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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찌모찌·앙기모띠?..사라져 가던 일본어의 '역습'

조명아 입력 2019. 08. 15. 20:36 수정 2019. 08. 1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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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이렇게 어렵게 지켜온 우리 말과 글에 여전히 일제의 잔재는 버젓이 남아 있습니다.

알고는 있지만 잘 고쳐지지 않는게 현실이기도 하죠.

요즘 젊은 층에서는 '앙 기모띠' '모찌모찌'같은 변종 신조어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조명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일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서울 명동거리입니다.

소바나 오뎅, 라멘은 아예 일본 발음 그대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배경희/일본 음식점 운영] "보통 일식집 메뉴가 거의 다 덮밥인데 '돈부리'로 돼 있잖아요. 다 똑같이 그렇게 사용하니까..."

문제는 정체 불명의 일본 신조어입니다.

남의 과자를 뺏어 먹은 뒤 외치는 소리.

앙 기모띠!!!

'기분이 너무 좋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원래 '기모치가이이'라는 일본어를 '기모띠'로 멋대로 바꾼 뒤 별 의미없이 '앙'을 붙인 채 쓰고 있습니다.

[이종명] "인터넷 방송하시는 어떤 분이 '앙 기모띠' 이렇게 하시길래 이게 유행타고 퍼져서.."

또 '진짜, 제대로'라는 뜻의 일본어 '혼모노' 역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을 비하하는 말로 엉뚱하게 쓰이기도 합니다.

'쫀득하다'는 뜻의 '모찌모찌' 역시 요즘 화장품이나 빵의 상품명으로 자주 쓰입니다.

[안소민] "피부 '모찌모찌' 이런 표현도 사용하고 '기모띠' 이런 것도 사용하고, 친구들이 쓰다보니까"

이런 일본식 조어는 어감이 귀엽고 재미있다는 이유로 유행처럼 퍼지고 있습니다.

[라의도/한글학회 이사] "일본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새로운 일본말이 들어오고 사라졌던 일본말이 되살아나고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예전부터 쓰던 일본어 잔재를 제대로 털어낸 것도 아닙니다.

건설이나 해양업계는 특히 심각합니다.

[해양경찰] “조난 선박 발생했으니까 해상 ‘단카’ 준비하고, 갑판에다 올려놓고, 파공 있을 수 있으니까 ‘뿌라그’ 챙겨라."

단카는 '들것', 뿌라그는 '플러그'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선박 물품이나 업무 용어에 일본식 표현이 많았던 해양 경찰은 올해부터 일본식 표현을 우리말로 순화해 쓰기로했습니다.

법조문도 마찬가지.

헌법의 29% 가량은 일본식 한자와 표현이 뒤섞여 있고, 민법에선 '요하지 아니한다', '산입하다'라는 거추장스러운 일본식 문구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전태석/법무부 법무심의관] "기본적으로 법안 자체가 너무 방대해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개정안이) 임기 만료로 결국 폐기되고 말았습니다."

상품을 불매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우리 안에 유입되는 불필요한 말과 글을 쓰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 김재현VJ, 김우람VJ / 영상편집: 이화영)

조명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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