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후쿠시마 원전 첫 해체..日 규제위 "만신창이, 재검토" 촉구

황현택 2019. 9. 2.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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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일본 대지진으로 연쇄폭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시설에 대한 첫 해체 작업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만신창이 작업이다, 이렇게 작업을 해야하냐며 재검토를 요구했습니다.

원전폭발 8년 만에, 갑자기 지금 시점에서 위험천만한 작업을 서두르는 배경에도 의문부호가 제기됩니다.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둔 이른바 전시성 해체 아니냐, 이런 말이 나옵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후쿠시마 제1원전의 120미터 높이 배기통 가운데 최상층부 절단 작업이 마무리됐습니다.

고농도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원전 시설에 대한 첫 해체 작업입니다.

사고 당시 배기통은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기체가 대량 방출되면서 내부가 오염됐고, 수소폭발 등으로 배기통을 지탱하는 철골 구조물에도 금이 간 상태였습니다.

도쿄전력은 이를 비롯해 올해 안에 배기통의 절반, 60미터를 23개 조각으로 나눠 해체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상층부 해체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당초 계획보다 1개월이나 지연됐습니다.

해체에 쓰인 절단기 칼날이 닳아 5번이나 멈춰섰고, 작업 막바지에는 전원이 끊기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쯤되자 오늘(2일) 열린 원자력규제위원회 회의에서조차 비판과 함께 재검토 요구가 잇따랐습니다.

[반 노부히코/日 원자력규제위원 : '만신창이'라도 겨우 작업을 끝냈다는 이미지가 굉장히 많습니다. 이런 작업을 정말 이대로 계속해도 괜찮은 걸까요?"]

[고바야시류스케/후쿠시마 제1원자력규제 사무소장 : "다시 한 번 '근본적으로 작업 계획, 작업 내용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도쿄전력은 해체한 배기통을 일단 원전 내부에 보관할 예정인데 이에 대한 비판도 제기됩니다.

[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다른 부지에 영구적으로 안전하게 보관하는 건 좋지만, 지금처럼 만약에 현장에 보관한다면 사실 해체해야 할 어떤 이유도 없었던 것이죠."]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일본 정부가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원전 사고의 상징이 된 배기통을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 감추려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황현택 기자 (news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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