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글중심] '시체 관람'만 공연매너?..배우 손석구 '관크' 논란

2019. 8. 2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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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석구. [뉴시스]
‘공연 덕후’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뭘까요. 덥거나 추운 공연장? 값비싼 관람료?….
아마도 ‘관크’가 아닐까 싶습니다. 관크는 ‘관객 크리티컬’을 줄인 신조어인데 부적절한 공연 관람 매너를 말합니다. 옆에 있는 관객이 잡담 등 매너없는 행동을 하면 연극이나 뮤지컬 등 공연의 재미가 반감되고 즐거움을 빼앗긴다는 것이죠. 특히 공연장을 자주 찾아 피해를 본 경험이 있는 덕후들에겐 혐오스러운 일이겠죠.

그런데 그 ‘관크’의 가해자로 한 배우가 지목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배우 손석구(37)씨는 지난 15일 동료가 출연한 연극을 관람하면서 '관크'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았는데요, 당시 공연장에 있었던 일부 관람객이 “손씨가 공연 중 일행과 웃고 떠들었다”는 등의 주장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손씨가 SNS에서 반박하면서 ‘관람 문화’ 논쟁으로 확산됐습니다.

손씨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관객의) 그릇된 주인의식과 변질된 공연관람 문화가 오해를 넘어 거짓을 만드는 상황이 당황스럽다.” ‘관크’를 저지르지 않았고,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관객의 경직된 관람 태도가 문제라는 취지입니다.

손씨의 주장에 찬반이 엇갈립니다. 찬성하는 쪽은 너무 진지하고 경직된 소위 '시체관람' 만을 강요하는 폐쇄적 문화 때문에 연극을 편히 즐길 수 없다고 손씨의 말에 동조합니다. 관객이 자유롭게 울고 웃는 브로드웨이 등 외국의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고도 합니다.

반대편에선 “조용히 공연에 집중하고 싶은 관객들을 배려해야 한다”며 반발합니다. 기본적인 관람 매너를 이야기하는데 미국 등 외국 문화가 무조건 옳다는 식의 사대주의적 시각으로 접근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딱히 시비를 가리기 어려워 보이는 상황에서 개선책을 제안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한 네티즌은 “(손씨가) 무례했다는 것도, 무례하지 않았다는 것도 어찌 보면 주관적”이라며 “즐기자고 보는 공연, 이 기회에 서로 조금씩 양보해 연극 관람의 문턱을 낮추자”고 주장했습니다. '연극 덕후’라는 밝힌 한 네티즌은 “우리나라 소극장 대부분의 좌석 앞뒤 간격이 너무 좁고, 조금만 뒤로 가면 배우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며 근본적인 관람 환경의 문제점을 꼬집었습니다. e글중심이 다양한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 어제의 e글중심 ▷ 조국 불똥,386 이중성 논란으로…"비참한 최후 맞을 것"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 #트위터



관람 문화가 편해지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현재 극장은 작은 소리에도 배우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구조로 되어있고, 연극은 조금 뒷자리만 앉아도 제대로 듣지 못한다고 토로하는 사람들이 널려있죠. 앞으로 숙여서는 안 되는 건, 바로 극장 단차가 허리를 세우고 앉아도 무대가 가리기 때문입니다. 극장 관계자, 제작사는 이런 문제에도 일단 앞쪽에 앉으면 좀 덜 시끄러우니 전진할 수 밖에 없는 관객들의 심리를 이용해, 좌석등급은 제멋대로 매기는 상황에서 관객들이 할 수 있는 건 뭘까요? 지금까지 관객들이 이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을까요? 아뇨. 지적했지만 관계자들은 듣지 않았죠. 그저 무대 위에 올리면 다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같은 값을 주고 목이 아플 걸 빤히 알면서도 앞 열로 전진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관크를 싫어하는 건, 단순히 거슬려서가 아니라. 누군가 구조에 대한 불편함을 계속해서 묵인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관객들한테는 관극이 취미고, 일상의 탈출구인데 여기까지 와서 낯선 사람들한테 너 왜 그러냐고 지적하고 싶겠어요? 여기까지 쓰면 그건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극장 구조 그러니까 사(死)석 처리할 곳 사석 처리 제대로 하고, 지하에 파묻혀서 배우 발만 보이는 1열과 2열은 가격을 내리거나 아니면 팔지 않아야 정상입니다. 객석 고려 안하고 무대 세우고 무조건 1열부터 높은 등급 받잖아요. 최소한의 노력도 안 하면서 할 수 없는 문제라고 하고, 이로 인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문제들은 관객들 책임이고, 언제까지 그럴 겁니까."
ID '진다 (@jinhan_kanjari)'

■ #다음



연극하는 사람으로서 답답해서…연극은 리플레이가 없습니다.

