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파트 사다리차 이사 안돼"..고덕그라시움 이사대란 우려

박민 2019. 8. 2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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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 옛 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고덕 그라시움' 아파트가 다음 달 30일부터 약 석달에 걸쳐 입주를 진행한다.

총 4932가구 규모의 대단지이지만 과거 이삿날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이삿짐 사다리차'는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전망이다.

인근에서 내년 2월 입주를 앞둔 고덕 아르테온(4066가구)도 유리난간 설계로 이삿짐 사다리차를 이용할 수 없어 '이삿날 신청 클릭 전쟁'이 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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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난간 대신 유리난간 설계
파손 우려 사다리차 사용금지
5000가구 입주자 이사날짜 못잡아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 내달 30일 입주를 진행하는 ‘고덕 그라시움’ 단지 전경. 이 단지는 베란다 창호가 입면분할창으로 설계돼 ‘이삿짐 사다리차’를 이용해 이사할 수 없다. (사진=대우건설 제공)
[이데일리 박민 기자]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 옛 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고덕 그라시움’ 아파트가 다음 달 30일부터 약 석달에 걸쳐 입주를 진행한다. 총 4932가구 규모의 대단지이지만 과거 이삿날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이삿짐 사다리차’는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전망이다. 깔끔한 아파트 외관과 거실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조망감’을 살리기 위해 기존의 베란다에 설치하던 철제 난간을 없애고 유리난간으로 설계하다 보니 창호 파손 등의 이유로 사다리차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신축 단지마다 베란다 바깥면에 낙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하던 철제 난간을 없애고, 그 역할을 대신하는 유리난간 설계를 적용하는 곳이 늘고 있다. 베란다 창문을 위 아래로 나눠 아래쪽 창문은 낙하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열리지 않고 위쪽 창문만 열리는 ‘입면분할창’ 또는 종전처럼 베란다 창문 전체가 열리지만 기존 철제 난간 자리에 투명한 강화유리를 설치하는 ‘유리난간’ 등의 설계가 적용되는 추세다.

유리난간은 ‘세대 내부 개방감’과 ‘깔끔한 아파트 외관’ 등의 장점을 지녔지만 문제는 이삿날이다. 기존 고층 아파트 이사 주류 방식은 ‘사다리차’를 불러 두서너시간만에 이삿짐을 실어날랐다. 사다리 끝을 철제 난간에 걸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유리난간은 파손 등의 우려로 아예 사다리차를 사용할 수 없다. 대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가구, 냉장고 등의 각종 이삿짐을 실어날라야 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사다리차를 이용한 것보다는 시간이 좀 더 늘겠지만, 엘리베이터 성능과 적재 용량도 좋아지면서 비용적인 면에서는 절감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엘리베이터 이사’는 사용에 제한이 있어 하루에 이사할 수 있는 가구 수가 제약을 받는다. 통상 엘리베이터 한대당 오전에 1가구, 오후에 1가구 등 하루에 총 2가구만 ‘엘리베이터 이사’가 가능하다. 이에 신축 단지의 경우 주택사업자 측에서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미리 엘리베이터 사용 일자를 인터넷이나 전화로 신청 받아 이삿날을 분산하고 있다.

문제는 대규모 단지 일수록 이사 날짜 분산을 놓고 입주민들이 곤혹을 치른다는 것이다. 선착순으로 원하는 이사 날짜를 받다 보니 같은 엘리베이터라인 내에서 입주민들간 이삿날이 겹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약 5000가구에 달하는 고덕 그라시움의 9월 30일부터 12월 20일까지 총 82일간 입주를 진행한다. 하루 평균 60가구(총 4932가구)가 이사하는 셈이다. 고덕 그라시움 입주 예정자는 “선착순으로 마감하다 보니 원하는 날짜와 시간이 조기에 마감돼 애초 예정했던 이삿날보다 2주나 더 늦춰 일정을 잡았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내년 2월 입주를 앞둔 고덕 아르테온(4066가구)도 유리난간 설계로 이삿짐 사다리차를 이용할 수 없어 ‘이삿날 신청 클릭 전쟁’이 일 전망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유리난간 설계는 이미 강남권에서는 3-4년 전부터 도입된 설계지만 소규모에 그쳐 지금처럼 이삿날 신청이 이슈가 되지 않았다“며 “강동구의 경우 5000가구에 달하는 메머드급 대단지다보니 이삿날 신청도 이슈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 베란다에 ‘입면분할창’ 설계가 적용된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59㎡형 주택. (사진=대우건설 제공)

박민 (parkm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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