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조수석 '슬쩍' 넘어가 놓고..음주단속 버티다 '참사'

이기주 2019. 8. 2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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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20대 비정규직 고속도로 순찰 대원들의 목숨을 앗아간 교통사고 소식, 오늘도 이어가겠습니다.

이 두 젊은이가 새벽시간 위험천만한 고속도로 갓길에서 한시간 이나 대기를 해야 했던건, 애초에 출동하게 된 어느 차량의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했는지 안했는지, 경찰과 계속해서 승강이를 벌이느라 자리를 떠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저희가 입수한 고속도로 CCTV 영상을 보면, 해당 운전자가 술에 취해서 조수석으로 자리만 옮기는게 확인됩니다.

경찰이 이 화면만 일찍 확인했더라면.

먼저 이기주기자의 단독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숨진 고속도로 순찰원들이 현장에 도착한 직후 찍은 사진입니다.

흰옷을 입은 한 남성이 조수석에 앉아 있고, 운전석은 비어 있습니다.

차량 왼쪽 타이어는 이미 어디에선가 부딪힌 듯 완전히 파손됐습니다.

출동한 경찰은 이 남성을 운전자로 의심하고 실랑이 끝에 겨우 음주측정을 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27%.

하지만 이 남성은 자신은 결코, 운전대를 잡지 않았다고 둘러댔습니다.

[김영태/인천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장] "대리기사가 데리고 왔다는 거예요. 그런데 자기는 잠이 들었기 때문에 오는 과정이 기억 안 난대요. 그럼 대리기사 전화번호를 달라 그러니까 친구가 (대리기사를) 불러줬다는 거죠. 그 친구의 전화번호도 연락이 안 되고…"

남성이 음주운전을 완강히 부인하자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일일이 확인하느라 또 시간을 지체했습니다.

그 좁은 갓길에서 시간을 허비하다가 트레일러가 덮치는 참혹한 사고가 발생한 겁니다.

그런데 이 남성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MBC가 단독 입수한 당시 고속도로 CCTV 영상입니다.

이 카니발 차량이 비상등을 켠 채 속도를 줄이며 갓길로 들어섭니다.

3분쯤 뒤, 흰옷을 입은 남성이 운전석에서 내린 뒤 차 뒤편에서 잠시 서성이다 슬그머니 조수석으로 들어가 앉습니다.

운전한 적이 없다며 경찰에 변명을 늘어놓던 사진 속 바로 그 남성입니다.

[김영태/ 인천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장] "CCTV 있는지 확인해봐야겠다 해서 그 영상으로 특정을 한 거죠. 운전석에서 내리는 걸 보고 특정한 거죠."

유족들은 해당 운전자와 경찰 모두에게 분통을 터뜨립니다.

[고 허용원 씨 유족] "(경찰이) 단순 음주운전자를 하나 처리하는데 한 시간씩이나 갔고요. 얘들(숨진 순찰대원)은 음주운전자를 경찰관에게 신고해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죽은 거예요."

검찰로 송치된 이 카니발 운전자에게 실제로 적용된 혐의는 오직 '음주운전' 뿐이었습니다.

혐의를 부인하며 현장 조치를 지연시키다 발생한 참사의 책임은 묻지 못한 셈입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취재: 김두영, 이지호 / 영상편집: 유다혜)

이기주 기자 (kijule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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