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글씨는 28자 올시다"..최초 한글 음성 자료

양효경 2019. 8. 1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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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안중근 의사가 '의열 투쟁'을 했다면 이극로 선생은 '언어 독립 투쟁'을 이끌었습니다.

얼마전 영화 <말모이>를 통해서 재조명 되기도 했는데요.

일제에 의해 사라질 뻔했던 우리말을 지켜낸 이극로 선생이 1920년대 한글을 육성 자료로 기록했습니다.

이어서 양효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영화 '말모이'] "학내에서 조선어가 금지된 게 언제인데.."

일제 탄압에도 한글 독립 운동을 펼쳤던 이극로 선생.

그가 남긴 음성 자료입니다.

1928년 5월 프랑스 소르본느 대학 인류학 팀과 녹음한 자료로,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2종이 남아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한글에 대한 소개입니다.

[고루 이극로 (1928년)] "조선 글씨와 조선 말소리. 이 글씨는 홀소리(모음) 11자와 닿소리(자음) 17자로 모다(모두) 28자 올시다."

자음과 모음을 설명하고, 실제 쓰이는 단어들도 기록했습니다.

[고루 이극로 (1928년)] "요 사이에 쓰이는 글씨는 아래와 같습니다. 아, 야, 어, 여.. 이 소리들의 본보기를 말에서 들겠습니다. 아, 간다, 잘자.."

한글의 체계를 기록한 가장 오래된 음성 자료라는 평가입니다.

[석지훈/한국사 연구자(이극로 음성자료 발견)] "이런 자료는 다른 데는 한국이든 국내외든 어디든 아무데도 없는 자료라서.."

더 중요한 건 독립운동사에서의 의미입니다.

당시 그는 독립운동단체의 지원으로 독일 유학을 마친 상황이었습니다.

식민 지배를 받은 다른 나라들을 보며 모국어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우리 말과 글을 음성 기록으로 남긴 겁니다.

그리고 이듬해 고국으로 돌아와 조선어학회 활동을 시작합니다.

[박용규/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 "우리 말을 영구히 지켜서 독립을 쟁취해야 되겠다. 이런 각오를 이미 유럽 시절에 가졌다는 겁니다."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면서도 끝내 우리 말과 글을 지켜낸 이극로.

그러나 해방 이후 그가 북쪽으로 가면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이번 자료를 토대로 그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양효경입니다.

(영상취재: 황성희 윤병순 / 영상편집: 배우진 / 사진제공: 고루 이극로 박사 기념사업회 / 음성·사진 출처: 프랑스국립도서관)

양효경 기자 (snowdrop@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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