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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로(險路) 예고된 '분양가 상한제'..당정 내부서도 '갑론을박'

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입력 2019.08.13. 06:03
국토부, 여당·기재부 등 반대에도 '분양가 상한제' 확대 발표
홍남기 부총리 "실제 운영까지 절차 남아" 반대 입장 드러내
반대의견 격파한 김현미, 실제 제도 시행까지 계속 밀어붙일 수 있을까
정부가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투기과열지구의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택시장 위축을 우려하는 정부 부처와 여당에서는 여전히 반대 의사를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어 실제 제도 시행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12일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을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전체로 넓히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시행령 개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정부의 강도 높은 집값 규제 정책에 집권여당과 정부 부처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면서 정치권에서는 '상한제 발표 연기설'까지 돌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4일 여당인 민주당 최운열 의원이 "공급을 줄여 부동산 가격만 급등시킬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대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심화된데다 최근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경기 부양을 최우선과제로 삼은 기획재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확대안이 자칫 내수 위축을 부를 수 있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지속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반대 목소리는 국토부의 발표가 진행된 12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윤관석 의원은 비공개 당정협의를 마친 후 "당에서 부작용을 지적하는 의견이 있었고, 정부가 이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밝히기도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 날 경기도 파주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업계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분양가 상한제의 실제 시행 여부와 관련해 "관계부처 간 별도 판단이 필요하다"며 제동을 걸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2일 경기 파주시 파주출판단지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린 디스플레이업종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홍 부총리는 이날 국토부 발표내용을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요건을 완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분양가상한제를 민영주택에 대해 운영할지 판단하는 절차가 또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입법예고 과정을 거쳐 이르면 10월 초 유예기간 없이 시행되지만, 실제로 어느 지역을 언제 지정할 것인지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를 열고 심의를 진행해야 한다.

투기과열지구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필수·선택 요건을 정량적으로 모두 만족하더라도, 주정심 심의에서 지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정무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도 있다.

따라서 홍 부총리의 발언은 여권과 기재부의 반대 입김이 아직 통할 기회가 남아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홍 부총리는 이어 "분양가 상한제 제도는 효과도 있지만 그 나름대로 단점도 갖고 있는 게 명확하다"며 "작동요건과 적용요건이 엄격해서 그걸 적용시키기가 어려운 구조"라고 반대 입장을 거듭 드러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윤창원 기자)
이러한 반대에도 국토부가 '분양가 상한제' 확대안을 발표한 배경에는 여권 중진 의원 출신이자 실세로 꼽히는 국토부 김현미 장관은 정책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면서 강행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서울, 특히 강남 집값 안정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필수조건이라는 논리로 청와대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분양가 상한제 확대'를 거론하면서 직접 '판'을 깔았던 김 장관은 지난달 국회 국토위에서도 "실효성 있는 시행령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때가 됐다"며 분양가 상한제 확대를 기정사실화했다.

여당과 기재부 등의 반대 의견에 대해서도 국토부는 기우(杞憂)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이 실장은 일각의 '공급 절벽' 우려에 대해 "시장 과열 우려 지역을 선별적으로 지정해 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라며 "적정 이윤, 추가 비용 등을 반영하도록 제도를 마련했기 때문에 사업 이윤 감소에 따른 공급 위축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반박했다.

또 2007년 전국을 대상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했던 직후 2008, 2009년 재건축·재개발 인허가 물량이 감소한 사례에 대해서도 상한제를 앞두고 밀어내기식 사업계획이 늘어난 기저효과와 국제 금융위기 영향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t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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