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혜리 논설위원이 간다] 딸 '유리바닥' 깐 조국..'특혜 세습' 총대 멘 참여연대 4인방
조국 도움받은 박원순은 조 두둔
자녀 스펙에 서로 특혜준 의혹
참여연대 이정옥·김상조도 논란
자녀 입시로 얽히고설킨 ‘조국 카르텔’
그 시절 IMF 고통을 툭 건드렸던 이 노래를 대학가 촛불시위 운동가요로 재탄생시킨 핵심 키워드는 바로 ‘세습’이었다. 힘든 게 내 탓인 줄로만 알았는데 조국이라는 특별한 부모를 둔 누구는 달랐다. 이날 학생들은 “고교생이 2주 만에 SCI급 논문 1저자가 되고 대학원에서 3학점만 들으면서 장학금을 받는, 평범한 학생이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 조국 교수를 부모로 둔 덕에 실현됐다”(홍진우)며 “사회적 지위와 불평등을 세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모습에 분노한다”(도정근)고 외쳤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감춰졌던 불편한 진실이 이렇게 수면 위로 떠올랐다. 조 후보자가 “그늘 속의 특권자”(임지현)였다는 사실, 그리고 입으론 공정을 외치며 정의를 선점했던 386 기득권 세력들이 자기 자식들끼리 주고받은 특혜를 교육이란 합법적 수단으로 포장해 명문대 학벌과 전문직이라는 사회적 지위를 세습해왔다는 사실 말이다.
문재인 정부의 권력 등용문인 참여연대로 이어진 이른바 ‘조국 카르텔’ 가운데 가장 먼저 소환된 건 1일 “대한민국을 더 나은 사회로 발전시키는 데 꼭 필요한 인물”이라며 조 후보자 엄호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의 딸 관련 의혹이다. 지난달 청와대 청원 게시판엔 ‘조국 딸과 더불어 박원순 딸도 특혜가 없었는지 조사해 달라’는 청원이 올랐다. 청와대는 조 후보자 관련 의혹 보도 전부를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언론인을 처벌해달라’거나 조 후보자를 수사 중인 ‘윤석열 검찰총장을 처벌하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한 특검을 요청한다’는 청원은 그대로 둔 채 재조사를 요구하는 이 청원만 비공개 처리했다. 청와대는 막았지만 ‘인맥으로 자신의 딸에게 엘리트 코스를 만들어 준 조국 후보자처럼 박원순 시장 딸의 전과도 같은 과정이 아닌지 명확한 답변이 필요하다’는 청원자의 주장은 온라인상에서 계속 퍼져나가는 중이다.
이 의혹은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때 강용석 변호사(당시 무소속 의원)가 처음 제기했다. 2006년 서울대 전과 합격자 41명 중 박 시장 딸이 41등이었다. 법대를 지원했다가 불합격한 사람 가운데 학점이 더 높은 학생이 많았고 미대에서 법대로의 전과는 서울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 서울 법대의 참여연대 3인방인 안경환·한인섭·조국 교수와의 인맥 덕에 성적과 무관하게 합격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었다. 특히 핵심 의혹은 박 시장이 만든 아름다운재단 이사로도 얽혀있는 안경환 교수를 향했다.
