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이지스함 첫 투입했다..日 보란듯 독도 지상전 훈련

이근평 2019. 8. 2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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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단순 상륙훈련 아닌 지상전까지 염두

군 당국이 25일 시작된 올해 첫 독도방어훈련 규모를 예년보다 2배 이상으로 늘리면서 사상 처음 육군 특전사 병력과 이지스 구축함을 투입했다. 일본의 '화이트 국가(안보우호국)' 배제 조치로 불거진 한·일 갈등 국면에서 정부가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선언에 이어 또 하나의 대일 압박 메시지로 독도 훈련을 내놨다.

25일 독도에서 열린 동해 영토수호훈련에서 육군 특전사 요원들이 시누크(CH-47) 헬기를 통해 울릉도에 전개하고 있다. [사진 해군]
해군에 따르면 올해 독도방어훈련은 ‘동해 영토수호 훈련’으로 명칭을 바꿔 이날부터 내일(26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명칭 변경에는 독도를 비롯한 동해 영토수호 의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의미가 담겼고, 훈련 규모를 늘린 것과도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독도는 물론 울릉도 등 동해 전체를 아우르는 규모로 해당 훈련을 발전시켜 동해의 영해, 영토 수호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전사, 지상전 가정한 훈련
작전 반경이 넓어지면서 동원 전력도 커졌다. 독도 훈련에 처음 투입되는 육군 특전사 병력이 대표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울릉도에도 병력이 전개돼 육군이 지상전을 가정한 훈련을 펼친다”고 설명했다. 해군·해병대, 공군, 해경이 참가하던 기존 훈련이 일본과의 관계나 기상 상황에 따라 해병대,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주축으로 독도에서 상륙 훈련을 진행해온 것에서 투입 수위를 높였다.

25일 독도에서 열린 영토수호훈련에서 세종대왕함(DDG, 7,600톤급)이 독도 앞바다를 항해하고 있다.[사진 해군]
이번 훈련에선 역시 사상 처음으로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DDG-991)이 참가한다. 지난해까지 군 당국은 독도 훈련에 최대 규모 함정으로 3200t급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을 동원했지만 이번엔 이지스함이 들어갔다. 2008년 한국 최초 이지스함으로 취역한 세종대왕함은 공중 표적을 최대 1000㎞ 밖에서 탐지하고, 100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해 2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타격하는 공격력을 갖췄다. 군 관계자는 “세종대왕함은 군의 전투함 중에선 현존 최대 크기와 최상 공격력을 갖춘 함정”이라며 “그만큼 훈련 강도를 높였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F-15K, 해상초계기, UH-60 헬기도 참여”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함정과 항공기는 각 10여척과 10여 대로 예년 대비 2배 규모로 커졌다. 100여명의 동원 병력 역시 2배로 늘어난 수치다. 군 관계자는 “항공 전력의 경우 예년과 비교했을 때 새 기종이 투입된 건 없지만 병력 수송 등의 이유로 대수가 늘었다”며 “육군의 수송 헬기인 치누크 CH-47, 공군의 F-15K 전투기, 해군의 대잠수함 탐색용 링스 헬기·P-3C 해상초계기·해상기동헬기 UH-60가 이번 훈련에도 참가했다”고 말했다.


전례없이 사진,동영상 공개도
훈련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는 것도 이번 훈련의 특징이다. 대일 압박 카드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평가된다. 정부는 독도방어훈련을 지난 6월부터 계획해 놨다가 지난 22일 지소미아 종료 발표에 따라 이날 실시를 전격 결정했다고 한다. 군 소식통은 “일본의 자세를 보고 독도방어훈련이라는 ‘패’를 언제 꺼내 들지 시기를 결정하려 했다”며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더는 미룰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당초 올해도 지난해 6월 독도방어훈련이 열린 것처럼 6월 실시가 점쳐졌지만 한·일 갈등 국면에서 양국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 때문에 미뤄져 왔다.

해당 훈련은 1985년 시작돼 2008년부터 상반기와 하반기 연 2회로 실시가 정착됐는데, 그동안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훈련 개요는 물론이고 때로는 훈련 자체를 비공개로 해 왔다. 상세 일정이 공개된 건 2008년 7월이었고, 사진까지 공개된 건 2013년 10월뿐이었다. 모두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해 양국 갈등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다.

일본 외무성의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이날 김경한 주일 한국대사관 차석공사에게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는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히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이번 한국군의 훈련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매우 유감”이라고 항의했다. 정부는 이를 일축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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