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지 않습니다"..정부 압박용 '소비 파업'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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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주째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홍콩에서 '소비 파업'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주최 측은 "소비 파업이 가져올 피해를 알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손실은 언젠가 회복된다. 그러나 홍콩의 법치주의와 자유가 사라진다면 이는 영원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며 시위의 목적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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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 기업 목록 만들어 배포도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11일 주째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홍콩에서 '소비 파업'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시민들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단기적인 경제적 손해는 감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1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민들은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개인적인 소비를 줄이고 중국, 혹은 친중(親中) 기업의 물건은 사지 않는 불매 운동을 시작했다.
소비 파업을 이끄는 단체 '바이 바이데이(Bye Buy Day·안녕 소비의 날)'는 시민들에게 금요일과 일요일에는 소비를 최대한 줄일 것을 당부했다. 또 홍콩 시민들과 정치적 견해가 일치하지 않는 기업, 유통 기업의 리스트를 만들어 배포하며 소비를 피할 것을 촉구했다.
온라인에서 소비 파업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들만 약 1만여 명에 달한다.
한 회사의 인사담당자로 근무하는 캔디 응(40) 씨는 이날 집회에 나서는 대신 음식과 쇼핑의 지출을 절반 이상 줄였다. 그는 "바이 바이데이가 내놓은 명단을 확인하고 영향력 있는 기업이 소유한 식당과 상점은 피했다"고 말했다.
주최 측에 밝힌 리스트에는 일본 식당 브랜드인 요시노야, 미국의 맥도날드, 중국의 카페드코랄, 온라인 쇼핑사이트 Z스토어 등이 포함됐다.
응 씨는 매주 음식과 여가 비용으로 1700홍콩달러(약 26만원) 상당을 썼으나 최근 이 비용을 크게 줄였다. 필수적인 소비의 경우 홍콩 중소기업의 상품을 찾아서 구매하고 있다.
그는 "지금의 충돌을 '폭력'이라고 생각한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며 "시민들의 소비 파업으로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감소하면 그들은 정부를 압박하게 될 것이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바이 바이데이 측은 "불황은 잠재적인 정부의 '약점'이다. 투자자, 선생님 등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정부 시위에 참여 중인 200만명의 시위자들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소비 파업이 가져올 피해를 알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손실은 언젠가 회복된다. 그러나 홍콩의 법치주의와 자유가 사라진다면 이는 영원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며 시위의 목적을 설명했다.
이들은 친중 발언을 하는 기업을 꾸준히 확인하며 불매 기업 목록을 수정하고 있다.
음악가 제러미 호(30) 씨는 중국 출신 할리우드 배우 류이페이가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고 발언한 뒤 그가 출연하는 영화 '뮬란'을 관람하지 않기로 했다. 홍콩 경제의 타격을 주기 위해 소비도 줄였다.
호 씨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자유"라며 소비 파업에 동참한 목적을 밝혔다.
길어지는 홍콩의 시위로 이미 곳곳에서는 경제적 타격을 호소하고 있다.
시위로 인해 관광객이 줄어들었다며 고통을 호소하던 여행 업계는 지난주 이틀 동안 홍콩 국제공항이 점거된 후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여행산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8월 12일부터 14일까지 약 140개 단체의 3000여 명의 관광객이 여행을 취소했다.
홍콩소매협회 측은 "회원사들의 7월 매출이 상당량 감소했다"며 "8월에는 감소폭이 더욱 클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홍콩중문대학교 테런스 타이릉 경제학 교수는 "경제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바이 바이데이 운동이 사람들에 큰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며 "심지어 일부 가치 있는 시민운동까지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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