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활짝 열린 20시간 논스톱 비행 시대

윤창희 입력 2019.08.2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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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 환승해 미국 갔던 동남아 항공사, 이젠 논스톱
70년 전 7번 중간기착했던 런던~시드니, 20시간 날아가다
최신 기종 덕분에 초(超) 장거리 비행 가능


우리나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논스톱으로 가장 긴 시간을 날아가는 비행편은 인천~뉴욕노선이다. 뉴욕까지 14시간 20분 정도 소요되고, 미국 애틀랜타까지는 14시간이 걸린다. 프랑스 파리까지는 12시간이 걸린다. 미국보다 더 먼 브라질 상파울루에도 대한항공이 취항했지만, 논스톱은 아니고 미국 L.A에서 중간 기착해 급유를 한 뒤 남미로 향하는 여정이었다. (이 노선은 2016년 9월에 중단)

사실상 비행기 운항 한계 거리는 15시간 정도로 인식돼 왔다. 비행기의 연료 탱크 용량상 그 이상을 논스톱으로 가기는 어려웠다. 싱가포르·태국 등 동남아 항공사들이 미국을 가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환승한 것도 인천공항이 허브 공항으로 자리 잡은 데 도움이 됐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도시를 직항으로 갈 수 있는 우리나라는 매우 혜택받은 입지였다.

그런데 이런 공식들은 점점 깨지고 있다. 최신식 비행기들이 나오면서 논스톱 운항 거리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싱가포르 항공은 미국 동부 직항을 시작했다. 싱가포르에서 미국 뉴욕(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공항)까지 운행하는 논스톱 항공편인데, 비행시간이 무려 18시간 45분, 비행거리는 1만 6000km 정도다. 지금까지 운항 중인 비행편중 가장 길다.

통계포털 스타티스타(Statista) 자료에 의하면 17시간 이상을 날아가는 직항 항공편은 7편이다.

가장 긴 것은 싱가포르~뉴욕 노선이고, 다음이 바로 카타르 항공이 운항하는 오클랜드(뉴질랜드)~도하(카타르) 구간이다. 이 구간은 길이는 1만 4534km로 싱가포르~뉴욕보다 짧지만, 바람 등의 영향으로 비행시간은 엇비슷하게 18시간 30분쯤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시간을 넘는 초장거리 운항 구간은 주로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미국이나 유럽을 연결하거나 아니면 중동 항공사들이 중동과 미국 등을 연결하는 운항편이다. 정부의 대대적인 재정 보조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중동 항공사들은 미국과 뉴질랜드 등을 연결하는 17시간 이상의 논스톱 비행편을 공격적으로 편성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시간을 넘는 논스톱 비행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호주 국적 항공사인 콴타스 항공이 올가을 두 편의 초장거리 시험 비행을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AFP통신 등 보도에 의하면 콴타스 항공은 뉴욕~시드니와 런던~시드니행의 시범 비행을 할 예정이다.

이 중 런던~시드니 구간은 길이가 1만 575마일(약 1만 7000km)로 싱가포르~뉴욕보다 긴 데다, 바람 변수를 고려할 때 비행시간은 길게는 21시간까지 소요될 전망이다. 뉴욕~시드니 구간도 비행시간이 18~19시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콴타스 항공이 호주~영국 노선을 처음 취항한 것은 1947년. 당시만 해도 중간에 7번이나 기착해 중간 급유를 해야 했다. 비행시간만 55시간이 걸렸고, 총 소요 시간은 나흘이 걸렸다. 70년간 이뤄진 항공기 기술 발전이 놀랍다.

콴타스 항공은 이번 시험비행에 각각 40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탑승시킬 예정인데, 이들 승객과 승무원에게는 웨어러블 테크놀로지 장치를 통해 초장거리 비행에 견딜 수 있는지를 시험할 예정이다. 이들 장치로 수면 패턴이나 식음료 소비 등을 모니터해 건강 상태를 살핀다는 것이다. 콴타스항공 측은 이번 시험비행을 거쳐 올해 말까지 이들 노선의 신설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초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이유는?

20시간에 이르는 초장거리 비행 시대가 열린 것은 항공기 제작 기술의 발전 덕이다. 이번 콴타스 항공의 시험 비행에는 보잉의 신형 기종 787-9가 투입된다. 싱가포르 항공이 개설한 뉴욕~싱가포르 구간에는 에어버스 A350이 운항 중이다.


이들 기종은 탄소섬유 소재로 만들어졌는데 철보다 무게가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나 된다. 여기에 연료 효율성까지 높아지면서 초장거리 운항이 가능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과 발 맞춰 초장거리 운항 노선이 계속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국제유가에 민감한 항공업계 특성상 유가의 방향에 따라 장거리 노선의 수익성이 급변하기 때문이다. 비행시간이 15시간이 넘어가면 조종사와 승무원들의 휴식 문제 때문에 투입되는 직원들의 숫자도 많이 늘어나는 점도 항공사로서는 고민이다. 현재 8,000마일(약 1만 2870km), 비행시간 15시간을 넘는 초장거리 노선은 전 세계적으로 23개 정도다.

윤창희 기자 (thepl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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