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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촛불 "정치색 안돼"..과거 한국당 당직자 배제(종합)

유경선 기자 입력 2019.08.22. 18:29 수정 2019.08.22. 18:58
서울대 "피켓 문구·복장 검열·태극기 거절..학생사회 중심"
이화여대 '정유라 시위' 때도 정치색 배제.."정치개념 변해"
© News1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54)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딸 조모씨(28)의 진학 문제 등 각종 의혹들이 불거지자 조 후보자와 조씨의 모교인 서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학생들은 23일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두 학교 학생들은 이번 촛불집회에 정치적 색채를 띤 진영이 동참할 경우 '진상규명 촉구'라는 집회의 취지가 흐려질 것이라며 반감과 우려를 드러냈다.

이들은 촛불집회 동안 조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을 규탄하는 데만 집중하자며, 집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은 철저하게 배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려대에서는 촛불집회 집행부를 꾸리는 과정에서 정치색을 빼기 위해 정당 활동 경력이 있는 사람을 배제하기도 했다.

여기에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2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려대에서 열리는 촛불집회를 지지한다며 "민족 고대 촛불집회 연다. 연대 출신인 나도 간다"고 적자 야권이나 우리공화당 등 태극기집회 진영이 집회에 동참해선 안 된다는 경각심이 커졌다.

양쪽 촛불집회 주최 측에서는 집회에서 다루는 사안을 조 후보자와 조씨에 대한 문제제기로 좁히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집회 당일 피켓 문구나 복장 등을 점검하는 방법으로 정치색을 배제하겠다는 방침이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 News1

◇고려대 "집회 주제는 '입학과정 진상규명'…주체는 학생사회다"

촛불집회는 20일 오후 고려대에서 처음으로 제안됐다. 이후 최초 제안자는 '법무부 주관의 변호사시험에 응시해야 하는 로스쿨생'이라며 집회 주도가 부담스러워졌다고 물러났지만 22일 새로 꾸려진 집행부가 개최 논의를 이어받았다.

최초 제안자가 물러난 이후 자신을 13학번이라고 밝힌 A씨가 바통을 이어받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그가 과거에 한국당 당적을 가지고 있었고 당 청년 부대변인으로 내정됐던 인사였다고 알려지며 집회를 주도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A씨는 행사를 주최하겠다고 한 지 1시간여 만에 자신의 경력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집회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한국당 소속이 아니라며 탈당증명서를 게시하기도 했다.

23일 오후 6시에 고려대 중앙광장에서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집행부에서는 "우리 집회의 주제는 '조 후보자 딸의 고려대 입학과정에 대한 진상규명 촉구'이고, 집회 대상은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 인재발굴처(전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 입학처)'"라고 못박았다.

학생들은 집회에 정치인과 외부인의 출입을 막거나 집회 문구를 검열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집행부에 촉구하고 있다.

고려대 재학생 커뮤니티인 '고파스'에는 자신을 졸업생이라고 밝힌 한 이용자가 "보수에서는 기회로 노려 탑승하려 할 것이고, 진보에서는 우리를 '일베'로 몰아넣으려 할 것"이라며 "유튜브 등으로 실시간 동영상을 스트리밍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고 제안했다. 정치세력이 아닌 일반 학생들이 모여 집회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제안이다.

다른 이용자도 "우리 학교에서 발생한 부정입학 의혹에 대해 학교 측이 진상규명을 하게 하는 게 주요 목적이고, 해명을 요구하는 주체는 학생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이용자는 "집회 중에 발언할 내용을 하나로 정리해야 하고, 사전에 학우들에게 동의받지 않은 개별 발언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외부 참가자의 돌발 발언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는 무대응과 침묵으로 우리의 의견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등 대응방법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촛불집회 집행부가 22일 발표한 공식 이미지 © News1

◇서울대 "집회 문구 합리적이어야…태극기·정치유튜버 거절"

서울대 학생들도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 페이스북 페이지를 21일 개설하고 집회를 열겠다고 밝힌 상태다.

23일 오후 8시30분 서울대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하는 주최 측에서는 22일 공지를 통해 "조 후보자에게 제시된 의혹 외에 정권 및 정책 관련 내용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공지했다.

집회 문구를 꼼꼼하게 검열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주최 측은 "집회 문구의 경우 조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 중 현재까지 언론 등을 통해 합리적인 증거가 제시된 사안으로 한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대는 정치인과 정치 관련 유튜버 참여를 정중히 거절하겠다"며 "태극기를 포함해 정당명·정치 유관단체의 이름 또는 이를 연상시키는 문구·그림 등이 있는 피켓을 들거나 그런 의상을 입은 참가자도 거절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대 촛불집회 안내 이미지 © News1

◇이화여대 '정유라 시위'에서도 기존 정치색 배제…"정치개념 변했다"

2016년 정유라씨의 부정입학 건과 관련해 시위가 일었던 이화여대에서도 당시 학생들은 세월호 사건을 상징하는 '노란 리본'이나 페미니즘을 암시하는 배지·복장 등의 착용을 금지하는 등 정치색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당시 이화여대 학생들은 마스크와 모자만을 착용한 채 특별한 정체성을 띠지 않은 개인들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이전 학생사회에서 열렸던 시위와는 차이가 생기기 시작한 지점이다.

이번 촛불집회에서도 정치색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이는 것과 관련해 이택광 경희대학교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기존의 정치는 특정 정치세력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 이제는 정치의 개념이 이해관계를 표출하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들은 정당하게 노력해서 대학에 들어온 데 반해 조 후보자의 딸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는 데서 오는 불만이 크고, 사적 이해관계를 우선순위에 놓는 문화로 바뀌었다는 것"이라며 "기존의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는 것일 뿐 넓게 보면 이 역시 생활정치적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2016년 10월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본관앞에서 학생들이 가면을 쓴채 86일 동안의 본관 점거 해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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