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전문가 숀 버니 인터뷰 "일 방사성 오염수 저장 못해 방류? '탱크' 부지 있다"

김한솔 기자 2019. 8. 13.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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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없으면 추가로 설치하면 될 일, 도쿄전력 사고수습 신뢰 못해”

“지난주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를 저장하고 있는 저장탱크가 2022년이면 다 찰 것이라고 했다는 보도가 나왔죠?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수석 원자력 전문가 숀 버니(사진)는 13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일본이 오염수 저장능력이 없다는 것은 근거 없는 믿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버니 수석은 최근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발생한 원전 사고 후 후쿠시마 제1원전에 쌓여 있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00만여t을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폭로한 당사자다.

그는 지난주 열린 일본 오염수 태스크포스(TF) 위원회에서 나온 TF 위원과 도쿄전력 측 대화 내용을 ‘증거’로 제시했다. 버니 수석은 “TF 회의에서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보관할 저장탱크를 더 지을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며 “(그럼에도 저장탱크를 짓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지 않고 더 보관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데도, 오염수 방류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은 땅을 확보해 저장탱크를 더 짓고 오염수를 저장하는 결정이 필요할 뿐”이라며 “(오염수 보관은) 물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가능하다”고 했다. 한국 정부에도 오염수 문제를 국제적으로 공론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버니 수석은 지난 1월에 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위기’ 보고서에서 “도쿄전력이 지난 8년간 방사성 오염수의 오염 물질을 제거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그 결과 오염수 규모가 111만t(지난해 12월13일 기준)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방사성 오염수는 원자로 냉각을 위해 도쿄전력이 쏟아부은 물과 지하수가 합쳐진 것이다. 이 오염수가 매주 2000~4000t씩 늘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보고서에서 “오염수 문제의 유일한 효과적 해법은 오염수를 저장탱크에 중장기적으로 저장한 뒤, 그 사이에 오염수 처리 기술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뿐”이라고도 권고했다.

그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대해서도 “후쿠시마 경기장 인근에 사고 현장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며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영향과 피해에 대해 사전조사를 하고, 선수들에게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버니 수석은 17년간 그린피스 국제본부에서 원전 반대 캠페인을 주도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 2013년부터는 매년 몇 차례씩 일본을 방문해 사고 수습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5박6일간 후쿠시마 현장을 보고 돌아온 그가 전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8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인 재난”이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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