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고령대?" 조국 집회 중장년층·외부 세력 포착 논란

윤한슬 입력 2019. 8. 2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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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부정 입학 의혹과 관련해 진실 규명을 촉구했던 고려대 집회에 보수 성향의 외부 세력이 참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23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본관 앞 중앙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학우들을 분노케 한 조 후보자의 딸 입학 의혹에 대해 진상 규명을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논란은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고려대 집회를 보기 위해 집회 현장을 방문하면서 일어난 해프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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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측 “내쫓는 것 자체가 집회 색 입히는 행위”

25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23일 열린 고려대 집회에서 중장년층으로 추정되는 외부 세력이 포착됐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부정 입학 의혹과 관련해 진실 규명을 촉구했던 고려대 집회에 보수 성향의 외부 세력이 참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최 측은 “이들을 내쫓는 것 자체가 집회에 색을 입히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일부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23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본관 앞 중앙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학우들을 분노케 한 조 후보자의 딸 입학 의혹에 대해 진상 규명을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25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고려대 집회 현장에 중장년층이 모여있는 사진이 확산돼 논란이 일었다. 또 서울대와 고려대 집회에 참여하자는 내용의 한 보수단체 카페 게시물 캡처 사진과 함께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 등이 집회 장소 부근에서 보수 성향 유튜브인 ‘가로세로연구소’ 방송을 진행하는 모습이 공유되기도 했다.

해당 사진을 공유한 게시물들에는 “고려대가 아니라 고령대였나”(5dm**)라거나 “고려대가 요즘 힘든가 보다. 노인대학까지 하다니”(호***), “이런데도 정치적인 게 아니냐”(xma***), “학생들은 캠퍼스 망칠까 지키는 것 같고 분위기는 고령자 나들이”(cat***), “고대는 원래 민족 고대였는데, 이제 민족 두 글자 쓸 생각 하지 말길”(2th***) 등 비판적인 댓글이 여러 개 달렸다.

실제로 이날 집회가 끝날 무렵 한 보수단체 카페에 고려대 집회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영상에서도 집회 시작 전, 60대 전후로 보이는 무리가 캠퍼스 한쪽에 모여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앞서 집회 제안자 중 한 명이 자유한국당 청년부대변인 내정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임명 전 탈당했다”는 해명이 나오는 등 준비 과정에도 논란이 일었다.

고려대 학생들이 23일 오후 서울 고려대 안암캠퍼스 중앙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의혹 관련 집회 도중 행진하고 있다. 학생들이 든 피켓에 ‘정치세력 물러가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박형기 인턴기자

의혹이 확산되면서 고려대 학생들은 억울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날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의혹을 제기하는 게시물 링크와 함께 “너무 열 받아서 퍼왔다.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가짜정보로 조리돌림을 당한다. 학우들은 사회 변화를 위해 소중한 시간을 내어가며 자리했다”고 하소연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무시하라”, “쓸데없는 사진 만들어내는 걸 막기 위해 기자 외에는 근처에도 못 오게 하는 것이 좋다”, “저런 사이트에 항의할 수 있는 단체가 있냐”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번 논란은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고려대 집회를 보기 위해 집회 현장을 방문하면서 일어난 해프닝으로 보인다. 앞서 집회 주최 측은 집회 이전부터 외부 세력 배제를 강조해왔다. 주최 측은 집회를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치인, 정치 관련 유명인, 정치 관련 유튜버분들의 참여를 정중히 사양한다”며 “태극기를 포함해 정당명, 정치 유관단체의 이름 또는 이를 연상시키는 문구, 그림 등이 있는 피켓을 들거나 그런 의상을 입은 참가자의 정중히 사양한다”는 공지 글을 올렸다. 또 “시위에 있어 정치인, 시민단체를 비롯해 외부인의 유입은 시위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판단해 오직 고대생만의 시위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다만 주최 측이 보수 성향 유튜버 등 외부인들의 접근을 통제하지 않으면서 이 같은 논란이 벌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주최 측은 SNS에서 ‘가로세로연구소’의 유튜브 방송 진행과 관련해 “저희가 특정 정치색을 띠는 쪽을 내쫓는 행위 자체가 저희 집회에 색을 입히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현장에서 상황을 인지한 후, 우리 집행부는 대응 전략으로 ‘무대응 전략’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mailto: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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