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앵커의 눈] 소녀상 전시 방해한 日 로비..'친일파 양성'에 1조

최형원 2019. 8. 16.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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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은 사죄하라! 일본은 사죄하라!"]

미국 워싱턴의 일본대사관 앞입니다.

일본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죄할 것을 촉구하는 사람들 뒤에 묵묵히 앉아 있는 이 소녀상, 무려 32개월 만에 햇빛을 쐬며 나들이를 하게 됐습니다.

애초 한 대학에 마련됐던 자리를 빼앗겨서 2년 반이 넘는 시간동안 창고 안에 머물러있던 건데요.

미국인들이 소녀상을 바라보는 것마저도 그렇게 무서웠던지, 일본이 집요하게 설치를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이유는 바로 일본의 돈과 로비입니다.

해외에 친일 세력을 만들기 위해 일본정부가 쓰는 돈이 한 해 수천 억원, 내년엔 1조 원에 이를 거라는데요, 우리 공공외교 예산의 50배입니다.

최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6월, 미국 뉴욕한인회관에 설치된 소녀상이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미국 연방의회 전시였는데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습니다.

3번 거절 끝에 방문객이 거의 없는 저녁 시간에 그것도 3시간 만 전시된 겁니다.

[김민선/전 뉴욕한인회장 : "연방 하원의장께서 (전시를)승인을 했다가 아무래도 일본 로비스트 단체들의 압력에 의해서 제3국(미국)이 나서는 건 옳지 않다 생각해서 결정을 번복하셨습니다."]

어떤 로비가 있었을까?

로비회사 포브스테이트가 미국 법무부에 제출한 활동 보고서, 주미 일본 대사관 의뢰로 미 의회 내 소녀상 전시와 관련해 의회 직원과 접촉했다고 돼 있습니다.

스기야마 일본 대사와 의회 관계자들 만남도 주선했습니다.

계약서를 확인해봤더니, 뉴욕한인회가 의회 내 소녀상 전시를 추진하던 2월과 5월, 계약이 이뤄졌습니다.

금액은 23만 천 달러, 2억 8천만 원이었습니다.

그동안 일본은 위안부 문제의 공론화를 막기 위해 전 세계에 로비를 펼쳐왔습니다.

[마이크 혼다/전 미국 하원의원 :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킬 때 저의 활동에 반대하는 로비도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정말 끔찍합니다. 일본은 (로비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어요."]

이런 로비자금은 어디에서 나올까?

올해 일본 외무성 예산 설명서, 전 세계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전략적 홍보' 예산으로, 712억 엔, 우리 돈 8,230억 원이 편성돼 있습니다.

최근 4년 간 매년 10% 가량 가파르게 늘었는데, 내년엔 1조 원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사용 목적으론 친일파와 지일파 육성을 꼽았습니다.

특히 영토와 역사 문제 대응을 위해 국내외 싱크탱크 지원 예산으로만 57억 엔, 658억 원을 쏟았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해외정책연구 예산은 64억 원에 불과합니다.

전체 우리나라 공공외교 예산은 158억 원으로 일본의 50분의 1 정돕니다.

[김태환/국립외교원 교수 :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담론이나 스토리 만드는 건 하루 아침에 나오는게 아니예요. 상당한 투자를 통해서, 연구를 통해서 나오는 겁니다."]

내년도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 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본의 국제 여론전에 대응할 공공외교 예산 역시 대폭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최형원 기자 (roedie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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