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꺾이지 않는 '反 아베'
[뉴스데스크] ◀ 앵커 ▶
충남 천안의 독립 기념관 내부입니다.
소장 자료 9만8천 점 하나하나가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저항을 살아서 증명하고 있듯 이 땅에 빛을 되찾아 오는 건 처절하도록 가파르고 먼 길이었습니다.
이달 초였죠. 서울 광화문 거리에 '노 재팬'이라는 천 글씨가 내걸렸습니다.
그 지역 구청장의 결정이 짧은 생각이라면서 매질하듯 뜯어말린 건 현명한 시민들이었습니다.
"일본 정부와 일본 국민을 동일시해 일본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준다"
"불매 운동은 국민의 자발적 영역으로 남겨두라"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 들인다는 구청장의 반성과 함께 천 글씨는 반나절 만에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나흘 뒤, 한국의 미래 세대들은 "이게 내가 배운 정답"이라고 어른들을 가르치며 '노 아베'라는 새로쓴 천 글씨를 들고 그 거리를 행진했습니다.
우리가 분노하는 대상은 일본 국민이 아니라 아베 정권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집권 세력과 국민이 분명하게 분리되듯,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이든 2015년 위안부 합의든 '나라'에서 한 일이라고…
두 나라 정부끼리 맺은 약속이 어느 개인의 피맺힌 한을 대신 풀어줬다 말하는 건 허풍이고 오만입니다.
평생을 품고만 살아야했던, 누구에게 떳떳히 말할 수도, 또 어디에 말해야 할지도 몰랐던 상처였고 명백한 법률적 피해자였습니다.
따뜻한 말 한 마디로 보둠어 준 적도 없으면서 정부 대 정부로 서명하고 돈을 주고 받았다는 이유로 그 나라 국민 구석구석의 상처가 모두 치유됐고 이제 끝이라는 발상은 그야말로 기상천외하고 폭압적입니다.
오히려 국가는 몰랐거나 외면했고 그들은 그런 국가에 기대지도 않았습니다.
[이춘식/강제징용 피해자] "내가 (배상받을) 희망이 있어? 난 희망이 없다고 보네. 내 개인으로서 도저히 해나가질 못하겠어. 힘이 없어 이제 늙어서. 어디 왕래를 못하겠고. 가만히 앉아서 그냥…"
이 태극기의 검붉은 바탕은 백년 전 어느 무명의 독립군이 흘린 핏물입니다.
말라있되 지워지진 않았습니다.
지금의 한일 갈등이 얼마나 오래갈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반 아베 운동은 날로 지혜로워지고 아무리 길어도 지치지 않을 기세입니다.
어느 게임 광고에 이런 문구가 나옵니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렸다"
앵커 리포트였습니다.
왕종명 기자 (pilsahoi@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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