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제동 걸리나..美글로벌파운드리, 특허침해 소송 제기

주성호 기자 2019. 8. 27. 13:5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무역위원회와 독일 법원 등에 다수의 소송 제기
TSMC 외에 애플·퀄컴·레노버·구글 등 고객사도 포함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Mohammed bin Zayed bin Sultan Al Nahyan) 아부다비 왕세제가 지난 3월 28일 싱가포르를 국빈방문해 우드랜즈 산업단지의 글로벌파운드리 사업장을 찾은 모습(글로벌파운드리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미국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전문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가 업계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를 상대로 미국과 독일에서 다수의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한때 파운드리 업계 2위였던 글로벌파운드리는 7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 개발을 포기하고 사세가 기울며 삼성전자에 역전당한 가운데 선두 기업인 TSMC를 비롯해 그들의 메이저 고객사인 애플, 구글, 레노버 등에 대해서도 소송을 벌여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GF)는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자신들의 기술 특허 16건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미국과 독일에서 다수의 소송을 제기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GF는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에 TSMC를 제소하는 한편 미국의 델라웨어 지방법원과 텍사스 서부지법, 독일의 뒤셀도르프와 만하임 지방법원에 각각 소송을 냈다.

소송을 대거 제기한 이유에 대해 GF 측은 "대만의 TSMC가 특허를 침해한 기술로 생산한 반도체가 미국과 독일로 수입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GF는 TSMC가 자신들의 파운드리 기술 중에서 28나노를 비롯해 16나노, 12나노, 10나노, 7나노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TSMC가 자신들의 특허를 불법적으로 사용해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GF는 소송의 핵심 당사자인 TSMC 외에도 이들과 거래를 하며 TSMC가 제작한 반도체를 공급받는 고객사들 10여곳에 대해서도 동일한 내용으로 소송을 냈다. 소송에 연루된 기업들 중에는 TSMC의 최대 고객사로 알려진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 애플을 비롯해 브로드컴, 퀄컴, 시스코, 레노버, 엔비디아, 모토로라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하이센스, 미디어텍, 원플러스, TCL 등 TSMC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화권 기업들도 소송 대상에 올랐다.

그렉 바틀렛(Gregg Bartlett) GF 부사장은 "반도체 제조업이 아시아 중심으로 전환하는 동안 글로벌파운드리는 미국과 유럽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면서 "이번 소송도 대규모 투자와 관련해 미국과 유럽에 기반한 혁신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GF는 2009년 미국의 팹리스 업체 AMD의 생산라인이 UAE(아랍에미리트연합) 국부펀드와 합작으로 별도로 분사해 설립된 곳이다.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컴퍼니'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점유율 50%를 넘은 TSMC에 이어 점유율 9~10%대로 2위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7나노 공정 개발을 포기하면서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GF가 주춤한 사이 삼성전자는 2017년 파운드리사업부를 독립시킨 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퀄컴, AMD, IBM, 엔비디아 등 메이저 고객사를 확보했고 올 상반기 기준 글로벌파운드리를 제치고 업계 2위에 올라섰다. 2014년에는 삼성전자와 로열티 계약을 맺고 14나노 공정 관련 기술을 도입해 사용 중이기도 하다.

올 상반기만 하더라도 반도체 업계에선 GF가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돌았다. GF를 소유한 UAE 국부펀드의 실질적 주인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Mohammed bin Zayed bin Sultan Al Nahyan) 아부다비 왕세제가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회동한 것이 GF를 매각하기 위한 사전 논의 작업이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GF 측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매각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하면서도 싱가포르의 200㎜ 웨이퍼 팹을 비롯해 각종 자산을 처분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GF가 7나노 공정 개발을 포기한 이후 시장 경쟁에서 뒤처지는가 싶더니 TSMC를 상대로 대규모 소송을 제기한 것은 분명 노림수가 있는 것"이라며 "파운드리 시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진 TSMC를 견제하면서도 로열티 계약이나 고객사 확보를 위한 명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 TSMC 공장 전경(TSMC 제공) © News1

sho21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