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법 "공무원 복지포인트, 통상임금 아냐"..파기환송(종합)

이혜원 입력 2019.08.2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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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복지제도..근기법 임금 아냐"
"연초 일괄 지급에 양도 안 돼" 지적
1·2심은 "고정지급" 통상임금 인정
20여건 복지포인트 소송 영향 줄 듯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공기업 직원이나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복지포인트는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2일 서울의료원 근로자 548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등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복지포인트는 선택적 복지제도일 뿐, 근로기준법상 '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근로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 봉급, 그 밖의 금품"이라며 "같은 법 시행령에선 통상임금을 근로에 대해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한 금액으로 규정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복지포인트 전제가 되는 선택적 복지제도는 근로복지기본법에서 정한 제도"라며 "해당 법령은 근로복지 개념에서 임금을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법에 따라 복지포인트는 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선택적 복지제도는 근로자의 임금 상승이나 보전이 아닌, 복리후생제도 관련 근로자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비임금성 기업복지 제도로 실질을 갖추기 위해 형식과 내용을 변화시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복지포인트 운영 방식을 봐도 임금 성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복지포인트는 여행·건강관리·문화생활 등으로 사용 용도가 제한됐고, 통상 1년 내 미사용한 포인트는 소멸하고 양도도 안 됐다"며 "임금이라고 보기엔 적절치 않은 특성"이라고 꼬집었다.

또 "복지포인트는 근로 제공과 무관하게 매년 초 일괄 배정됐는데, 한국 노사 현실에서 이런 형태의 임금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며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도 복지포인트를 보수나 임금으로 명시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상옥·박정화·김선수·김상환 대법관은 복지포인트도 근로기준법상 임금이며,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관들은 "계속적·정기적으로 배정되고, 단협이나 취업규칙상 배정 의무가 있는 복지포인트는 근로 대가로 봐야 한다"며 "사용 용도에 제한이 있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통화로 지급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또 "복지포인트가 임금에 해당하는지는 근로기준법 관점에서 실질에 비춰 임금으로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지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며 "선택적 복지제도 도입 경과와 운용 실태에 비춰서도 임금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다수의견은 이같은 반대의견을 받아들일 경우 발생할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대법원은 "복지포인트가 배정됐다는 것만으로 임금 지급이 이뤄진다고 보는 건 부당하다"며 "근로기준법 임금 지급 원칙 취지와도 안 맞고, 선택적 복지제도 활성화에 사실상 장애가 되는 문제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재형 대법관은 별개의견을 통해 "복지포인트 배정부터 사용 과정을 임금 지급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다만 실제 사용된 복지포인트만큼만 임금 지급이 최종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의료원은 2008년부터 직원들에게 온라인이나 가맹업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복지포인트를 근속연수에 따라 매년 지급해왔다.

일종의 선택적 복지제도로, 복지포인트 한도 내 사전 설계된 복리후생 항목 중 원하는 물품 구입 등에 사용할 수 있었다. 다만 매년 12월20일까지 사용하지 못한 포인트는 소멸됐으며, 타인 양도도 불가했다.

의료원은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전제로 수당 등을 지급해왔으며, 직원들은 복지포인트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2010년 1월부터 3년간 수당을 다시 산정해 지급해달라는 취지의 이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은 "모든 직원에게 균등히 일정 복지포인트를 배정했고, 직원들은 포인트로 자유롭게 물건 등을 구입했다"며 "소정 근로의 대가이며,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이라며 통상임금 성격을 인정했다.

2심도 "휴직자·퇴직자를 포함해 해당 연도에 근무한 모든 근로자에게 복지포인트를 지급했고, 사용 용도에 제한이 있긴 하지만 의료원이 사전 설계한 복지항목 업종에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이 복지포인트의 통상임금 성격에 대해 판단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 관련 사건 20여건 및 하급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단협이나 취업규칙 등에 근거해 복지포인트를 계속적·정기적으로 배정했다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상 임금 및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라며 "하급심에서 엇갈렸던 쟁점을 정리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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