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탄에 화염병 난무, 경고사격까지..아수라장 변한 거리 [특파원+]
1일 시위 현장에서 만난 홍콩 시민은 모두 “우리가 요구하는 5가지 요구 조건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홍콩 정부와 중국 중앙정부가 이를 수용할 수 있을지의 가능성 여부를 따져야 하는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홍콩 시위대와 야당은 △송환법 완전 철회 △폭동시위 규정 철회 △체포 시위대 석방 △경찰폭력진압 독립조사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을 요구해왔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홍콩 국제공항으로 통하는 도로와 공항철도 운행 방해를 시도했다. 홍콩 국제공항과 경찰 측은 이른 아침부터 공항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주변 도로를 봉쇄하는 등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홍콩 긴장이 극에 달했다.
수백명 젊은이들이 홍콩 국제공항 버스 정류장에 모여 “홍콩인 힘내라” 등 구호를 외쳤다. 공항 로비 입구를 모두 봉쇄했다. 특히 이날 오후부터 도심 곳곳에 있는 공항으로 통하는 도로와 버스 정류장, 전철역 등도 봉쇄에 나서면서 시민과 이용객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앞서 경찰은 이날 새벽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홍콩 최정예 경찰 특수부대인 ‘랩터스 특공대’를 시위대 체포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랩터스 특공대는 전날 밤 몽콕 지역 프린스 에드워드 역사 안과 정차한 전철 안으로 들어가 40명을 체포했다.
홍콩의 8월 마지막 밤(31일)은 마치 ‘시가전’을 방불케 한 전쟁터로 변했다. 최소 6곳에서 경찰은 최루탄을 쏘고, 시위대는 화염병으로 응전했다. 홍콩 시민들은 전날 오후 3시 차터가든 공원에서 13주차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우리에게는 지도자가 없다. 우리가 모두 지도자다.”, “실명한 한쪽 눈을 돌려달라”, “홍콩 개혁과 자유를 원한다”, “홍콩 파이팅”을 외치며 시가행진을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빅토리아공원 인근에서는 홍콩 경찰이 두 발의 실탄 경고 사격을 했다. 실탄 사격을 한 것은 지난 주말에 이어 두 번째다. 또 최정예 특수부대인 ‘랩터스 특공대'를 몽콕(旺角) 지역 프린스 에드워드 역사 안의 지하철 객차 안으로 투입해 40명 시위대를 체포했다. 홍콩 매체는 “정예 경찰이 과격 시위대를 쫓아 지하철역에서 체포에 나섰다”며 “전례 없는 폭력과 혼돈의 상황이었다”고 했다.
장기화하고 있는 홍콩 시위는 점차 진화하고 있다. 평일과 주말이 다르다. 낮과 밤 시위 양상도 완전히 다르다. 주말 시위를 이어가고, 저녁 무렵 가투를 하는 것은 시위 피로도를 가능한 한 낮추려는 전략이다. 이미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홍콩 사태는 지난달 26일을 기점으로 역대 최장기로 기록된 ‘우산 혁명’의 79일을 넘겼다. 시위대와 경찰은 물론 지켜보는 시민들도 지쳤다.
2일에도 홍콩 국제공항 교통 방해 시위가 이어지는 데다 총파업과 학생들의 동맹 휴업까지 예고되어 있어 홍콩의 정치적 위기는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홍콩 내 10개 대학 학생회는 신학기를 맞는 이달 2일부터 2주간의 동맹 휴학을 예고했다. 일부 중·고교생들도 수업 거부, 침묵시위, 시사 토론 등의 방식으로 송환법 반대 의사를 나타낼 예정이다.
2∼3일에는 의료, 항공, 건축, 금융, 사회복지 등 21개 업종 종사자들이 참여하는 총파업도 예고됐다.
홍콩=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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