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8·15 경축사 키워드는 '한일관계 미래'

이동현 입력 2019. 8. 14. 19:07 수정 2019. 8. 14.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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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을 앞두고 대일 메시지 수위조절에 나서면서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경제전쟁이 휴전 국면으로 돌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확전을 불러올 만한 메시지를 담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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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개선 돌파구 마련 주목… 일각 “경제-역사 문제 분리, 정면돌파 원칙론 담을 수도”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을 앞두고 대일 메시지 수위조절에 나서면서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경제전쟁이 휴전 국면으로 돌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ㆍ15 경축사의 키워드가 ‘미래’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관계를 정상화하는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다만 정부가 최근 도쿄 올림픽과 연계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공식 제기하는 등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에 대한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어서 한일 갈등의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메시지가 포함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정과제위원장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8ㆍ15 광복절이 다가올수록 차분하고 이성적인 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아베 정부가 앞선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 직후 “대단히 무모한 결정” “이기적인 민폐 행위” “이번에는 지지 않을 것” “가해자인 일본이 큰소리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일갈했던 모습과 대비된다.

한일 갈등을 더 악화시키지는 않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미래’를 키워드로 한일 간 새로운 관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기류는 광복절 기념사의 예고편 성격으로 볼 수 있는 12일 수석ㆍ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당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감정적이어서는 안 된다”며 “결기를 가지되 냉정하면서 또 근본적인 대책까지 생각하는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는 한발 더 뒤로 빼 일본을 직접 겨냥한 발언은 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 경제의 내실을 기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기 위해 의지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내각에 주문했다.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확전을 불러올 만한 메시지를 담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이 2월 2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다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경축사에 경제 문제와 역사ㆍ안보 문제는 철저하게 분리해서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일본의 잇단 경제보복의 단초가 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등 역사 문제와 관련해 일본과 정치적 타협을 하기보단, 원칙론으로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를 담을 수도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과거 강제징용 피해자 관련 소송 대리인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어, 역사 문제를 정치와 철저히 구분해 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마치 우리 정부가 강제징용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하는데 이는 맞지 않다. 외교적 해법의 실마리 또한 한일 경제전쟁을 도발한 일본 정부가 내놔야 할 문제라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이라고 말했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탈핵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방사능 불안 도쿄올림픽·핵발전소 재가동 강행 아베 정권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정부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문제를 공식화하는 등 아베 정부에 대한 포위망을 늦추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은 아베 정부가 특히 정치적 아킬레스 건으로 여기는 문제로, 일본 정부는 잇단 경제보복 사태에도 비공식 채널을 통해 후쿠시마 방사능 문제만큼은 언급하지 말아 줄 것을 거듭 우리 측에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경제전쟁과 관련한 외교 해법 마련과는 별개로 후쿠시마 관련 후속 대응책을 추가로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mailto: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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