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40도 고온 버티다 쓰러진 기관사..KTX 운전 환경 '엉망'

장훈경 기자 입력 2019.08.13. 21:03 수정 2019.08.13.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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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고장 잦은 15년 차 KTX
비상 상황 대처 인력 부족

<앵커>

열흘 전 한 KTX 기관사가 목적지에 이르기 전에 교체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KTX 운전실 에어컨이 고장 나 있었고 폭염 속에 기관사가 탈진했던 겁니다. 타고 있던 300명 넘는 승객도 큰 위험에 처할 뻔했습니다.

장훈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3일 저녁 포항을 떠나 서울로 가던 KTX의 기관사 이 모 씨는 출발 한 시간 만에 얼굴과 손발에 마비 증상을 겪었습니다.

40도 가까운 고온의 운전 환경에서 장시간 시달린 게 원인이었습니다.

사실 에어컨은 이미 오전부터 고장 난 상태였는데 기관사는 대전역에 도착해 더는 못 버티고 쓰러졌습니다.

[이 모 씨/KTX 기관사 : 고속이니까 문 열기도 그렇죠. 열차 팀장님이 와서 같이 몸 떨리고 그러니까 주무르면서…. 터널 내에 세울 수도 없고 차는 운행을 해야 하니까, 내가 죽어도.]

도입 15년 차인 KTX는 노후화로 이처럼 냉방 장치 고장이 잦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운전실 온도가 43도까지 치솟고 기관사는 금세 땀 범벅입니다.

속도 조절과 제동 등 운행을 책임지기 때문에 쾌적한 운전 환경이 중요한데도 무시되기 일쑤입니다.

[KTX 기관사 : (승객 쪽은) 우선적으로 고치는 거고, 운전실은 고쳐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면 차를 내보내는 거고요. 중요성을 (운전실은) 안 두는 거죠. 표는 팔았으니까.]

비상 상황에 대처할 인력도 부족합니다.

기관사에 이상이 생겨도 도울 사람이 열차 팀장과 승무원뿐입니다.

[박흥수/사회공공연구원 철도정책 연구위원 : (열차 팀장은) 승객 안전을 책임져야 할 분이 (이번 사고처럼) 기관사에 이상이 생겨서 그걸 조치하고 갔다는 것은 그만큼 승객 안전에 공백이 생겼다는 것이고요.]

코레일은 정비 차량 기지 부족으로 수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며 외주 정비 업체 등 인력을 보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 VJ : 정민구, 화면제공 : 철도노조) 

장훈경 기자roc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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