"중요한 부분을 관객의 소음으로 놓치게 되면 120분까지 이르는 관극시간이 말 그대로 공염불이 됩니다. 핀 마이크도 없이 진행되는 소극장 공연에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곤 하죠. 사실 공연 보다가 짜증날 때도 많습니다. 마니아라고 규정해서 펜스를 만들게 아니라, 특히 요즘 성행하는 소극장 연극의 특성을 한 번만 생각해보면 서로 이해할 만한 일. 상황에 걸맞는 행위가 매너 아닌가요?"

ID '노마드66'

■ #다음



관객들 일부는 연극을 보는 게 무슨 특권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더러 있음.

"오페라 관람하는 격식있고 교양있는 그런 사람들이 된 것처럼. 연극은 대중문화지 특권층이 누리는 게 아니다. 물론 저 배우가 도를 넘는 행동을 했다면 당연히 비판받아야 하지만 사소한 행동 하나까지 지적한다면 누가 연극보러 갈까 싶네. 지금처럼 계속 비주류 문화로 그들만의 리그를 하고 싶은 건지."
ID '우유빙수' 」

■ #다음



공연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이야기 해보자면
"유연한 관객이 공연에 더 도움이 된다. 너무 진지하고 경직된 자세로 작품을 보면 작은 유머에조차 가볍게 웃지 못한다. 무대는 관객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배우와 관객의 호흡은 광장히 중요하고 반응에 따라 작품 집중력이 달라지기도 한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하기도 하지만 그 또한 색다른 즐거움이고 새로운 발견이다. 꼭 작품이 의도한 바 대로 보다 각자의 느낌으로 즐기기를 바란다. 정말 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ID '프리지아' 」

■ #네이버



연극도 해 본 적이 있다는 분이
"그것도 지인이 하는 조용한 분위기의 극을 보러 가서 많은 사람들이 불편했다고 하면 '나도 모르게 한 행동이 피해를 끼친 게 있나보다' 돌아보고 동료에게도 미안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네요.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데 손석구씨의 대응이 좀 아쉽네요. 시체처럼 숨도 쉬지 말라는 게 시체관극이 아니라 최소한 안내하는 멘트만 잘 듣고 지켜 줬어도 좋았을 텐데. 조용한 영화보러 갔는데 옆에서 웃고 대화하고 그럼 짜증나는 거랑 같은 이치죠"
ID 'repertoire16'

■ #다음



다수가 조용할 때 혼자 들뜬다고 부리는 소란은

"공연을 감상하는 그 주위 사람에게는 민폐일 수 있지 않나. 극의 분위기에 방해 되는 소란에 불편했다고 말하는 거지 개인적 감정을 표현하지 말자는 말이 아니지 않나. 본인 연극에서 침울하고 가라앉은 분위기에 웃으며 같이 온 동료들이랑 소곤소곤대며 주위 불편하게 하는 관객들 보면 뭐라 할지..."
ID '가화만사성' 」

■ #페이스북



연극의 3대 요소 중 하나가 관객인 이유는

" ‘일관된’ 반응 요구하기 때문이 아니다. 같은 연극이 매번 다른 관객의 다른 반응을 만나며 비로소 극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어쩐 일인지 여기저기서 완장찬 사람이 나와 틀림과 다름을 구분하지 못하고 마녀사냥하는 게 유행이 되어버린 지금이 안타까운 때 연예인으로써 잃을 것을 감수하고 그가 보인 용기가 귀하다. 아 물론 그는 ‘돈’ 이 있으니 ‘만용’을 부린다는 반박이 가능할 수도... 어쨌든 좋네.'

ID '권희' 」

김혜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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