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탐사] "일, 원전 범죄 감추려 올림픽 이용.. '수습 불가' 전 세계가 알아야"

임주언 기자 입력 2019. 8. 1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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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를 일으킨 자신들의 범죄를 감추기 위해 도쿄올림픽을 이용하려 합니다. 일본 정부는 사고를 전혀 수습하지 못한 채 사람들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고이데 전 조교수는 현재 일본 정부가 진행 중인 오염 지역 방사능 제거 방식 제염(除染)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고이데 전 조교수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 정부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위험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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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핵물리학자 고이데 히로아키

“일본은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를 일으킨 자신들의 범죄를 감추기 위해 도쿄올림픽을 이용하려 합니다. 일본 정부는 사고를 전혀 수습하지 못한 채 사람들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일본의 원로 핵물리학자 고이데 히로아키(사진) 전 교토대 원자력연구소 조교수는 18일 국민일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이 사실을 알길 희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이데 전 조교수는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에 오염수 130만t 이상을 저장한 1000개 정도의 탱크가 있으며, 이 같은 오염수 저장 방식은 곧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이데 전 조교수는 후쿠시마현이 있는 도호쿠(東北) 지방에 현재도 방사선 관리지역으로 지정해야 할 오염지가 많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올림픽 유치 당시 방사능과 관련해 ‘통제되고 있다(Under Control)’고 했지만 정말 그렇다면 2011년 3월 11일 발령된 ‘원자력 긴급사태 선언’을 해제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후쿠시마 곳곳에 방사능 위험이 상존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고이데 전 조교수는 현재 일본 정부가 진행 중인 오염 지역 방사능 제거 방식 제염(除染)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그는 “일본 정부는 오염토를 긁어낸 뒤 모아서 다른 장소로 옮기는 식의 제염 작업을 하고 있다”며 “방사능을 제거한 것은 아니어서 제염이 아니라 단지 ‘이염(移染)’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과 관련된 장소는 국제적인 눈이 있기 때문에 이염 작업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가 열리는 아즈마 스타디움이나 성화 봉송이 진행되는 지역에서 오염토를 긁어내 수치상으로는 안전하다는 결과를 낼 수 있지만 이를 일본의 방사능 우려 해소로 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고이데 전 조교수는 후쿠시마산 음식에 대한 안전성도 담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일부 학자들은 한국과 일본의 식품 방사성 세슘 137 기준(100㏃/㎏)이 미국(1200㏃/㎏)보다 훨씬 낮아 기준을 통과한 음식은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이데 전 조교수는 “방사선 피폭과 관련해서는 미량일지라도 위험이 따른다. 100㏃/㎏이 검출된 경우에도 위험이 있다”며 “오염된 환경에서 생산되는 음식이 오염돼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과 관람객들이 어느 정도 위험에 노출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그런 곳에 굳이 올 필요는 없다”고 했다.

고이데 전 조교수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 정부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발전소 부지 내에 1000개 가까운 탱크를 짓고 방사능 오염수를 모아왔지만 부지 저장에는 한계가 있다”며 “멀지 않은 장래에 이 방식은 파산한다. 일본 정부의 움직임을 보고 있자면 곧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낸다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오염수를 정화해 (바다로 방출할 경우) 다른 방사성 물질은 제거 가능하다 하더라도 ‘트리튬’(삼중수소)만은 결코 제거할 수 없다”며 오염수 정화 후 방류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트리튬에 노출된 생선을 먹을 경우 사람 또한 피폭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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