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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와일더 "한미동맹, '탄광의 카나리아'같은 경고 상황"

정효식 입력 2019.09.01. 13:41 수정 2019.09.02.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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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1일 미국의 소리(VOA) 대담 출연
"방위비 분담금 등 복잡한 문제 산적,
위험 수준 도달전 같은 입장 복원해야
美 수년 공들인 지소미아 내던져 충격,
문 정부 '동맹 헌신' 의심하게 만들어"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동아태 선임 보좌관, 현 조지타운대 교수.[유튜브]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동아태담당 선임보좌관이 8월 31일(현지시간) "지금은 한미동맹이 탄광속 카나리아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이후 동맹의 마찰을 "(메탄 가스나 일산화탄소 등) 탄광내 위험을 미리 알리는 카나리아처럼 경고 신호로 보고 주시해야 한다"며 한 말이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조지타운대 교수로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선임보좌관을 지낸 뒤 2016년까지 중앙정보국(CIA) 동아시아 작전·정보분석 책임자(부국장보)를 지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이날 미국의 소리(VOA) 대담 방송에 출연해 지소미아 사태로 한미동맹이 위험한 수준에 도달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아직 그 정도로 심각하게 표현하고 싶진 않지만, 그쪽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처리해야 할 복잡할 문제가 산적해 있고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다시 등장했다"며 "지금은 탄광 속 카나리아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 경고 신호를 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한미동맹은 분명히 같은 페이지에 있지 않다"며 "이를 복원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소미아는 미국이 수년간 힘들게 노력해서 한·일이 체결하도록 한 협정"이라며 "미국엔 상징적으로나 실제 운영 면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협정을 한국 정부가 무심하게 내동댕이치는 데 미국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일 3자 관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이것은 큰 문제이기 미국은 계속 비판할 것"이라고 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차관보가 사전 통보를 받지 않았다고 한 데 "미국은 동맹으로서 주한미군에 영향을 주는 조치를 하기 전에 사전 협의를 기대했다"며 "이는 문 정부가 우리 동맹에 헌신하는지, 앞으로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 조치를 할지 의심하게 만들었다"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은 2만 7000명 이상 주한미군을 주둔하는 등 한국 방어에 아주 큰 헌신을 하고 있으며 이번 경우보다 문 정부에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본다"라고도 했다.

이어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에 공개 비판 발언 자제를 요청한 데에 "한국이 가장 중요한 동맹 미국으로부터 공개 비판을 받고 싶지 않은 심정은 이해하지만, 지소미아파기 같은 중요한 문제에 미국이 발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다소 억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 행정부도 국민과 기자들에 이 사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설명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적절한 요구를 했다고 생각한다는 데 다소 당혹스럽다"고 했다.

그는 "CIA의 부국장보 시절에 항상 다른 사람이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첩보를 가졌는지, 우리 파트너가 그들이 가진 핵심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는지를 항상 걱정했다"며 "2001년 9·11도 CIA와 연방수사국(FBI)이 중요한 정보를 잘 공유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다는 의회 보고서 결론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부처 간에도 그럴진대 정부 간 정보 공유를 하지 않을 경우 중대한 정보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북한은 이번 사태에 외교적인 면에서 매우 기쁠 것"이라며 "한미동맹이 흐트러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분열한 뒤 정복하라(divide and conquer)는 표현이 있는 데 북한이 그런 기회를 포착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왕이 외교부장 방북을 발표한 성명에서 놀란 건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됐다'는 표현"이라며 "북한의 최근 도발적인 미사일 발사에도 긴장 완화라고 가식적인 장면을 연출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은 중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며 "그들은 현 상황을 선호하고 비핵화 대화가 아주 많이 진전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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