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 2백 채 싹쓸이"..취득 신고는 '0'건

임소정 2019. 8. 2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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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말레이시아 '조호바루'라는 곳이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인기를 끌기 시작한 휴양 도시인데요.

그런데 몇년전부터 우리나라 고소득층 투자자들이 이 동네에 몰려가서, 세금을 피하려고 신고도 하지 않고 부동산을 사들이다가 적발됐습니다.

임소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부산의 한 호텔, 한 부동산 분양업체가 최근 말레이시아 주택 가격이 2배 넘게 올랐다며 투자를 권합니다.

특히 최남단 휴양도시 '조호바루'를 콕 집어 상가와 고급주택들을 추천합니다.

[분양업체 관계자] "물가가 올라가는 수준보다도 훨씬 더 집값 상승률이 가파르신 걸 볼 수 있습니다."

말레이어로 새로운 보석이라는 뜻을 가진 '조호바루'는 다리만 하나 건너면 될 정도로 싱가포르와 가깝기도 해 관광객과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곳입니다.

이 업체를 통해 2015년 한 해 동안만 병원장이나 대기업 임원 등 146명의 고소득자가 200채, 천억 원이 넘는 부동산을 사들였습니다.

투자자들은 줄 서서 분양받았다는 카톡 글까지 주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해외부동산 취득신고를 한 경우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외국 부동산을 살 때는 은행에 신고하고 구입대금을 송금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국세청 등에 통보돼 세금을 부과받기 때문에 이를 피하려고 몰래 한 겁니다.

대신 부동산 구입대금은 은행송금이 아니라 국내에서 부동산업자에게 지불하는, 이른바 환치기 수법을 썼습니다.

심지어 말레이시아에서 건설사업을 하는 국내업체와 짜고, 현지에서 일하는 한국 근로자들의 국내 급여통장에 부동산구입대금을 입금하면 업체가 말레이시아에서 인출하는 수법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범희/서울세관 조사관] "해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득에 대해 보고서 제출해야 하고, 현지에서 부동산을 양도시에도 양도세를 납부하여야 되는…"

부동산 구입자들 중 일부는 자녀 이름으로 계약해 증여세를 탈루하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세청은 최근 국내 부동산 투자 가치가 하락하는 가운데 동남아에 이른바 '몰래 투자'를 하는 국내 고소득자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단속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 임정환 / 영상편집 : 김관순)

임소정 기자 (wit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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