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 美, 한일갈등 고조 우려 증대..적극 개입 나설까

2019. 8. 2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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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연장 설득 결과적으로 실패.."정보공유는 안보핵심" 우려
촉진자 넘어 적극 중재 나설지 주목..방위비·호르무즈 파병 압박 우려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한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한일갈등의 심화를 바라보는 미국의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북핵 협상, 중국과의 마찰 등 동북아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공조가 기본이 돼야 하지만 두 핵심 동맹인 한일 간 갈등이 진정되기는커녕, 더 심화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청,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정부는 한일간 '군사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GSOMIA)을 종료하기로 결정했으며 협정의 근거에 따라 연장 통보시한 내에 외교경로를 통하여 일본정부에 이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2019.8.22

미국 국방부는 2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의 서면질의에 대변인을 통해 양국이 이견해소를 위해 함께 협력하길 권장하고 신속히 이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미국과 일본, 한국이 연대와 우의로 함께 협력할 때 우리 모두는 더 강하고 동북아는 더 안전하다"며 한미일 공조를 강조했다.

또 "정보 공유는 공동의 안보 정책과 전략을 발전시키는 데 핵심"이라며 지소미아 불연장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직접 지소미아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불연장 결정에 대한 불만도 담은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다.

미국은 그동안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 대외 정책의 핵심 축 중 하나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공조체제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고 보고 지소미아 연장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최근 한국을 찾은 미 고위당국자들은 지소미아가 한미일 안보 협력에 상당히 기여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역시 한국시간으로 22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회동한 자리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미국은 지소미아 연장 여부가 한일 갈등의 심화와 진정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한국 측을 적극 설득했지만 결과적으로 통하지 않은 셈이 된 것이다.

미국은 지난달 29일 일본의 '백색국가 한국 배제' 결정을 앞두고 현상동결(스탠드스틸) 합의를 제안하고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까지 주선하는 등 일본의 전향적 태도를 간접적으로 압박했음에도 일본의 배제 결정 강행으로 빛이 바랬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촉진자 역할이 한일 모두로부터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한계를 드러낸 모양새가 됐다.

당장 뉴욕타임스는 "이 지역에서 미국의 존재감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보여주는 최신 증거"라고 평가했고,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번 결정이 미국의 동맹 네트워크를 약화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미국 입장에서 보면 동북아의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발생한 한미일 균열이라는 점에서 더욱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회동을 통해 북핵 실무협상 재개를 합의했지만 아직 구체적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이다.

또 무역 전쟁에서 촉발한 중국과의 갈등은 환율, 안보전쟁으로까지 비화하고, 러시아 역시 지난달부터 중국과 함께 군용기의 우리 방공식별구역 침범으로 이 지역 내 군사적 마찰을 빚은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결정은 안보협력 약화를 우려하는 미국에 실망감을 안겨줄 것 같다"고 분석했고, 블룸버그통신도 "미국이 지역안보 이니셔티브에 협력하도록 하는데 있어 직면한 장애물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도윤 제작] 일러스트

미국이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인해 더욱 깊어진 한일 갈등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

미국은 그동안 한일 갈등이 양국 간 역사적 마찰에 기반한 것이라는 태도를 보이며 어느 한쪽 편도 들지 않고 깊이 관여하지 않는 일종의 중립적 태도를 보였다.

양측이 협의할 수 있도록 대화의 장을 만드는 촉진자 역할을 하겠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며 적극 개입하는 중재자 역할에는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 역할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드러난 상황에서 미국이 기존의 태도를 유지할지, 아니면 좀더 적극적으로 개입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 담당 국장은 연합뉴스에 "지금 당장 필요한 일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일 외교 참사가 될 수 있는 것을 관리하기 위해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한일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파병 등 한국을 향한 압박을 높이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그동안 한국이 훨씬 더 많이 내기로 했다고 주장하며 방위비의 '대폭 증액'을 기정사실로 했으며, 미국은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항행의 자유'와 국제사회 협력을 거론하며 사실상 한국의 파병을 요청한 상황이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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