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가 관심을 가지지 못한 사이 사회적으로 소외된 청소노동자들이 극한의 삶으로 내몰리고 있다. 서울 최고기온이 34.6도까지 치솟은 지난 9일 낮 12시30분, 서울대학교 제2공학관 휴게실에서 67살 청소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인을 ‘병사’로 기록했다.
하지만 그가 생의 마지막에 머물렀던 휴게실의 모습은 사망의 원인을 지병에 따른 ‘병사’라는 두 글자에 가두기엔 무리가 있을 정도로 열악했다. 에어컨도 창문도 없는 3.52㎡(1.06평)의 휴게실.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냉방도 환기도 안 되는 ‘휴게’ 장소가 되레 사망에 이르는 과정 중 하나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1년 홍익대학교 청소·경비 대량해고로 인한 노조 사태 이후 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이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운영 가이드’를 마련하고 점검에 나섰고 몇몇 대학에서는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노동자들의 휴게실은 지하, 주차장 옆, 분진이 많은 목조장·석조장 근처, 심지어 화장실 안 등 후미진 곳으로 밀려나 있었다. 누구도 오래 머물고 싶지 않은 곳, 그곳에 청소노동자들의 휴게실이 존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운영 가이드’에는 휴게실은 최소 6㎡·지상에 위치하도록 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산업안전보건법 등에 따라 사업주는 노동자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적절한 가구와 비품을 갖추고 휴게시설을 쾌적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결국 방법이 없어서 아니라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선제적으로 조성한 경기도 ‘노동자쉼터’가 재조명 받고 있다. 경기도가 청소노동자와 경비원, 이동노동자 등 ‘노동자쉼터’를 선제적으로 조성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해 경기도와 도 산하 공공기관 청소원과 방호원 등 현장 노동자의 근무환경 개선을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도는 지난해 10월 옥상이나 지하, 당직실에 있던 휴게공간을 지상으로 옮기고, 오래된 냉장고나 TV 등 집기류를 새 것으로 교체했다. 또 경기도 건설본부는 2020년 12월 완공예정인 광교 신청사 내 청사 노동자 휴게공간을 당초 설계면적(95.94㎡) 대비 4.7배 늘어난 449.59㎡로 확대했다.
또 도는 지난 4월부터 새행에 들어간 ‘경기도시공사 시행 공공주택 내 관리용역원 휴게공간 확충방안’에 따라 경기도시공사에서 시행 중인 33개 공동주택(아파트) 단지에 관리용역원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경기도시공사가 시행하거나 계획 중인 아파트는 현재 경기도에 24개 단지 1만6414세대와 준공 후 입주가 끝난 9개 단지 3444세대가 있다. 도는 33개 전체 단지 지상 층에 관리용역원 휴게공간을 설치할 방침이다.

냉·난방 시설은 현재 13개 단지만 설치돼 있어 나머지 20개 단지에 추가, 33개 모든 단지에 갖추도록 했다. 샤워시설은 설치공간이 부족하거나 소규모인 19개 단지를 제외하고 14개 단지에 설치한다. 현재는 3개 단지에만 설치돼 있어 앞으로 11개 단지에 추가 설치된다.
그러나 이번 노동자 사망사례처럼 많은 청소노동자의 건강은 온도·분진 등 주변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만 현재 현행법은 단순 권고뿐이다. 사업주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혜선 가톨릭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하주차장 옆에 마련된 휴게실은 호흡기로 매연 등 유해인자가 인체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소노동자들의 경우 고령인 경우가 많은데 너무 덥거나 추울 때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가급적이면 온도 등을 고용부 기준에 맞추고 환기가 잘되도록 지하실에는 휴게실을 만들지 않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경기=김동우 기자 bosun199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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