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던 조국 맞나" "솔직히 재수없다" 2030세대 등돌린다
“내가 알던 조국이 아냐.”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조 후보자의 지지층으로 분류됐던 20·30대 사이에서 도는 말이다. 조 후보자가 과거 서울대 교수 시절에 썼던 책, 언론 기고·인터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과는 상반된 내용의 의혹과 논란이 잇따라 보도되면서 “높은 도덕성과 언행일치를 강조해 온 386 진보 인사도 결국 50대 기득권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다.
◇“좋아했던 교수님의 이중성”=서울 여의도에서 일하는 이모(28)씨는 “자유한국당은 대놓고 구리고, 더불어민주당은 뒤로 구리다는 걸 증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회계사인 이씨는 “개인이 얼마를 투자했든 문제가 될 건 없어 보인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조 후보자에게 이중적인 모습이 보이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대학 시절 진보주의자를 자처했던 그는 “도덕적 우월성이란 가치를 가진 진보가 예전에는 멋있어 보였다. 그런데 막상 검증에 들어가니 내가 좋아했던 교수님과는 다른 모습이 드러나 실망스럽다”고 한숨을 쉬었다.
◇“낙마 안 되지만, 솔직히 재수 없어요”=각종 의혹 제기에도 조 후보자를 적극 옹호하고 있는 민주당 안에서도 젊은 보좌진들 사이에선 조용히 조 후보자에 대한 반감(反感) 기류가 흐르고 있다. 한 초선의원 보좌진인 A(31)씨는 “자기는 좋은 것 다 가졌으면서, 남은 가지면 안 된다고 하는 모습은 솔직히 재수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진보라고 하는 이들이 깨끗한 이미지를 내세우는데, 왜 자기가 비판하던 것을 똑같이 갖고 있는지, 그래도 괜찮은 것인지 의아스럽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가 2014년 자신의 저서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에 “특목고, 자사고, 국제고 등은 원래 취지에 따라 운영되도록 철저히 규제해야 한다”며 비판적 의견을 밝힌 점을 지적하면서다. C씨는 “조 후보자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실천적 지식인이었다. 그런데 최근 조 후보자와 그의 가족에 제기되는 여러 논란이 사실이라면, 이 정부 모토와는 달리 ‘기회는 불평등했고, 과정도 불공정’했던 것”이라며 “결국 정의롭지 못한 결과로 이어질까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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