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키 데자키(영화 '주전장' 감독) "대한민국 '국민의 힘' 굉장히 훌륭하다"

이원형 입력 2019.08.23. 20:33 수정 2019.08.2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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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8월 23일 (금요일)

■ 대담 : 미키 데자키 영화 <주전장> 감독

■ 통역 : 변주경 국제회의 통역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키 데자키(영화 '주전장' 감독) "대한민국 '국민의 힘' 굉장히 훌륭하다"

◇ 스페셜 DJ 박지훈 변호사(이하 박지훈)> 일본계 미국인이 만든 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주전장>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고 있어요. 일본 극우 세력의 주장과 이에 반대하는 인물들의 주장이 마치 전쟁터처럼 오고 가는 영화, <주전장>의 미키 데자키 감독,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미키 데자키 영화 <주전장> 감독(이하 미키 데자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박지훈> 영화 <주전장>이 궁금한데요.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관객이 드물게 3만 명을 넘었어요. 혹시 이런 흥행을 예상했는지 궁금합니다.

◆ 미키 데자키> 아닙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 했고요. 쏟아진 관심에 저도 상당히 놀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벌어진 모든 일이 기쁘고, 또 보람이 됩니다.

◇ 박지훈> 혹시 일본에서도 인기가 많았나요?

◆ 미키 데자키> 네, 일본에서도 굉장히 반응이 좋았습니다. 저도 굉장히 놀랐는데요. 일본에서 금기시되던 주제를 다루는 영화가 이렇게 인기가 있을 수 있나 하고 놀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할 때는 일본에서도 여러 가지 불분명한 질문에 대한 정리가 있고, 그에 대한 답을 줄 수 있게 기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박지훈> 한국 개봉을 앞둔 시점에서 아베 정부가 경제 보복 조치, 무역 보복 조치를 내린 점, 이게 아마 영화 흥행에 큰 영향을 준 것 같은데, 혹시 아베 총리한테 감사하다는 말씀?

◆ 미키 데자키> 제가 아베 총리께 감사하다고까지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 사실 여러 가지 방편으로 저를 도와주신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찬성하지는 않지만, 한국에 대해서 무역 금지 조치도 있었고, 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저를 도와주신 것 같아요.

◇ 박지훈> 영화 관련해서 일본 내 반응을 들어봐야 하는데, 영화 개봉 이후에 인터뷰에 응한 극우 인사들로부터 고소 협박도 들으셨다고 들었어요. 또 정치인 말고 일반적 일본 시민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 미키 데자키> 시민들은 이 영화를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잘 몰랐던 부분을 알려주는 그런 것도 있었고요. 그리고 언론을 통해서만 들었던 이슈들에 대해서 극우가 아닌 다른 쪽의 정보를 알게 되어서 좋았다는 그런 반응이었습니다. 일본 분들도 굉장히 일본 정부가 했던 행동에 대해서도 놀라고 있고요. 특히나 아베 총리가 위안부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태도, 그리고 지금 한일관계를 가져가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박지훈> 영화 이야기로 들어가봐야 하는데, 영화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해줄 수 있는지요?

◆ 미키 데자키> 이 영화는요. 이 문제에 대해서 잘 몰랐던 일본계 미국인이 조금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나서 진실을 찾아 나선 과정을 담은 영화입니다. 그 내용들은 왜 극우파가 이런 사실을 집단기억, 일본의 집단기억에서 지우고자 하는가를 파고들고 있습니다.

◇ 박지훈> 일본계 미국인이 아마 감독님 본인을 말하는 것 같은데요?

◆ 미키 데자키> 네, 그렇습니다.

◇ 박지훈> <주전장>, 주요 전쟁터라는 얘긴데요. 위안부 문제를 전쟁터로 인식하게 된 계기, 궁금합니다.

◆ 미키 데자키> 사실 주전장이라는 것은 일본 극우파들이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 미국을 주전장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지은 제목입니다.

◇ 박지훈> 미국이 주요 전쟁터, 주전장이라고 말하는 건데, 그러니까 일본 극우들이 미국 여론을 우호적으로 돌려놓으면 세계 여론을 그쪽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이렇게 굳게 믿고, 또 그렇기 때문에 로비활동을 한다는 거죠?

◆ 미키 데자키> 네,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일본 극우파들의 중요한 목적은 어떤 일본에서 가지고 있는 역사관과 세계 여론이 일치하는 일관성을 추구하는 데 있습니다. 이들은 일본에서는 그러한 자기들의 역사관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러면 세계에서도 똑같은 역사관을 가져야만 일관성이 보존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 청년들이 영어를 하는 경우, 이들이 미국에 가거나 아니면 웹사이트를 찾아 보거나 했을 때 그들이 알고 있는 역사에 대한 사실이 찾아본 내용에서도 똑같이 나오게 된다면 그것이 세계 속에서나 아니면 일본 속에서 옳다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 박지훈> 그렇다면 진짜로 일본 극우파가 미국 현장에 가서 로비를 하는 게 영화에 담겨 있나요?

