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현장에서]페이스북은 억울하다지만..이용자 보호가 먼저다

김현아 2019. 8. 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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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이용자 이익 저해(고의로 접속 경로를 바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를 쓰는 자사 이용자의 접속 속도를 떨어뜨린 일)혐의로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받아 행정소송을 제기한 페이스북은 억울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KT에 내는 게 100억에서 110억 원이고 SK브로드밴드에 내는 게 수십 억 수준인데 광고 수익 고려 시 일부러 200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불편하게 했을 까"라는 게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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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이용자 이익 저해(고의로 접속 경로를 바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를 쓰는 자사 이용자의 접속 속도를 떨어뜨린 일)혐의로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받아 행정소송을 제기한 페이스북은 억울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KT에 내는 게 100억에서 110억 원이고 SK브로드밴드에 내는 게 수십 억 수준인데 광고 수익 고려 시 일부러 200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불편하게 했을 까”라는 게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 설명이다. 고의성은 없었고 국내 통신사와 협상도 잘 진행되고 있었는데 방통위가 쓸데없이 개입했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페이스북 한국·일본 대외 정책 총괄인 박대성 부사장은 지난 13일 기자들에게 “(22일 페이스북이 제기한 과징금 및 시정명령 처분소송에서)패소하면 콘텐츠뿐 아니라 통신의 질에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큰 콘텐츠업체(CP)뿐 아니라 콘텐츠 스타트업들도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IT강국으로서 한국이라는 투자 시장에 대해서도 대외적으로 안 좋은 메시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의 주장은 2017년 방통위가 이용자 피해 사실 점검에 나섰을 때나 2018년 과징금을 부과했을 때 논리와 다르지 않다.1심 판결을 얼마 안 둔 상황에서 다시 재기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을 뿐이다.

그런데 페이스북이 이용자 피해를 몰랐다는 주장은 ①당시 국내 통신사 기업영업 부서와 자주 연락해 용량 우려를 알만했으면서도 스스로 접속경로를 바꾼 점(접속경로를 제자리로 돌린 건 국감 날이었다고 황창규 KT 회장 증언)②당시 클리앙 등 국내 커뮤니티에는 페이스북 접속이 안돼 불편하다는 의견이 다수 상당기간 게재된 점을 보면 받아들이기 어렵다.

박대성 부사장의 언급 역시 ③방통위가 페이스북이나 구글, 네이버, 카카오 같은 큰 콘텐츠업체(CP) 외에 콘텐츠 스타트업에까지 망 이용 가이드라인을 통해 품질유지 의무를 줄 생각은 없다는 점 ④대한민국 IT강국 이미지를 자사(페이스북) 행정소송의 결과와 연결한 점에서 적절하지 않다.

법원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국내 법(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인지 판단하는 일은 재판정에서 이뤄질 일이고 페이스북은 자사의 소송 대리인인 법무법인 김앤장을 통해 재판부를 설득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신경 써야 할 점은 판결 이후 논란인 몇 가지 주제들에 대해 어떻게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갈까 하는 부분이다.

이를테면, 소비자가 통신비를 내는데 CP들도 통신사에 망이용대가를 내야 할까, 구글은 왜 우리나라에는 안 내고 프랑스 오렌지(Orange), 독일 도이치텔레콤(DT), 미국 주요 통신사(ISP)에는 망 대가를 지급할까. 방통위 가이드라인이나 과기정통부의 인터넷 상호접속 고시는 어떻게 만들어져야 국내 콘텐츠 스타트업들을 키우면서도 공짜망을 쓰는 글로벌 CP에는 정당한 가격을 받을 수 있을까 등의 문제 말이다.

이데일리는 22일 판결 이후 이 문제를 조명할 예정이다. 구글이 국내 통신사의 심장(캐시서버)에 들어와 공짜 망을 쓰는데 반해, 페이스북은 국내 진출 초기부터 국제회선 요금을 내고 현재 망 이용료도 내고 있으니 억울할 수 있겠다.

하지만, 국내 통신사와 망대가 협상 와중에 벌어진, 페이스북 이용자의 접속 지연 사태는 오히려 이용자 보호를 위해 정부가 망대가 분쟁에 개입할 필요성을 키운다.

같은 이유로 프랑스 공정위 및 대법원은 2015년 5월, 글로벌 기업인 코젠트(Cogent)의 망 이용대가 지불 거부에 따른 오렌지의 망 용량 증설 제한을 적법한 것으로 판단하기도 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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