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도면도 감리도 없이 마구잡이 증축 "비상계단도 없애"

김용준 2019. 8. 13.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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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장K, 4명의 사상자를 낸 잠원동 붕괴사고, 한달여 전쯤 있었죠.

이번엔 제2의 잠원동 붕괴 사고가 우려되는 현장을 고발합니다.

도면도 없이, 감리도 없이 마구잡이 공사를 하는 현장을 김용준 기자가 건축전문가와 함께 고발합니다.

[리포트]

서울 성수동에 수제화 제작소와 카페가 밀집된 거리에 나왔습니다.

이 곳은 이른바 신흥 핫플레이스로 불리면서 유동인구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곳에 그 흔한 공사 현황판도 없이 가벽만 세운 채로 건물 공사를 하고 있는 곳이 있어 찾아와봤습니다.

50년 전에 지어진 2층짜리 건물, 각종 폐기물과 공사 차량으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봤습니다.

[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공사 담당자이신가요? 여기 지금 뭐라고 허가 받고 공사하는거예요? 무슨 공사하는거예요?) 인테리어 공사하는 거예요."]

실제론 벽을 헐고 기둥을 덧대는 등 규모가 큰 대수선 공사였습니다.

[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공사 도면하고 공사 현황판 있어요?) 공사현황판은 없어요."]

공사 관계자가 내민 공사 도면은 단순한 스케치 수준입니다.

[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이게 도면이에요? 이건 자의적으로 그린 스케치죠.) 네네.(그러니까 허가 받지 않은 거죠?) 네."]

1층으로 내려가는 비상계단은 건축법과 소방법상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찾을 수 없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1층 통로를 막아놓은 겁니다.

[안형준/건국대 건축학과 교수 : "제천에 스포츠센터 화재 때 비상구가 가려져서 많은 피해를 봤거든요. 근데 여긴 비상구를 가린게 아니라 비상구를 아예 없애버린 상태라서 안전에 무방비고.."]

이번엔 옥상으로 올라가봤습니다.

임시 사무실로 보이는 컨테이너 문을 열자, 관계자가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여긴 (촬영)하실 필요 없으세요."]

컨테이너 사무실 벽에 붙은 도면을 보니, 인테리어 공사가 아니라 벽돌을 쌓아 외벽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외벽 세우고 있는거에요. (외벽을 왜 세워요?) 바깥에 건물 생긴 것 자체가 방수도 아무것도 안돼서..."]

본인이 감리자라고 말하던 이 공사 관계자는 실제로는 감리가 없다고 실토합니다.

[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그럼 아까 감리 하신다고 하셨죠?) 저는 인테리어 현장 담당자인거고...(아니, 아까 감리 담당도 본인이라면서요.)현장 전체를...(아니, 그것과 감리는 다르잖아요. 모르세요?)네네, 맞습니다.(감리 없으신거죠?) 네, 없습니다."]

도면도 감리도 없이 진행중인 공사, 더구나, 이 정도 규모의 건물은 내진 설계도 필수적입니다.

취재진의 문의에 관할 구청측은 뒤늦게 현장 단속을 나왔습니다.

하지만, 공사를 지시한 임차인 측은 되레 구청 담당자에게 화를 냅니다.

[구청 담당자와 임차인 측 대화 : "(구청에서 나왔는데 저희한테 허가나 신고나 자문 받은 적 있어요?) 구청에서 현황과 관련도 없이 무슨 내진설계를 하라고 하고. 여기 내진설계 어떻게 합니까, 말씀해보세요. 여기 50년된 건물 어떻게 합니까? 2층짜리 건물에 이런 환경에 좁은 도로에서."]

임차인 측은 애초 인테리어만 하려고 했으나 건물이 너무 낡고 위험해 공사가 커졌다고 해명했습니다.

관할 구청은 취재 직후 공사를 즉각 중단시켰고, 건물주에겐 향후 이행 강제금 부과와 함께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장K 김용준입니다.

김용준 기자 (oko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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