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균 칼럼] 윤석열은 조국의 덜미를 잡았나

박보균 2019. 8. 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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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탐욕 드라마' 격렬한 반전
압수수색, 문 대통령에 대한 시위
조국의 민낯, 윤석열이 살펴봐
'조국 효과'로 좌파 언어 위력 상실
박보균 중앙일보 대기자 칼럼니스트
조국은 탐욕이다. 그 대상은 삶의 전부다. 권력과 명예, 돈과 자식 성공, 집안의 부유함까지다. 수법은 고상하면서 교활하게다. 그것은 겉과 속의 영악한 분리다. 그 행실은 위선과 반칙의 집요한 되풀이다.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는 치사한 이중성을 압축한다.

탐욕의 드라마는 언어로 짜였다. 조국은 말을 포착하고 다듬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는 ‘기회 평등, 과정 공정, 결과 정의’다. 그 구절은 조국의 어휘와 겹친다. 그는 진보의 아이콘이다. 그것은 언어의 성취다.

조국은 386 운동권의 간판이다. 그들의 의식 체계는 이분법이다. 적과 동지로 나눈다. 언어도 마찬가지다. 보수 우파엔 모멸과 잔혹이다. 조국은 “파리가 싹싹 빌 때 때려잡아야 한다”고 했다.

조국의 언어는 젊은 세대의 고뇌에 다가갔다. “장학금은 성적이 아닌 경제상태 기준으로.” 하지만 그의 딸은 예외였다. 그는 “모두가 개천의 용이 될 필요도 없다”고 했다. 그것은 딸의 경쟁자들에게 허무주의를 심는다. 그 뒤에서 편법과 탈법에 몰두했다.

조국은 들켰다. 탐욕은 제어되지 않았다. 욕망은 더 높은 곳에 꽂힌다. 그는 법무장관 후보에 올랐다. 그 순간 행운은 정지됐다. 그의 정체가 폭로됐다. 그의 언어도 너절해졌다. 절정에서 추락이다. 대중의 경멸은 확산된다. ‘가족사기단’ ‘조유라’라는 분노는 퍼졌다.

탐욕은 검찰의 본능을 자극한다. 그것은 파헤치기다. 의욕은 먹잇감에 비례한다. 조국은 ‘문재인 권력’의 실세다. ‘문재인의 분신’은 차별화된 평판이다. 조국 가족의 사모펀드는 지저분하다. 권력 세계는 상호 견제와 질투다.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관계는 미묘한 긴장이다. 윤석열 총장의 본능이 작동했다. 조국 후보자 비리 의혹 수사는 상황의 선점이다. 조국은 윤석열에게 덜미를 잡혔다, 윤석열은 조국의 민낯을 소상히 살피게 됐다. 압수수색은 문 대통령을 향한 시위다. 메시지는 간략하다. 법무장관 후보자 철회 요구로 비춰진다.

문 대통령은 미스터리다. 국정 깃발은 찢어졌다. ‘불평등·불공정·불의(不義)’로 변질됐다. 그것은 조국의 지저분한 이중성 탓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조국 문제를 말하지 않는다. 침묵으로 비켜간다. 문 대통령의 고집은 알려져 있다. 거기에 ‘불통’이 추가됐다. 고집불통은 ‘문재인 이미지’로 고착된다. 그것은 ‘문재인 리더십’의 어둠이다.

고집불통의 사유는 무엇인가. 조국에 대한 집착은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믿음의 투기다. 어떤 차익을 노린 투기인가. 조국의 상품가치 때문인가. 선거의 판세는 구도 짜기다. PK(부산·경남) 출신은 좌파의 필승구도다. 조국은 부산 태생이다. 문 대통령의 의지와 지향은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나라 만들기’다. 그것은 법과 제도로 완성된다. 그 범주에 무엇이 들어갈까. 보안법 폐지, 남북 경제공동체 관련법도 있을 것이다. 거기에 조국의 쓰임새가 있는 것일까. 그것은 다수 국민의 의심과 짐작이다. 하지만 그 상품성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쓰임새는 망가졌다.

탐욕의 내면은 약삭빠름과 뻔뻔함이다. 그의 수사학(修辭學)은 교묘하게 이어진다. 조국은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 듯하다. “검찰 수사를 통해 모든 의혹이 밝혀지기를 희망합니다. 다만 진실이 아닌 의혹만으로 검찰 개혁에 차질이 있어선 안 됩니다.” 그 대칭적 말들의 노림수는 상황의 혼미다. 그 말들은 윤석열을 개혁의 방해자로 몰고 있다. 그것으로 지지자들을 결집하려 애쓴다.

탐욕은 국민적 학습효과를 생산했다. 그것은 좌파적 언어 위력의 파탄이다. 386 권력집단은 명분과 도덕, 개혁의 용어에 익숙하다. 그 언어 포장술은 사회적 기득권을 강화한다. 보수 우파는 그런 말에 주눅이 들었다. ‘조국 효과’는 그런 편차를 깬다.

보수 우파는 심리적 반격의 진지를 구축했다. 그들의 대응 방식이 달라졌다. “운동권들이 얼마나 정의롭고 공정한지 따져보자”다. 그것은 ‘조국 효과’의 역설이다. 그것은 이념 논쟁의 변곡점으로 작동한다. ‘조국 효과’는 젊은 세대에게 분별력을 제공했다. 그들에게 386 집단은 ‘좌파 꼰대’로 각인됐다.

조국의 탐욕 드라마는 격렬한 반전이다. 진실게임과 권력게임의 동시 진행이다. 그 사안은 얽히면서 나뉜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압수수색 성토는 긴박감을 높인다. “나도 몰랐고 … 관계기관(법무부)과는 전혀 협의를 안 하는 전례 없는 행위가 벌어졌다. 훨씬 더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행위.” 이해찬의 불만 표시는 윤석열을 겨냥한다. 그것은 문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다. 권력 내부는 요동친다. 조국의 사퇴 거부는 문 대통령의 신임 덕분일 것이다. 윤석열의 승부수는 어느 정도 끈질길까. 그의 조국 덜미잡기는 중도 포기로 끝날 수 있다. 다수 국민은 그의 소신을 떠올린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문재인 권력’ 관리의 분기점이다. 문 대통령은 조국 후보의 임명을 강행할 것인가. 민심에 따르는 철회로 갈 것인가. 드라마의 최후는 문 대통령의 선택이다. 다수 국민은 외치고 있다. “대한민국을 우습게 보지 말라.”

박보균 중앙일보 대기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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