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500분 '초유의 기자회견' 조국, 전방위 해명..野 "국민 기만"

박종진 , 백지수 , 한지연 , 이지윤 기자 2019. 9. 3.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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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조국간담회]딸-사모펀드 등 장시간 해명, 사안 따라 사과-반박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500분. '조국의 시간'이 끝났다.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후보자가 직접 국회를 찾아 무제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헌정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일 오후 3시30분부터 3일 오전 2시13분까지 약 10시간43분 동안 기자회견을 열었다. 중간중간 쉬는 시간을 제외해도 약 500분간 질의응답을 했다.

당초 이날부터 3일까지 예정됐던 이틀 간의 청문회가 무산되면서 전격 기자회견이 열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가족 증인 채택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전 동생을 제외한 가족 증인 요구를 포기했지만 청문회 날짜를 더 늦출 수 없다는 여당의 입장에 결국 청문회는 무산됐다.

이날 기자회견은 해명 기회를 준다는 여당의 취지 아래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의 사회로 진행됐다. 조 후보자는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등 입시 관련 의혹과 사모펀드 출자 문제, 웅동학원 논란 등 주요 의혹에 해명했다.

의혹에 휩싸인 딸을 얘기할 때는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고 "강남좌파가 맞다, 금수저가 맞다"면서도 "강남에 살면, 금수저면 항상 보수여야 하나"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사모펀드 논란에는 "캐피탈 콜(투자금의 일부를 조성해 집행한 뒤 추가 수요가 있을 때 투자금을 요청하는 것)이 뭔지도 모른다. 사모펀드가 뭔지 모른다" "경제경영 쪽에는 잘 모른다"고 답하기도 했다.

상법 주무부처 장관 후보자이자 투기자본 등에 날 선 비판을 해온 이력과 어울리지 않는 답변이었지만 "검증 과정을 통해 새로 알게 됐다"는 취지의 답변이 이어졌다.

◇"딸 장학금 신청하지 않았다…논문 제1저자도 당시에 상세히 알지 못해"

이날 질문은 먼저 '딸 의혹'에 집중됐다. 조 후보자는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시절 1년 내내 3학점만 듣고도 관악회로부터 장학금 800만 원의 특지(특별지정) 장학금을 받은 것에 소명을 해달라’는 질문에 “서울대동창회 장학금을 신청하거나 전화하거나 연락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다만 “아이의 의도와 상관없이 (장학금을) 받음으로써 다른 한 사람이 못 받았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이 된다”며 “(다른 학생들이 장학금을) 신청했는데 못 받은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 점에 대해 매우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낙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장학금을 받은 것에도 “(장학금 수령 사실을) 알았다면 애초 받지 않도록 했을 것”이라고 했다.

딸이 입시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는 “자녀의 고등학교 재학 당시 이명박 정부 시절 입학사정관제가 들어오고 정부나 학교, 언론 모두에서 인턴십을 하라고 대대적으로 권장해 그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저희 아이가 혜택을 받은 것에는 저를 비난해 달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딸이 단국대 인턴과정에서 논문 제1저자로 등록된 것에도 “당시에는 그 과정에서 상세히 알지 못했다”며 “제가 그 교수님께, 저희 어느 누구도 연락 드린 바 없다”고 해명했다.

조 후보자의 딸을 제 1저자로 등재해준 단국대 교수의 자녀가 고교 시절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했다는 ‘입시 품앗이’ 논란과 관련해서도 “단국대 교수와 전화번호도 모르고 연락도 한 적 없다. 자녀 역시 이름도 얼굴도 모른다”며 “그 고교에 속한 동아리가 센터 소속 행정실에 연락해서 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사모펀드 의혹에는 "모른다" "저도 매우 의아"

사모펀드 출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는 내용을 잘 몰랐다는 취지로 답했다. 펀드 운용 등에 일체 관여한 적이 없으며 알 수도 없었다는 기존의 해명을 되풀이했다.

