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의혹' 부산대 촛불집회 규모 4배 ↑.."특권으로 얼룩진 특혜"

조아현 기자 입력 2019. 9. 2. 20: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청년들 단순 마음 상처 아냐..기득권 위한 제도에 분노"
"부산대 '절차 문제없다' 태도 무책임"..3차 집회 가능성
2일 오후 부산대학교 부산캠퍼스 내 넉넉한 터에서 학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인 조모씨 특혜 장학금 관련 비리 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28)는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두 차례 낙제를 했음에도 지도교수로부터 성적과 관계 없이 특혜 장학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9.9.2/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그동안 자신과 가족들을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국회에서 장시간 기자간담회를 진행중인 가운데 부산대학교에서는 조 후보자 자녀의 입시 의혹과 장학금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두 번째 촛불 집회가 열렸다.

2일 오후 6시15분쯤부터 시작된 집회에는 부산대 재학생과 졸업생, 대학원생 등 450여명이 모여들었다.

약하게 내리던 빗줄기는 집회 시간에 다다르자 굵어지기 시작했지만 학생들은 우산 쓰거나 우비를 입고 의자에 앉아 '편법입시·장학금 전수조사·학칙개정' '대학본부 응답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지난달 28일 오후 부산대 재학생과 졸업생 주도로 열린 첫번째 집회에서는 100여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두 번째 집회에서는 조 후보자 자녀 의혹에 대응하기 위한 총학생투표가 실시된 이후 개강 첫날 열린만큼 기존보다 4.5배 가까운 인원이 동참했다.

학부 오리엔테이션을 앞두고 자투리 시간을 내서 집회에 참여한 부산대 건설융합학부 1학년 문명준 학생(20)은 "조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과 학교가 관련돼 있고 민감한 상황인만큼 그동안 일어난 일을 정확히 알고자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며 "늦게라도 청문회가 다시 열렸으면 하는데 조 후보자가 오늘 밤을 새서라도 답변하겠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진정성이 조금 느껴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음악학과 2학년 서수민 학생(19·여)은 "의전원에서 일이 터진 것이지만 분명 다른 학과에도 조 후보자 자녀와 비슷한 사례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함께 집회 현장을 찾은 음악학과 2학년 하수연 학생(20·여)은 "조 후보자가 기자간담회를 하는 것도 눈속임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며 "부산대에서 일어난 일인데도 학교가 직접적인 개입을 피하고 선을 긋는 행동을 보이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사전 신청으로 집회에서 첫 발언자로 나선 부산대 인문대학생회장 김명신 학생(일어일문학과·4학년)은 "조 후보자는 '당시 존재했던 법과 제도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제도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말았다'는 발언을 했지만 우리는 단순히 마음의 상처만을 입으면서 사는 것이 아니다"라며 "특권으로 얼룩진 특혜에 분노하고, 불법은 아니라는 말로 우리의 박탈감을 더욱 심화시키고, 부정하고, 불공평한 행동을 정당화하는 모든 고위층에 분노한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우리가 분노해야 할 것은 편법을 저지른 그 사람 한 명만이 아니라 이들을 포함해 불공정한 입시제도, 교육정책을 당연시하는 기득권 그리고 그 제도와 정책"이라며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그들이 정의하고 추구하는 '공정한 사회'에는 우리가 설 곳이 없다는 것을 확신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당사자인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제도와 정책, 그리고 당연하고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는 사회를 위해 우리가 직접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서 만들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 본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하고 현행 입시제도를 전면 재검토 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발언자로 무대에 오른 영어영문학과 3학년 도연호 학생(23)은 "부산대 학생들은 학생총투표로 불평등과 불공정함을 바로잡고 공정함을 세우겠다는 저력을 보여줬다"며 "하지만 부산대는 전 국민의 분노와 부산대 학생의 분개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무책임한 태도로 '더이상 조사할 것이 없다'고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씨는 "대한민국 교육은 유일한 계층이동 사다리"라며 "교육은 강자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입시경쟁을 완화하겠다는 명목으로 입시평등을 외치면서 도입한 제도가 어째서 불평등한 입시제도의 최전선에 있고 황금 사다리가 될 수 있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흠이 많은 현재 입시제도와 교육정책을 부산대와 교육부는 반성하고 전면 재검토를 통해 개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대학 본부 차원에서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 이후에도 그의 해명이 불명확하다고 판단될 경우 학내 의견을 모아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조한수 부산대 총학생회장은 이날 "그동안 대학본부는 진상규명에 대해 이야기할 때 '대학 본부에서는 할 것이 없다'고 이야기했고 의전원 원장은 '규정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는 해명이 아니다"라며 "집회를 한 번하고 치운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계속 대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2일 오후 부산대학교 부산캠퍼스 내 넉넉한 터에서 학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인 조모씨 특혜 장학금 관련 비리 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28)는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두 차례 낙제를 했음에도 지도교수로부터 성적과 관계 없이 특혜 장학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9.9.2/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choah4586@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