◆ 미키 데자키> 네, 그런 장면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극우파가 미국에 가서 그런 목적을 가진 이벤트 행사를 열고 하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 박지훈> 영화 보면 30명 넘는 사람에 대해서 인터뷰를 했는데, 특히 일본의 극우 세력들, 왜 이렇게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궁금하고요. 또 인터뷰를 직접 하셨는데, 느낀 점을 말씀해주십시오.

◆ 미키 데자키> 단순히 영화는 위안부만 다룬 것이 아니라 난징 대학살이라든지, 아니면 전쟁 시기에 있었던 여러 가지 잔혹한 사건들까지도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극우파들이 주장하고 싶은 것은 우리는 그런 것을 안 했다는 건데요. 일본은 명예를 숭상하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싸운 것이 전쟁을 했다면 그것은 평화를 위한 것이지, 그것이 세계를 정복하거나 그런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위안부 문제에 천착하는 이유는 한국의 행동가들이 굉장히 역사를 기억하고, 또 일본에 그런 압박을 주는 활동들을 굉장히 잘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이 벌어진 거죠.

◇ 박지훈> 취재 과정에서 일본회의를 얘기하셨어요. 일본회의 정체가 뭡니까?

◆ 미키 데자키> 일본회의는 정치인, 언론인, 사회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 기업인 등으로 구성된 집단입니다. 이들은 똑같은 목표를 추구하고 있고요. 헌법을 바꾸고자 노력하는 집단입니다. 그리고 일본 사회를 다시 한 번 천황 중심으로 재편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말한다면 전쟁 전에 일본의 이상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을 숭상하고 있습니다.

◇ 박지훈> 말씀하신 것처럼 아베 총리도 그렇고, 일본 내각에 많은 사람이 일본회의의 회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결국은 제국주의로의 회귀를 이야기하면서 국민의 불안을 이용하는 게 일본회의인데요. 이런 일본회의에 대한 우려와 걱정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 미키 데자키> 제가 걱정하는 것은 일본이 '파쇼'적인 형태로 회귀하지 않을까, 라는 것입니다. 사실 역사의 진실을 잘 모르고, 뭔가의 명분을 위해서 싸운 것은 사실 일본에 가장 부합하는 이익을 위한 활동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일본의 청년들이 군대를 가게 되고, 군인이 되고, 그리고 군을 나와서 PTSD를 겪는다든지, 그 여파로 자살을 한다거나 그럴 수도 있고요. 그런 걱정이 되기도 하고, 가장 큰 걱정은 일본회의 때문에 일본이 군국주의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 박지훈> 많은 일본 국민들이 역사에 대해서, 특히 젊은이들은 역사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특히 일본의 근대사라든지, 현대사 관련해서요.

◆ 미키 데자키> 그들은 사실 역사를 잘 모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위안부나 난징 학살에 대한 것이 교과서에 실려 있지 않다는 것이고요. 실제로 또 실려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문제들은 시험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굳이 배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 박지훈> 영화 속에 극우 인사들이 등장하는데, 몇 명이 속았다고 하면서 법적대응을 예고했었어요. 지금 소송이 진행 중인지 궁금해요.

◆ 미키 데자키> 지금 소송 초기 상태고요. 아직 진행된 것은 없습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속았다고 얘기를 하는데, 그 주장이 조금 말이 안 되는 게 그들 인터뷰한 게 영화로 공개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좋아하셨거든요.

◇ 박지훈> 미국은 왜 이 문제에 개입을 하나요? 어떻게 보십니까?

◆ 미키 데자키>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을 늘 동맹국으로 두고자 합니다. 일본은 그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을 빨리 극복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고요. 하지만 그러기에는 제대로 하지 못한 거죠. 그래서 지금 역사에 대한 사죄도 하지 못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이 이슈에 대한 해결안을 전혀 손에 쥐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 박지훈> 우리 대한민국 안에서도 이 위안부 문제를 일본 극우 시각과 똑같이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 사람들의 주장이 위안부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산업적 매춘이다, 이런 건데,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미키 데자키> 그 관점이 극우들의 주장과 매우 유사한 부분인데요. 물론 그렇게 자발적으로 매춘 활동을 하기 위해서 간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숫자는 굉장히 적고요. 왜냐하면 그 당시에 매춘부로 일을 했던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래서 위안부를 모집할 때 그 사람들 말고도 더 많은 여성들이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게 되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자발적인 매춘 행위였다는 이슈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매춘 행위를 했다고 하더라도 이 사람들이 노예 상태에서 잡혀 있었던 거거든요. 자발적으로 갔다고 하더라도 자발적으로 나올 수 없었던 상태였습니다. 잘 알려진 사실에 따르면 매춘부 일을 했던 일본 여성들이 위안부로 갔었다는 사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다 고갈되었을 때 새로운 사람들이 필요하잖아요. 그 과정에서 한국의 위안부가 생겨났고, 이분들은 애초에 매춘 행위를 했던 사람이 아닌 경우가 많았습니다. <댄서 도터>라고 하는 다큐멘터리가 있는데요. 거기에 보면 일본 군의관의 인터뷰가 나와 있습니다. 그 말에 따르면 그분이 100명의 위안부 후보자들은 검사했는데, 20명은 일본 매춘부였고, 80명은 한국 소녀들이었습니다.

