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조국 펀드' 관계사에 존 케리가 사외이사?..알고 보니 민주당 거물 아닌 前 州상원의원

손덕호 기자 2019. 9. 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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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가족 펀드' 코링크PE가 인수한 회사에 美 정치인 '존 케리' 등장
투자자들 사이서 美국무장관 출신 '존 케리'란 소문 돌았지만 메인州 상원의원 지낸 존 케리
과거 "테슬라 납품" 발표로 주가 올라...알고 보니 전기차회사 테슬라와 무관한 체코 회사

"음극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더블유에프엠이 해외 유력인사들과 협업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바이오 사업 진출을 발표한다는 말이 돌고 있다. 기존 사외이사 존 케리가 미국 유력 인사인 조지 파타키와 함께 글로벌 사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몇 달 전 증권가에 이런 지라시(사설 정보지)가 돌았다. 더블유에프엠(WFM)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가 2017년 10월 인수한 배터리 업체다. 코링크PE는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이 된 지난 2017년 블루코어밸류업1호를 통해 가로등 자동점멸기 업체인 웰스씨앤티를,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밸류업을 통해 WFM사를 '인수'했다. 코링크PE가 사업목적 변경을 통해 상장사인 WFM의 주가를 띄운 뒤 지분 일부를 108억원에 장외 매각해 차익을 실현하고 WFM으로부터 53억원 상당의 주식을 무상증여 받는 등 '수상한 거래'의 정황이 추가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WFM의 사외이사로 등재돼 있는 '존 케리'의 존재에 주목했다.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존 케리는 미국 연방 상원의원을 지내고 2004년 민주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했으며,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역임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WFM이 영입했다는 '존 케리'는 미국 메인주(州) 전(前) 상원의원으로, 국무장관을 지낸 존 케리와는 다른 인물로 나타났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도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는 WFM 사외이사 존 케리가 미 국무장관을 지낸 존 케리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WFM의 보도자료가 투자자들에 혼동을 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WFM사는 지난 2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상원의원, 미국 동북부 에너지 협회장, 미국 주에너지국 국장 등을 역임한 존 케리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메인주 상원의원'이 아니라 '미국 상원의원'이라고만 적은 것이다. 물론 WFM은 3월 12일 공시에선 존 케리 경력을 '메인주 상원의원, 미국 동북부 에너지협회 회장, 미국 주에너지국 국장, 존케리에너지솔루션 대표' 등으로 제대로 기재했다.

하지만 WFM은 7월 2일 보도자료에서는 또 "사외이사로 선임한 존 케리 전 미국 상원의원이 파타키-케이홀 그룹과 더블유에프엠이 협력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전 메인주 상원의원' 대신 '상원의원'이라고만 적었다. 공시를 꼼꼼하게 보지 않은 투자자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존 케리 전 미 국무장관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 WFM 종목 토론 게시판에서 한 네티즌은 "WFM은 조 후보자와 존 케리 전 미국 국무장관이 엮여 있어 한·미 연합 정치 테마주"라며 "(주가상승) 가즈아"라고 했다.

미국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존 케리 전 미국 국무장관. /조선일보DB

WFM의 '존 케리' 논란은 이 업체의 '테슬라 납품' 발표로 빚어진 소동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원래 WFM은 영어 강사의 교재를 팔던 곳이었다. 이 회사는 코링크로부터 투자를 받은 지 한 달 만인 2017년 12월 "테슬라에 연간 120t의 배터리 소재 공급 구매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비슷한 시기 WFM 이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테슬라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를 맞출 것"이라도 했다. 그런데 WFM이 구매의향서를 체결한 회사는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아니라, 체코에서 건전지를 만드는 '테슬라배터리'라는 다른 회사였다.

WFM은 또 이듬해 4월 "자동차부품연구원과 함께 전기차용 배터리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공시했다. 그런데 WFM의 올해 상반기 배터리 매출은 '0원'이다. 이런 뉴스가 나올 때마다 주가는 요동쳤다. 코링크 투자 계약이 체결된 2017년 10월 WFM 주가는 4300원이었지만 '테슬라 배터리' 뉴스가 나온 2017년 12월에는 5600원으로, 2018년 2월에는 배터리 사업 관련 발표로 7300원까지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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