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역에 납품되는 후쿠시마 딸기 괜찮을까? [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부지에는 딸기 재배에 알맞은 온도, 수분 등을 컴퓨터가 제어하는 최신시설을 갖춰 연간재배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을은 올해 10t 출하를 예정하지만 점차 생산을 늘려 연간 출하량 100t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마을은 올해만 약 10t을 출하할 예정이지만 방사성 물질을 검사하는 기기는 단 두 대뿐이다. 마을은 딸기 출하 전 샘플을 채취해 검사를 진행하는데 측정된 방사선량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방사선 피폭 안전 기준치를 0.23μ㏜/h로 잡고 있다. 이는 0.23μ㏜/h 이하가 안전하다는 뜻이 아닌 오염 정도를 0.23 선을 유지하거나 더 낮추겠다는 말이다.
이와관련 SBS ‘사실은’ 코너에 따르면 0.23이 안전 기준으로 제시된 건 일반인의 연간 피폭 선량한도 1m㏜를 365로 나눈 결과다. 연간 피폭 선량한도인 1m㏜를 365일로 나눈 뒤 다시 24시간으로 나누면 1시간당 피폭 선량한도가 0.23이 나온다.
이 공간 방사선량은 시간당으로 누적된다. 예를 들어 0.5μ㏜/h라면 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100시간 머문다고 가정하면 0.1m㏜의 방사선에 피폭된다.
22일 일본 ‘후쿠시마현방사능측정맵’를 찾아보니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서쪽으로 약 3km 떨어진 후타바쵸의 한 측정소에서 시간당 8.04μSv의 방사선이 측정됐다. 100m㏜ 이하라 ‘괜찮다’고 볼 수 있겠지만 이 지역은 앞서 오쿠마 마치와 함께 피난 지시가 유지되는 곳이다.
방사능 오염과 관련 “안전하다”, “잘 통제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일본 정부조차 위험을 강조하며 출입을 제한하는 곳으로, 후쿠시마현 측은 ‘방사선량이 매우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바리케이드 등 물리적 방호 조치를 실시하는 지역’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오쿠마 마치에서 출하된 딸기는 피난 지시가 해제된 곳에서 재배됐다. 피난 지시가 내려진 곳에는 사람이 출입할 수 없을뿐더러 방사선량이 매우 높아 피폭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사람이 먹는 농수산물 재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방사선량이 낮은 곳이면 괜찮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 오쿠마 마치에서 조사·발표한 ‘공간 방사선량 간이 측정 결과’를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가장 최신자료인 지난 3월 7일 측정한 값을 보면 특정 지역에서 방사선량이 줄어들 기도하고,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었는데 현 당국은 “원인은 모르겠다”면서도 “여름철은 기온이 높고 겨울철에는 기온이 낮은 지점에서 방사선량이 변동하는 경향을 보이는 거 같다”며 “방사선량이 감소한 곳도 비바람 등에 씻겨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말을 쉽게 풀어보면 현재 방사선량이 적게 측정됐더라도 다음번 측정에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마을이 수확한 딸기는 일본 전역의 케이크 공장이나 가공식품 공장 등에 납품돼 일본 시민들의 간식거리가 된다. ‘100m㏜ 이하 저선량 환경에서도 피폭량이 많으면 위험도 커진다’는 견해가 있다. 다만 ‘저선량’에 대한 정확한 기준과 어떠한 위험이 따르는지는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어 선택은 소비자 몫으로 남는다.
일본 여행 중 딸기가 든 음식을 먹을 때 잠시 생각해보면 좋겠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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