◇ 박지훈> 그렇다면 영화 제작과정을 통해서 확인한 위안부의 진실, 어떻게 정리가 될 수 있을까요?

◆ 미키 데자키> 이슈가 굉장히 복잡합니다. 그러다 보니 다큐멘터리가 두 시간이나 가게 되었고요. 거기서 말하는 뉘앙스는 뭐가 옳다, 그르다의 흑백이 아닙니다. 제가 이 제작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국제법상 기준으로 봤을 때 많은 위안부들이 강압에 의해서 모집이 됐고, 또 노예 상태에 있었다는 겁니다.

◇ 박지훈> 네, 성적 노예라는 말씀이네요. 감독님이 故 김학순 할머니 인터뷰를 영화 엔딩으로 했는데,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를 처음 증언한 사람인데요. 그 이유가 어떤가요?

◆ 미키 데자키> 위안부 할머니의 장면이 나오는 부분이 두 장면이 있는데요. 영화 시작과 영화의 끝입니다. 그랬던 것은 그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제가 강조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영화를 그렇게 구성하게 된 이유가 지금 현재 이슈를 다루고 있는 모습이 들어있기 때문인데, 무슨 말인가 하면 지금 이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제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조명되지 않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저 역시도 두 시간 동안 굉장히 많은 의견들을 다루고 있지만, 영화의 시작이 목소리에서 나왔고, 끝에도 이 문제의 끝에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 박지훈> <주전장>을 기획, 제작한 감독인데요. 아베 정부의 무역 제재에 대응하는 우리 국민들의 불매운동, 또 위안부 시위, 이런 것은 어떻게 봅니까? 궁금합니다.

◆ 미키 데자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한국 국민들은 스스로 이런 활동을 함으로써 일본 정부의 무역 보복조치라든지, 이런 것들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충분히 잘 보여주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People Power, 국민의 운동, 이런 것들을 보면서 영감을 준다고나 할까요? 굉장히 훌륭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굳이 우려를 말씀드리자면, 이런 움직임이 일본에 대한 증오, 반감으로 전체적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그 원인은 아베 총리잖아요. 한국 국민들이 일본 국민과 일본 정부를 구별할 수 있는 현명함을 가지고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일본 정부가 하는 것들이 일본 국민을 대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 박지훈> 네, 맞습니다. 이거 궁금해요. 영화를 직접 만드셨는데, 일본이 과거사에 사죄하는 날이 혹시 올까요, 안 올까요?

◆ 미키 데자키> 그런 날이 올 수도 있지만, 현 정부에서는 아닐 것 같습니다. 시간이 조금 걸리는 일이고요. 그런 일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일본 여론이 조성되어서 정부에게 공식적으로 사죄를 하라고 하는 압박이 가해져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국민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고요. 제 영화가 아주 약간의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보다는 훨씬 더 많은 여러 가지 것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 같은 경우는 독일이 지금은 사죄를 잘하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독일 청년들이 정부에 사죄를 하라고 계속 압박을 가했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제대로 가르쳤던 결과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정부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국민의 압박이 있어야 하고, 정부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런 일들이 일본에서 벌어져야 하는데, 지금 조금 어려운 것이 일본에서는 역사를 지우기 위한 작업들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일본 국민들은 사실을 잘 모릅니다.

◇ 박지훈> 네, 끝으로 한국 관객들한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미키 데자키> 영화를 보신 분들께는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요. 아직 못 보신 분들은 한 번 확인해보시고 영화를 보실 때 오픈 마인드로 접근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일본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한 관점을 왜 그렇게 가지고 있는지를 이해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봐주시면 감사하겠고요. 어쨌든 감사드리고, 다시 뵙기를 희망합니다.

◇ 박지훈> 네, 오늘 출연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영화 <주전장> 감독, 미키 데자키였습니다. 통역에는 변주경 국제회의 통역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미키 데자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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