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제사회 비난에도 피비린내 나는 '돌고래 사냥' 시작

조미덥 기자 2019. 9. 2.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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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15년 10월 일본 다이지에서 대규모 돌고래 사냥이 이뤄져 바다가 피로 붉게 물든 장면. 출처 : 환경단체 돌핀프로젝트 트위터

잔인한 몰이식 사냥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온 일본 마을의 돌고래 사냥 시즌이 올해도 시작됐다.

2일 영국 BBC와 일본 교도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어업협동조합 측은 일본 서부 연안 도시 다이지(太地)에서 전날 12척의 배가 오전 5시 마을 항구를 떠났지만 돌고래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채 마을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이지의 돌고래 사냥을 감시하는 환경단체 ‘돌핀 프로젝트’는 이날 사냥에서 5마리의 큰코돌고래(Risso‘s dolphin)가 죽었다고 밝혔다.

다이지는 2009년 야생 돌고래 포획을 비판한 다큐멘터리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The Cove)의 배경이 된 곳이다. 매년 9월부터 약 6개월동안 대규모 포경이 이뤄진다. BBC에 따르면 이 기간동안 평균 1700마리가 사냥을 당한다.

환경단체들은 돌고래를 좁은 만으로 몰아넣고 날카로운 작살 등을 숨구멍에 꽂아 죽이는 ‘몰이 사냥’(drive hunt)이 지나치게 잔인하다고 비판해왔다. 돌고래는 결국 질식사하거나 익사하는데, 죽을 때까지 30분 이상 고통에 시달린다.

일본은 고래를 보호하려는 국제적 흐름에 거슬러 고래잡이(포경)를 고집한다. 국제포경위원회(IWC)는 1986년부터 포경을 금지했지만 일본은 포경을 완전히 중단한 적이 없다. 연구에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매년 수백마리의 고래를 잡아왔다. 일본은 지난해 지속 가능한 수준에서 할당량을 두고 상업적 포경을 허용하자고 IWC에 제안했지만 부결됐다. 결국 일본은 지난 6월 IWC에서 공식 탈퇴하고 상업적 포경을 재개했다. 일본은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 안에서만 고래를 잡을 것이라 국제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1940년대~60년대 돌고래를 포함한 고래가 가장 큰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1962년에 22만 3000t을 소비해 절정에 달했다. 그 후로는 다른 고기 소비가 늘면서 고래 고기의 소비는 점점 줄고 있다. 최근에는 고래 고기에 중금속인 수은이 포함됐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일본에서 잡은 고래를 사지 말자는 국제 사회의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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