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들이 이제 누명 벗게 됐다".. 울먹인 김용균 어머니

김종훈 입력 2019.08.1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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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김용균 특조위, 진상조사 결과 발표.. "김용균씨 작업, 작업 지침서에 있는 내용"

[오마이뉴스 김종훈 기자]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결과 보고장에서 용균씨 어머니 김미숙 씨가 직접 참여해 발표 결과를 듣고 있다.
ⓒ 김종훈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에서) 조사를 해서, 우리 용균이가 자기 잘못으로 죽은 게 아니라 사회적인 구조 때문에 죽은 거라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회사가 우리 아들이 잘못해서 죽은 거라고 몰아갔는데, 증거가 없어서 걱정이 되고 억울함만 컸다. 그런데 이제는 (진상조사 결과 발표로) 확실하게 누명을 벗게 됐다."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특조위의 진상조사 결과 발표를 현장에서 들은 뒤 울먹이며 한 말이다.
 
19일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3층 브리핑룸에서 지난 4개월 동안 진행한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조위는 이 자리에서 "고 김용균씨 사고의 핵심 원인은 발전 5사의 발전정비 사업 외주화와 민영화에 따른 원·하청의 책임 회피와 하청 노동자에게 위험이 집중된 구조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면서 특조위는 "원청 및 하청은 모두 안전 비용 지출이나 안전 시스템 구축에는 무관심했다. 김용균씨 사망사고가 발생하기 전 석탄 운반용 컨베이어 설비 개선이 논의됐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설비 개선이 무시된 것은 원·하청의 책임 회피 구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특조위 결과 보고에 따르면, 원청인 서부발전은 김용균씨 등 하청 노동자의 작업에 대해 실질적인 지휘 및 감독을 하면서도 하청 소속이라는 이유로 안전에 책임을 지지 않았다. 김용균씨가 소속됐던 한국발전기술 역시 위험을 내재한 설비에 대해 '자사 것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방치했다.
 
"김용균은 작업지시를 다 지켜서 죽었다"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결과 보고장에서 권영국 위원이 발표를 하고 있다.
ⓒ 김종훈
 
특조위에서 간사를 맡은 권영국 특조위원은 연단에 올라 "컨베이어벨트 가동 중에도 낙탄처리를 하도록 절차화 돼 있었다"면서 "김용균씨는 작업지시를 다 지키다 죽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위원은 고 김용균씨가 소속된 한국발전기술의 작업지침서를 화면에 띄우며 "처음에 사고가 났을 때 서부발전은 매뉴얼에 없는 사항이라면서 마치 (김용균) 개인이 근무수칙을 위반한 것처럼 말했는데, (조사 결과) 원청인 서부발전에 석탄취급설비 낙탄 처리를 일일보고하도록 돼 있었다. 김용균씨의 작업은 모두 작업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위원은 "김용균씨의 월급은 원래라면 446만 원이 돼야 하는데 212만 원을 받았다"면서 "하청업체에서는 노무비의 절반을 가져갔다. 협력사(하청)는 부당한 이익을 늘렸고, 발전사(원청)는 전력산업의 공공성을 훼손했다. 결국 외주화가 작업현장에서의 위험을 대폭 증폭시켰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권 위원은 "설문조사 과정에서 모범답안이 만들어져 돌았고, 설문조사에 개입한 흔적이 나왔으며 면접조사 내용이 단톡방에 게시됐고, 직원의 출장 등 설문지 대리작성 의심 건도 확인됐다"면서 특조위 조사과정에서 원·하청 차원의 집단적인 조사 방해 행위가 이뤄졌음을 알렸다.
 
"조사방해에 대해서 감사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산업부와 고용노동부가 감사팀을 구성해 한 달 이상 발전사와 협력업체에 대한 조사를 했다. 지금은 꽤 구체적인 조사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
 
"위원회 권고사항, 정부시책으로 반영돼야"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김지형 위원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김종훈
권 위원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김지형 특조위 위원장은 "발전사의 경상 정비 및 연료·환경 설비 운전 업무의 민영화와 외주화를 철회해야 한다"면서 "특히 운전 업무에 대해서는 발전 5개사가 해당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 운영할 것을 권고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워장은 "안전기술 분야와 법·제도 개선 분야에서도 놀라운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산업재해 비율은 전력산업의 구조개편 시기에 급격히 증가했다. 하청인 협력사의 사고 및 중독 위험은 원청인 발전사의 5~6배를 넘는다. 원하청의 관계가 안전의 위험요인으로 직접 작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김 위원장은 "발전소 안에는 다양한 1급 발암물질 등 고독성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노출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건강관리 위험요소에 대한 인식·관리시스템 등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노동안전보건 활동에 대한 노동자 참여권 보장 방안 마련, 컨베이어벨트 등 시설설비 개선 등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법·제도 개선 분야 권고 사항으로 김 위원장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산업안전보건법령 개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마련해야 한다"면서 "정부의 산업안전보건 관리감독을 위한 인력·조직체계 및 운영상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전문성·독립성 향상 방안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특조위는 이날 결과보고를 마치며 "권고안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확인과 점검이 필요하다"라면서 '이행점검위원회의 설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특조위는 지난 4월 국무총리 소속 기구로 출범해 4개월여 동안 고 김용균씨 사망사고 진상조사를 포함해 전국 12개 화력발전소의 안전보건 실태 등을 조사했다. 특조위는 9월 말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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