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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핵실험중 폭발, 방사능 20배 치솟아..제2 체르노빌 되나

박성훈 입력 2019.08.13. 17:51 수정 2019.08.13. 18:06
폭발 사고가 발생한 러시아 북서부 뇨녹크스 지역[구글]

러시아 북부 군사기지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미사일 추진체 폭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졌다. 이 지역은 핵미사일 발사 시험장으로 알려진 곳이다. 러시아 정부는 방사능 유출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고 당시 인근 지역의 방사능 수치가 평균 수준의 20배 이상으로 치솟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 정부의 방사능 유출 은폐 의혹이 커지고 있다.

사고 발생 직후 러시아 당국의 첫 발표는 미사일 시험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폭발 사고라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아르한겔스크주 세베로드빈스크시 인근 군사 훈련장에서 액체 추진 로켓엔진 시험 도중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2명이 다쳤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했으나 이틀 뒤인 10일 사망자는 5명으로 늘었다. 러시아 국방부는 “대기 중으로 유출된 유해 화학물질은 없었고 방사능 수준도 정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즈(NYT)가 10일 미 정보당국을 인용해 이 사고가 신형 핵추진 순항미사일 시험 중 발생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보도를 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NYT는 “미 정보당국은 이번 사고가 SSC-X-9(나토명)이라는 핵추진 대륙간 순항 미사일의 시제품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미사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지구 어디든지 도달할 수 있다”고 밝힌 신형 슈퍼미사일이다. 핵미사일 개발 과정 중 벌어진 폭발 사고일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이후 러시아 국영 원자력 회사인 로스아톰(ROSATOM)사는 성명을 통해 “(미사일) 액체 추진체의 동위원소 동력원의 공학적, 기술적 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비극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용 동위원소 동력원은 사정거리를 증가시키기 위한 소형 원자로 탑재를 의미한다. 사실상 핵미사일 추진체 폭발 사고임을 인정한 셈이다. 폭발 장소는 세베로드빈스크시에서 25km 떨어진 뇨녹스크 해상이란 점도 확인됐다. 뇨녹스크 지역은 러시아 핵미사일 시험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 소장은 NYT에 “지난해 러시아가 뇨녹스크 기지로 핵미사일 시험 발사 시설을 옮긴 것을 위성 사진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고 지역에선 방사능 유출 피해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그린피스는 현지 언론을 인용해 “사고 발생지역으로부터 30km 떨어진 세베로드빈스크시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오전 11시 50분부터 40분간 관측된 방사능 수치가 정상 수준의 20배 이상으로 치솟았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지역 관측 당국의 이같은 발표는 홈페이지에 공개됐다가 얼마 뒤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그린피스는 “아르한겔스크주 해양 당국이 사고 직후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뉴녹스크 외곽 해역의 민간인 선박 운항을 금지시켰다”고 주장했다.

아르한겔스크주 지역 언론은 "사고 당일 학생들은 모두 학교에서 귀가 조치됐고, 주민들의 외부 출입도 금지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시내 모든 약국에서 방사능 치료제인 요오드 관련 약품이 동이 났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번 사고가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를 떠올리게 한다"며 러시아 정부의 방사능 유출 은폐 가능성을 지적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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