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2월 15일 아이폰에 15% 관세..진짜 전쟁 이제부터

박현영 2019. 8. 2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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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R, 중국산 제품 3000억 관세 부과 일정 관보 게재
트럼프, "애플만 관세 물면 삼성과 경쟁에서 밀려"
애플 위해 12월 15일로 아이폰 관세 부과 시점 미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2월 15일부터 중국산 아이폰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한다. 1년 넘게 이어진 미국과 중국의 상호 관세 보복 전쟁에서 그동안 빠져 있던 아이폰에 대한 관세 부과 스케줄이 확정됐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8일(현지시간) 관보에 중국산 제품 3000억 달러(약 364조원) 규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게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수차례 엄포를 놓았던 품목과 일정이 구체화한 것이다.

우선 9월 1일 0시 1분부터 중국산 스마트워치, 블루투스 이어폰, 평판 TV, 구두, 운동화 등 제품에 15% 관세를 부과한다. 해당 제품은 모두 1250억 달러 규모다. 12월 15일부터는 스마트폰, 노트북PC, 장난감, 의류 등 1750억 달러 규모 제품에 15% 관세 부과가 시작된다.

애플 아이폰, 스마트워치, 블루투스 이어폰 등 지금까지 관세가 부과되지 않았던 각종 소비재에 세금이 더해지면서 소비자가격 인상이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금까지는 주로 부품 및 소재, 화학제품 등에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에 해당 기업이 관세 인상분을 흡수해 가격 인상이 억제됐다.

하지만 최종 소비재가 대거 포함된 이번 관세 부과 계획이 실시되면 양상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이번 관세 인상을 기점으로 진짜 무역전쟁이 시작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은 스마트폰 대부분을 중국에서 만들고 있다. 여기에 추가 관세가 붙으면 가뜩이나 비싼 아이폰이 더 비싸져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정보기술(IT) 전문지 벤처비트에 따르면 아이폰 가격은 지금보다 최소 10%에서 최대 2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스마트 전자 기기에 대한 관세 부과 시점을 최대한 뒤로 늦춰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애플의 경쟁사인 삼성은 관세를 안 내지만 팀 쿡은 내야 한다"면서 애플 핵심 제품이 삼성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관세 부과 시점을 연말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대부분을 베트남에서 조립하고 있어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

아이폰이 연간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는 일명 '홀리데이 시즌'이다. 추수 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기간을 말한다. IT 기기는 통상 홀리데이 시즌보다 4~8주 앞서서 구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관세 부과가 12월 15일로 결정되면서 애플은 올해 성수기는 관세로 인한 피해를 크게 입지 않은 채 넘어갈 수 있게 됐다.

중국도 앞서 지난 23일 원유·대두 등 75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수입품에 5%와 10%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트위터에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현행 25%에서 10월 1일부터 30%로 올리고, 9월 1일 부과키로 했던 나머지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도 10%에서 15%로 올렸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 전쟁에 본격 불이 붙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재선 행보에 추가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측 협상단 대표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회담 재개 날짜를 언급하지 않은 채 "중국과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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