조 후보자는 처남이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 1호의 운용사인 코링크PE(프라이빗에쿼티)의 지분 0.99%를 200배 비싸게 샀다는 의혹에 "저도 확인하고 매우 의아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저도 매우 의아한 것이 다른 주주들은 주당 (액면가) 1만원에 샀는데 제 처남은 주당 200만원에 산 것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후보자 처남은 코링크PE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주당 액면가 1만원 코링크PE 주식을 200배 비싸게 구매해 총 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반적인 투자 방법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결산·안건심사 회의에서 "일반적인 지분참여 방식은 아니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도 이날 "이 문제는 수사 대상이라 밝혀져야 한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는 "언론 보도를 보니 코링크도 압수수색됐고 문서가 나왔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처남뿐 아니라 가족들의 투자에도 "제 처가 사모펀드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잘 모르고 투자했다"고 해명했다. 조 후보자는 "저는 물론 처도 사모펀드 구성이든 운영이든 그 과정을 알 수가 없었고 따라서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펀드 회사에 가족들이 연루돼 있었다는 것도 몰랐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제 처남이 GP(무한책임사원)였단 얘기는 처음 들었다, 모르고 있었다"며 "저는 물론이고 제 가족도 펀드가 제 가족 중심으로 이어져 있다는 자체를 그 때(투자할 때)는 몰랐다"고 했다.

◇"청문회는 정치적 과정, 가족을 세우라고 저는 말 못해"

동생 관련 의혹에도 적극 해명했다. 조 후보자는 이혼한 전 제수씨의 부산 우성빌라 증여세 체납 의혹과 연관된 동생 부부의 '위장이혼' 논란에 "이혼하면 관계를 딱 끊고 원수처럼 살아야 하느냐"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제 동생도 아들을 안 보러 가야 하느냐"며 "이혼해도 아이가 있으니 아이한테는 이혼 얘기를 하지 않고 동생이 주말마다 왔다갔다 한 것으로 알고 아이(조 후보자의 조카) 생일에는 같이 생일파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조 후보자는 "저는 장남으로서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난 뒤 어머니의 집을 마련해야 했는데 그 때 전세금이 2억7000만원이었다"며 "어머니가 전 제수씨가 이혼할 때 위자료도 못 받았고 이것은 손자를 줘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할 때 두 사람이 같이 가서 전 제수씨 이름으로 계약한 후 저희에게 통지했다"고도 말했다.

조 후보자는 "저도 전 제수씨에게 지금도 미안하고 돈이 더 있으면 더 도와주고 싶다"며 "법적으로는 복잡해도 저희는 그렇게 살았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가족을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할지가 국회의 쟁점이 됐던 것과 관련해서는 "청문회 과정은 사법적 과정이 아니라 정치적 과정"이라며 "저희 가족을 이 자리에 세우라고 저는 말을 잘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가족 전체가 전례없는 정신적·정서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모든 의혹은 제가 답하겠다"고 말했다.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지금과 같이 만신창이가 돼 있는데 무슨 대권"이냐며 "어림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정수석 되기 전에도 후에도 제가 스스로 잘 안다. 선출직 공무원에는 의사나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야당은 이날 조 후보자의 기자회견을 강력 비판하며 3일 오후 반박 간담회를 예고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조국 후보자의 거짓과 선동, 대국민 고발 언론 간담회'를 연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모른다, 알 수 없었다, 그런 적 없다, 제도 탓이다, 수사 중이니 말 못 한다’며 자신의 책임에 대해선 변명과 회피로 일관하고 사퇴를 거부한 것은 위선으로 점철된 인생의 또 다른 위선적 행태"라며 "국민 기만에 불과하고 일반 국민과 동떨어진 특권 의식과 그릇된 가치관을 드러냈을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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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 백지수 , 한지연 , 이지윤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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