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정원 프락치 '김대표' "직원들이 일베 자주 보라고 했다"

최우영 기자 2019. 9.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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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에서 금지했던 정보기관의 국내 민간인 사찰이 여전히 국가정보원내 일부 조직에서 비밀리에 자행되고 있다.

'김 대표' A씨는 "처음 나를 포섭한 국정원 직원 최모씨가 자신이 자주 들어가는 사이트라면서 일베를 권했다"며 "몇 번 들어가 보고 정상적인 커뮤니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최씨는 계속 일베에 접속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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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민간사찰]끊임 없이 불거지는 국정원-일베 연관설..만날 때 일베 손모양 등 사진 찍기도

[편집자주] 문재인 정부에서 금지했던 정보기관의 국내 민간인 사찰이 여전히 국가정보원내 일부 조직에서 비밀리에 자행되고 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국가정보원 경기지부 사찰조직에서 '김 대표'로 불리며 활동해온 프락치 A씨가 머니투데이에 그 실태를 증언했다.

/사진=일베 캡처

국가정보원으로부터 5년 동안 돈을 받고 민간인 사찰을 대행해온 프락치 '김 대표'가 그동안 만난 국정원 직원들이 극우 커뮤니티사이트인 '일간베스트'(일베) 사용을 권했다고 2일 밝혔다.

'김 대표' A씨는 "처음 나를 포섭한 국정원 직원 최모씨가 자신이 자주 들어가는 사이트라면서 일베를 권했다"며 "몇 번 들어가 보고 정상적인 커뮤니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최씨는 계속 일베에 접속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일베는 최근에도 문재인 대통령 암살을 예고하는 글이 올라온 바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광화문광장에서 단식투쟁할 때는 바로 옆에서 폭식투쟁을 벌이거나, 종종 미성년자 관련 음란성 게시물 등이 올라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일베는 지속적으로 호남 비하, 여성 혐오 게시물이 올라오는 곳이다. 고 김대중,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하성 게시물이 '유머 코드'로 통하기도 한다.

일베와 국정원의 연관설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 일베가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돼 국정원으로부터 비용 지원을 받아왔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일베 측은 국정원의 후원 제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이 점을 들여다보는 중이다.

일베에는 끊임없이 안보강연 등 국정원 행사에 초청받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한때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수여한 표창장을 찍은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게시물을 올린 이는 국정원 직원으로 알려졌다.

A씨에 따르면 A씨에게 업무를 지시해온 국정원 직원들 중 일부는 일베 사용자들과 유사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고는 했다. A씨는 "국정원 직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누님'으로, 남재준 전 국정원장을 '장군님'으로 부르며 좋아했다"고 전했다.

국정원 직원들이 A씨에게 업무를 지시하거나 영수증 등 증빙서류를 받기 위해 활용한 이메일에서도 '일베 사용자'의 느낌은 물씬 묻어난다.

국정원 직원은 A씨에게 사찰을 지시하면서 "광주는 뭡니까" 등의 이메일 제목을 달았다. "광주는 뭡니까"는 일베에서 사용되는 유희 요소 중 하나다. 이 질문을 내놓은 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항쟁에 대해 '총을 들고 일어난 하나의 폭동'이라는 답변을 다는 식이다. 이 밖에도 국정원 직원이 보낸 이메일에는 여성 혐오·비하 등의 의미를 담은 것들이 많았다.

A씨는 "함께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실 때면 국정원 직원들이 손가락을 모아 'ㅇ'과 'ㅂ'를 만드는, 일베 특유의 손 모양을 만들도록 하고 사진을 찍었다"며 "국정원 직원이라는 사람들이 뭐하는 짓인가 싶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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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영 기자 young@,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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