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빚 42억 상속 않고, 51억 채권은 받은 조국 일가

김준영 입력 2019. 8. 19. 01:01 수정 2019. 8. 1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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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후보자 일가의 웅동학원 대상 2번 소송에
50억원대 채권 모두 남동생 전 부인 회사로
야당 조 후보자 대상 TF 꾸려
"한때 사회주의자의 자본주의적 재산 관리"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각종 의혹과 관련, “모든 절차는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18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동시에 "국민의 정서상 조금의 괴리가 있는 부분에 대해선 인정했다"고도 했다. 전날 전화통화에서라고 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야당에선 ‘조금의 괴리’란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 18일에도 조 후보자 일가가 사실상 운영하는 학교법인 웅동학원에 대한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이 법인은 조 후보자의 선친이 25년간 이사장을 맡았으며, 조 후보자 역시 10년간 이사를 역임한 적 있다. 현재는 모친과 아내가 각각 이사장과 이사를 맡고 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오전 당 인사청문회 긴급 대책회의에서 “조 후보자의 동생과, 그의 전 부인 조모씨를 소송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채권양도계약서를 위조한 뒤 웅동학원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는 이유에서다. 주 의원에 따르면 2006년과 2017년 두 차례 있었다.

소송의 배경은 복잡하다. 주 의원이 앞서 공개한 판결문에 따르면 조 후보자 선친은 1996년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웅동학원의 16억원대 공사를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고려종합개발에 발주했다. 이 공사의 하도급 공사는 다시 조 후보자의 동생이 대표로 있던 고려시티개발이 맡았다. 그런데 고려종합개발과 고려시티개발이 1997년 웅동학원의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부도가 났고, 보증을 섰던 기술보증기금(기보)에 약 9억원 빚을 지게 된다.

이 빚은 선친이 사망한 2013년엔 42억원으로 늘었는데, 선친의 유산은 21원이었다. 결국 조 후보자의 모친과 동생은 연대 채무를 피하기 위해 상속재산 이상의 채무는 변제하지 않는 ‘한정승인’을 신청해 채무를 벗게 된다.

2006년 조 후보자의 동생 부부는 별도의 건설사 코바씨앤디를 새로 설립했고, 고려시티개발의 채권 51억원(공사 대금 16억원+지연 이자)을 인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같은 해 웅동학원을 상대로 ‘대금 청구 소송’을 냈는데, 웅동학원은 변론을 하지 않았고, 코바씨앤디는 그대로 승소했다.

똑같은 소송이 2017년도에도 또 벌어졌다. 2009년 조 후보자의 동생과 이혼했다는 전 부인이 대표로 있는 카페휴고가 소를 제기했고 무변론 승소를 했다. 주 의원실은 “2006년엔 남동생 몫이 40억원, 부인이 10억원이었는데 2017년엔 모두 전 부인 몫이 됐다”고 전했다.

주 의원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선 “민사상 채무채권 시효는 10년인 터라, 이를 막기 위해 추가 소송을 냈다”는 말이 나온다. 한마디로 채권 시효 연장 성격의 소송이란 얘기다. 이 모든 과정에선 번번이 조 후보자 동생의 전 부인이 등장하는데, 이를 두고 ‘위장 이혼’ 의혹도 나오고 있다.

야권이 제기하는 조국 주요 의혹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조 후보자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역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조 후보자는 민정수석이 된 뒤 두 달 여 후인 2017년 7월에 가족들 명의로 사모펀드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총 74억5000만원의 투자를 약정하고, 실제로 10억 5000만원을 납입했다. 전 직원이 3명뿐인 신생 펀드에 본인 가족 전 재산(56억여원)보다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

이런 투자 자체도 업계에선 ‘비정상적 투자’라고 불리지만, 논란은 조 후보자의 청와대 민정수석이란 지위가 ‘악용’됐는가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사모펀드가 투자한 중소기업이 이후 관급공사를 수주한 사실이 드러나 의혹이 커지고 있다. 2017년 블루코어밸류업1호 펀드는 가로등 자동점멸기 생산업체인 웰스씨앤티라는 중소기업에 7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가 되는데 이후 웰스씨앤티는 대구시설공단(지난 3월), 충북 단양(지난 4월) 등이 발주한 사업을 맡으며 매출이 급증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이와 관련, "(조 후보자는) 집에서 사모펀드를 하는 걸 잘 몰랐다고 하더라”며 “(사모펀드는) 지금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고 하더라”고 해명했다.

또 조 후보자가 다주택자 논란을 피해기 위해 2017년 11월 부산 해운대 아파트를 동생의 전처에게 팔았다는 ‘위장매매’ 의혹도 계속됐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 후보자는 1주택자라고 하지만, 실은 3주택 의혹이 있다”며 추가 위장매매 의혹을 제기했다. 이미 논란이 인 부산 아파트 말고도, 부산의 한 빌라 역시 명의신탁를 했다는 주장이다. 해당 빌라는 지난 7월 작성한 임대차계약서에서 임대인·임차인이 거꾸로 기재된 그 빌라다. 김 의원은 “이 빌라를 (조 후보자의) 제수가 구입한 것으로 (위장)하는데 당시 부동산 중개인 진술에 의하면 조 후보자의 배우자가 구입대금을 지불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즉 아파트와 빌라 모두 조 후보자 동생의 전처 명의로 돼 있으나, 실소유자는 조 후보자라는 것이다.

조 후보자 의혹이 연일 계속되면서, 한국당은 18일 조 후보자 검증만을 위한 별도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8·9개각에 따라 인사청문회 대상이 되는 장관급 공직 후보자는 총 7명인데, 이 중 1명만을 위한 TF를 만드는 건 이례적이다. 이날 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위험한 국가관’ ‘자질 부족’ 등 조 후보가 돼선 안 된다는 ‘12 불가론’을 제시했고, 황교안 대표는 “조 후보자 지명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인사 농단이며 인사 참사다. 모든 역량을 다해 결단코 이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에선 “한때 반제 반독점 민중민주주의 혁명을 외치던 사회주의자가 너무나도 자본주의적 재산 관리를 했다”는 비판이 많다. 김진태 의원은 “그동안 조 후보가 민정수석으로 본인이 인사검증을 했다는데 왜 그렇게 느슨한 기준을 적용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본인 입장에서 보면 다른 후보들은 다 별 것도 아닌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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