추가 자료와 조사 요구에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 시절 모집공고 없이 조 후보자 딸을 인턴으로 채용하고, 조국 민정수석 시절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에 임명된 한인섭 교수가 대응했다. 그는 SNS에 아무 근거 없이 “서울대 법대가 일체 답하지 않는 이유는 어떤 의혹도 없기 때문이고 학생의 개인정보 보호는 기관의 의무이며 찌질한 졸업생(강용석)을 배출한 데 대한 자괴감 때문”이라고 썼다. 박 시장 딸의 전과 당시 미국 체류 중이라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 수 없었을 조국 교수는 관련 기사에 실명으로 댓글을 달았다. “박원순 딸 전과에 조그마한 비리라도 있으면 나도 사퇴하고 한인섭 교수도 사퇴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동남아 순방길에 오르며 조 후보자 딸과 관련한 의혹은 언급하지 않은 채 “조 후보자 가족 논란의 차원을 넘어 대입 제도 전반을 재검토해달라”고 했다. 마치 조 후보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라는 뉘앙스다. “10년 전 입시제도에서 어느 학생, 어느 학부모가 저런 파렴치한 짓을 했느냐”는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지적처럼 당장 “조국 구하기용 물타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대입 학종과 관련한 불공정 논란은 문 대통령이 조국 수석의 인사검증을 거쳐 이 정부 초대 법무장관에 안경환 교수를 내정했을 때 이미 불거진 바 있지만 문 대통령은 제도 보완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때도 여론은 들끓었다. 2014년 하나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안 후보자 아들이 교칙을 위반해 퇴학이 결정되자 안 후보자가 학교장에게 본인의 지위를 알리는 편지를 보내 퇴학을 막았을 뿐만 아니라 그 후 아들은 특별한 징계 없이 특별교육만 받았다. 징계가 기록에 남으면 서울대 수시 입학은 사실상 불가능한데 안 후보자 아들은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 아무 탈 없이 수시(학종)로 진학했다. 하나고 전경원 교사는 “퇴학 결정을 할 땐 아버지가 누군지 몰랐다”며 “나중에 교장이 아버지 신분을 안 후 다시 논의 끝에 완전히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참여연대 짬짜미가 또 튀어나온다. 퇴학 사태가 불거지기 직전인 2014년 여름 박 시장이 만든 아름다운재단 블로그엔 안 후보자 아들 인터뷰가 길게 실렸다. “영재로 선발되어 받은 장학금 중 일부를 내놨다”며 공부 잘하고 선행까지 하는 주인공으로 포장했다. 이 인터뷰가 대입에 활용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10여 년 기부한 우리 아이도 모델 세워서 서울대 보내달라”거나 “고2 때 자소서·추천서 알리바이 만든 금수저의 학종 로드맵”이라는 댓글에서 알 수 있듯 보통 사람이 누릴 수 없는 특권인 것만은 분명하다. 지금 안 후보자 아들은 법학 관련 써클에서 활동 중이다.
공정거래위원장 임명 당시 슬쩍 넘어갔지만 역시 참여연대 출신인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자유롭지 않다. 참여연대 짬짜미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유의동(바른미래)의원실에 따르면 그가 강연했던 BNP파리바는 2016년 공모 없이 28명의 후보자 가운데 김 실장 아들만 인턴으로 뽑았다. 앞서 하나금융투자에선 1083명 가운데 뽑힌 40명에 들었다. 당시 학점 2.95점으로 보통 학생이라면 금융권 인턴이 불가능에 가까운 점수였다.
불평등 연구로 유명한 브루킹스 연구소 리처드 리브스는 『20vs80의 사회』에서 “교육 제도를 장악한 먹물들이 기회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으로도 모자라 자기 자식들한테 ‘유리바닥’을 깔아줘 하향 이동을 막는다”며 “다른 이의 접근을 막아 자기 아이에게 유리하도록 시장을 조작하고도 자신과 자녀의 성공을 전적으로 본인의 재능과 머리와 노력 덕분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비판했다. 어째 딱 우리 얘기 같다. 조국 딸과 그를 엄호하는 386들 말이다.
안혜리 논설위원
<반론보도>
본지는 지난 9월 3일자 26면에 '딸 유리바닥 깐 조국…특혜 세습 총대 멘 참여연대 4인방'을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기사는 전직 임원들의 자녀와 관련하여 '참여연대 4인방','참여연대 짬짜미' 등의 용어를 사용해 참여연대에서 활동한 사람들이 반칙과 특권을 이용하는 것처럼 보도했으나, 이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참여연대 측이 알려와 이를 알려드립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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