하신 분이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안신권/나눔의집 소장 : TV를 보시니까 다 알고 계시죠. 그런 거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 하는데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프다고 얘기하고 계십니다.]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을 있는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것도 이 전 교수가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근거지만 학계에서는 본질을 흐리는 주장이라고 비판합니다.

[정진성/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 베트남 중국 등 여러 할머니들이 등장해요. 다 똑같아요, 말하는 게. 한국에서만 자발적으로 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요. 지금 전 세계 할머니들 피해자들이 증언을 똑같이 하는데.]

국제 재판과 학계에는 한국을 포함해 11개국에 흩어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이 보고돼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이승희)

---

<앵커>

이렇게 계속되는 논란에도 이영훈 전 교수는, 자신은 일본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주장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이 전 교수의 주장이 다른 극우 인사들이 쏟아내는 망언의 토대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이어서 김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만원/ '지만원 TV' 유튜브 (지난 4일) : 강제 노역인지도 우리가 붙인 거지. 일자리가 있으면 그건 우리 조선사람들에게 아주 최고예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이 위안부 이거예요. 창피하잖아요.]

극우 인사들의 막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 피해 사실을 부정하는 막말이 특히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공공연하게 언급하는 게 이 전 교수의 책과 발언입니다.

[이재춘/전 자유선진당 외교안보 특보 (엄마방송 유튜브) : 이영훈 씨가 책에서 제안을 했어. 정대협하고 우리가 토의를 하자. 이것들(정대협)이 토의를 할 재주가 없어. 전부 거짓말 가지고 하는 건데.]

게다가 논란이 될 때면 학문적으로 토론하자던 이 전 교수는 최근엔 유튜브 방송에 직접 출연까지 해 정치적인 발언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김문수/전 한나라당 의원 (김문수TV 유튜브) : 대한민국의 적은 김정은이냐 아베냐. 우리 친북, 친중, 친공산주의 하라고요?]

[이영훈/전 교수 (김문수TV 유튜브) : 국민들이 냉철하게 가슴에 손을 얹고 되돌아봐야 돼요.]

[차명진/전 새누리당 의원 (김문수TV 유튜브) : 우파에 사상적 테마를 제기하셨어요. '문재인은 반일종족주의다'.]

[이영훈/전 교수 (김문수TV 유튜브) : (제 발언이) 정치 가운데로 들어갔다고 한다면 어쩔 수 없네요.]

자유로운 연구의 결과라는 게 이 전 교수 주장이지만, 최근 그의 행보와 그의 주장이 확대 재생산되는 과정을 따져보면 사회적 비판을 비켜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원종진, 김민정 기자bell@sbs.co.kr

이 시각 추천뉴스

    실시간 주요이슈

    2019.10.17. 11:40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